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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쳤어?” 아빠가 미쳤다. 드디어 단단히 미친 것 같다. 엄마가 쓰러졌던 현관에 선 아빠와 세 여자를 보니 어이가 없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지났다고, 새로운
* “형! 명헌이 형!” 입국 게이트 앞을 산만하게 서성거리고 있던 정우성이 팔을 휘저으며 겅중겅중 달려왔다. 커다란 몸이 이명헌의 두 팔 안에 아득바득 구겨넣어졌다. 이명헌은 속절없이 몇 걸음 뒤로 밀려나면서도 습관적으로 우성의 등에 손을 올렸다. “형 국제미아 된 줄 알았잖아요. 쫄려 죽는 줄 알았네.” “잘 왔잖아.” “보고싶었어요.” ...
* “우리…… 무슨 일 있었냐?”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던 정대만이 사십분의 고뇌 끝에 벌벌 떨며 내뱉은 말이 그거였다. 못지않게 깨벗은 몸으로 나란히 누워있던 이명헌이 간신히 입을 떼었다. 어째 묘하게 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기억 안난다뿅.” “너는 이 상황에 뿅소리가 나오냐.” “너는 이 상황에 그걸 지적하고 싶냐뿅.” 전보다 더한 무...
트리위저드 시작전시점 펑! 이질적인 소음이 호그와트 한복판에 울려 퍼졌다. 어니? 쌍둥이, 알렉산더, 세드릭이 차례로 뒤돌아보았다. 마침 그들은 연회장으로 가는 길, 그러니까 바로 그 호그와트 한복판 이었기 때문이다. "오, 세상에." "조지, 내가 보고 있는 게- 내 눈이 멀쩡한 거지?" "...아마도, 프레드. 이게 뭐지?" "멀린이시여. 알렉산더, 이...
이 배에 들어서기 전부터였다. 온전하지, 완전하지, 안전, 안정하지 못한 존재. 타인의 시선으로 이루어진 메리골드가 아니라 그가 가진 모든 것이 그러했다. 쥐 파먹은 마냥 마디마디가 끊어진 기억의 흐름은 어찌하며, 버젓한 인간으로서의 이름도, 태생도 잃어버렸다. 돛이 찢어진 배는 홀로 나아가지 못한다. 비극은, 그저 그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사실 뿐이다. 파...
DISTANCE 3 : 캔디 크러쉬 요즘 서태웅은 날아다닌다. 발목을 붙들던 묵직한 추를 비로소 떼어낸 사람처럼. 콰앙! 안 되도 되게 하라는 격언을 몸짓으로 빚어낸 듯한 덩크가 거침없이 내리꽂혔다. 수비 둘을 제치고 블로킹에 부딪치면서도 기어이 쑤셔박은 골. 실전이었다면 3점 플레이가 되었을 것이다. 끼익끼익 부러질 듯 휘청이는 림과 웅웅 진동하는 백보드...
태웅은 발작이 도져서 쓰러질 때마다, 몸이나 정신 같은 것을 서서히 잃어간다고 생각했다. 제 몸인데도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건 사지를 잃은 것과 같다. 그래서 태웅은 가이드를 대동하지 않고도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히고 싶었다. 쓰러지거나 미치는 한이 있더라도 악착같이 현장에 출근 도장을 찍은 이유다.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다. 아무리 큰 상처여...
안녕하세요😘 설을 맞아 월오연화로 연성을 했었는데 그 뒷이야기까지 그려서 한꺼번에 올리려는 욕심에 설맞이 인사가 늦었습니다🥹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쉬시는 동안 맛있는 것도
독사 A Viper ⚕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여주가 해주는 상황 설명을 들은 두 남자는 순간 말을 잃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다치게 한 아진에게 분노가 나기도, 또 이런 상황을 만든 여주가 답답하기도 했다. 제 스스로도 잘못을 아는 건지. 고개를 떨구고 있는 여주를 빤히 바라보던 태형이 여주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은 후 구급상자...
요리하는 거 봐도 되나요? 그렇게 말하는 겐야를, 사네미는 신기한 식물을 바라보듯 지긋이 응시한다. 안경알 너머로 보이는 바이올렛 눈동자는 크레파스로 꾹꾹 눌러 칠한 듯 매끄럽다. 그가 냉장고를 한번 쳐다보고는 “그러시죠.” 답한다. 숫돌에 갈리는 식칼은 한눈에 봐도 예리했다. 가끔 칼을 공중에 들고 아래에서 위를 훑는 작가 사네미의 시선은, 원고지에 만년...
수갑과 흰 가운이 만나면 (중) w. 팔공일 김태연 x황미영 x김태연 바스락. 점퍼 주머니에 양 손을 집어넣고 저 앞에 보이는 하얀 건물 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기 그지없었다. 주머니 안 속에 자리잡은 자두맛 사탕 여러개가 서로 부딪혀가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었고 이미 입안에 사탕 하나를 까 넣어 녹여먹고 있는 태연은 누구도 알아듣지 못할 노래를 흥...
인터하이가 끝났다. 패배 후 정우성은 울었고, 이명헌은 침묵했다. 저물어 가는 해를 등지고 달려가는 버스에 몸을 맡기고 있던 정우성이 물었다. “형은 슬프지 않아요?” “딱히, 뿅.” 질문의 끝이 향한 곳은 이명헌이었다. 명헌은 슬프다기보다는, 잔뜩 부은 눈으로 질문하는 우성의 얼굴이 우스웠다. ------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 이명헌이라고...
독사 A Viper ⚕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여주의 입에서 실소가 새어 나왔다. 끝까지 이기적인 새끼. 고개를 꺾어 천장을 응시했다. 형광등에서 퍼진 빛에 절로 눈이 찌푸려졌다. 팽팽 돌아가는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그래. 내가 요즘 너무 착했지. 긴 호흡을 뱉어낸 여주가 이내 결심한 듯 어디론가로 부지런히 걸어갔다. ⚕ "이게 뭡니까?" "보이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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