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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대는 외로울 때마다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처음 대학에 와서 가족과 떨어져 좁은 자취방에 홀로 몸을 뉘였을 때 사방은 고요하고 자신의 숨소리밖에 나지 않았다고. 그래서 노래방이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그 이후로도 종대는 종종 자신의 좁은 방에서 노래를 불렀다. 자신의 노랫소리가 자신을 감싸는 기분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자취방이 그렇듯...
준면은 과외부자였다. 혹자는 아웃백을 학식 먹듯하는 준면을 보며 그냥부자라고도 했지만 실상 준면은 과외부자였다. 준면은 노동의 가치를 중시하여 일찍이 자신의 용돈은 자신이 벌어다 쓰는 그런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집에서 주는 용돈으로는 준면의 이쁜척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노동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뛰어든 것 치고 결과물이 ...
무리에서 이탈한 존재는 당장의 상처와 굶주림보다도 외로움이 더 무섭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알파였다. 늑대의 무리가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뒤에서 살펴보고 통제하는 것이 알파의 역할이었다. 긴 겨울을 나기 위한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무리는 줄을 지어서 행렬을 하는 먼 여정을 떠났다.언제부터였을까. 앞에서 무리를 통솔하던 젊은 늑대...
아르니 아빠, 그냥 없었던 사람이 돼 주세요. 지금 죽어버리지도 말고, 이렇게 연명하지도 말고, 그냥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아 주세요. 난 수술 시켜줄 돈 같은 거 없어요. 장례식 치를 돈은 더더욱 없고요. 사라져 주세요. 나한테서 없었던 사람이 돼 달라고……. 소리 없는 기도를 마친 스가와라 코우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다들 훌쩍거리거나 눈가를 비볐다. 얼...
1. 알오로 계약연애 클리셰 보고싶다 알오버스인데 전체 인구중의 65%는 베타이고 20%는 알파, 15%가 오메가로 이 5%의 미묘한 차이 때문에 오메가가 귀한 사회 구조임. 그래서 오메가들은 약간 자유연애하는 분위기. 알파의 구애나 오메가를 얻기 위한 경쟁 이런거는 되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임. 얼마나 좋은 집안의,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오메가를 반려로 ...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손님.” 지배인이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괜찮다며 고개를 젓는 남자는 조금 피곤해 보였다. 낡은 스웨터에 단추가 엇갈리게 채운 와이셔츠 카라가 비어져 나왔고, 손목시계 언저리의 손목은 빨갛게 쓸린 자국이 나 있었다. 살짝 헝크러진 머리카락과 충혈된 눈동자, 잠이라도 자다 엉겁결에 끌려 나온 사람처럼 허술한 차림이긴 했어도,...
아래로 <눈을 가려도 미래는 온다> 편이 이어집니다.
깜빡깜빡 캠코더의 전원버튼에 불빛이 들어오고 잠시 후 화면이 켜진다. 화면에는 작은 테이블과 우드 스툴 몇몇이 보이고 뒤로 옷장 여러개와 큰 침대가 많이 보인다. 잠시 뒤 고정된 화면에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음......작동이 잘 되고있는게 맞는건가?” 무언가에 의해 움직이는 듯 화면이 흔들리며 올라간다. 올려진 화면에는 조금전 목소리의 주인...
02. 쏴―. 쿠로오는 물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창밖을 내다보니 츠키시마가 정원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물을 머금은 꽃잎이 투명하게 빛났다. 눈을 비비며 시계를 봤더니, 아홉시였다. 일요일 오전인데도 츠키시마는 이른 아침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쿠로오는 진짜 애늙은이라며 투덜댔다. 옆에서 뒤척이는 소리가 났다. 비딱하게 누워 자고 있던 요이치가 잠결에 눈꺼...
+ 본편 내용에서1편과 2편 사이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구하이가 B구역을 들락거리게 되면서 요치가 구하이를 감시하고, 진루루가 아직은 구양의 꿍꿍이를 모를 때. 로얄오픈 전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본편의 시간보다 이 편의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이런 무근본은 그냥 너그럽게 넘어가 주세요.........요치가 진루루의 장난감이...
가끔은 외면하는 게 더 쉬웠다. 집에 돌아오는 길, 대문에서 몇 발짝 떨어진 가로등 아래 나를 기다리던 너의 닳아빠진 회색 운동화라든가. 아무 말 없이 지나치는 내 등에 꽂히던 안경 너머의 시선이라든가. 찰칵 하고 닫힌 내 원룸 현관문 앞에 서서 또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던 너의 푹 숙인 고개 같은 것. 몸을 돌려서 혹은 고개를 들어서 너와 눈을 마주쳐주는...
가끔은 외면하는 게 더 쉬웠다. 아버지의 실책, 어머니의 실망, 낯선 여자의 분노, 모르는 남자의 멸시, 주변 사람들의 수군거림, 서 있는 곳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 등등. 어느 것 하나 직시했을 때 속이 시원해지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여자는, 고개를 돌리는 것을 선택했다. 앞을 볼 수 없다면, 아무것도 보지 않고 가리라. 열일곱, 붉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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