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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000자 외딴 궁에 유모이자 호위인 자와 단 둘이서 살아가는 유폐된 황자는 버려진 궁의 북쪽 정원에 모험을 나가는게 근래 생긴 취미였다. 어린 나이의 순수함과 호승심으로 빚은 모험심으로 탐색활동을 벌이는 게 아니었으니 황자는 그저 무미건조한 낯을 한 채였다. 실제 그의 나이가 새로운 장소로의 호기심으로 무작정 발을 옮길 정도의 순수함이 남지 않을 만...
... (네 말에 어이없다는듯 제 고개를 푹 숙이고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제 고개를 들어 너를 응시했다. 너를 응시하는 표정은 어째서인지 쓴웃음을 짓고있었다.) 글쎄, 보상심리... 라고 생각하면서 말한 건 아니었는데. 애초에 그걸 이야기 한 것도 아니었고. 설마, 네가 내게 무언가 대가를 바랐기에 그랬다고 생각했을까... (슬며시 네 시선을 피하고는 ...
몇 달은 치우지 않아 곳곳에 썩은 음식물들이 널브러져 있고 빈 술병 안에 바퀴벌레가 나갔다 들어오는 그 집에서 그 안드로이드 꼬마애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작동 정지가 되어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멍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던 녀석은 집안을 박차고 들어갔던 조직원 중 한 명이 자신을 들어 올릴 때조차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것도 회수할까요?" 조직원이 ...
단장님과 제 관계가 어떤 건지 모르겠다고 하면 제가 나쁜 놈인 겁니까. 침대 밑에 떨어진 속옷을 주우려 허리를 숙였던 승수가 뒤를 돌아본 건 어쩐지 울 것 같은 목소리 때문이었다. 강두기와 눈물이라니. 이 얼마나 조화롭지 못한 단어 나열인지. 승수가 몸을 돌리기 무섭게 팔목을 잡아채는 손이 절박해 보였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그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
그 말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더라도 너가 한다면 그 마음을 받아들여 인정해줄 정도로 내가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 헤어지자 " 하지만 내 목을 거쳐서 나간 말은 엄연히 내가 한 말이었고, 내 생각을 거친 것이었다. 차라리 다른 사람이 대신해줄 수 있다면 좋을 정도로 현실감이 없었다. 너가 없는 미래는 정말 떠올려보지 ...
" 헤어지자 " 그것이 당신의 말이었다. 방학 전날, 방과 후에 시간이 되냐고 물으며 교문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한 것을 기억했다. 그래서 급한 용무만 해결하고 종례가 끝나자마자 달려나갔었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빠져나간 한산한 학교의 텅 빈 교문 앞에서 당신은 서있었다. 그리고 벅찬 숨을 내쉬며 기다렸나 묻는 나에게 그리 말했다. 내리쬐는 여름의 햇빛이 ...
안녕하세요! 작년 <고스트코스터 하이스쿨 로맨스> 업로드 이후 두 번째로 인사드리는 단편입니다. *주의사항* 깊고 어두운 바다, 간략화 된 심해 물고기, 강제적인 스킨십
그곳에는 온씨에서 가져와 봉인해둔 법보가 있었다. 남희신은 어째서 동생이 이곳으로 향했는지 알 수 없으나, 술에 취하기만 들뜨기만 하던 그의 취기는 이미 가라앉은지 오래였다. 그의 가라앉은 취기만큼이나 어두운 남망기의 표정은 어둠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남희신은 동생의 표정만 보고도 그가 현재 어떠한 심정인지 알 수 있었으니, 보이지 않는 지금으로썬 더...
*리네이밍 w. 모래 손톱 끝의 붉은기가 아슬아슬했다. 주황과 빨강 사이, 그 어디쯤의 색. 색이며 길이가 모두 어정쩡했다.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로션 따위를 바르고 나면 손톱 밑에 잔해가 남았다. 잘라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왜인지 잘라낼 수 없었다. 영빈은 손톱에 위태롭게 걸쳐진 그 색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냥 두어도 며칠 후면 저도 모르는 새 벗...
바라는 게 있다고 생각해? (잔잔한 표정 위로 작게 짜증이 올라오는 듯했어) 설마 내가 말도 안 되는 보상심리라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제 외투를 꾹 쥐며 당신을 정면으로 바라보았지 조금 울 것 같기도, 화가 난 것 같기도 한 표정을 가만히 바라보다 조용히 소리를 내며 웃었어, 조금 화가 난 듯 제 안대를 만지작거리며 작게 웃었지) 대신 견뎌준다...
"요즘 얼굴이 훤하네 아주, 이것 봐 역시 사람은 사랑을 해야 해. 사랑의 동물이야." 암, 그렇지. "그만 해요 형." 석진은 정국에게 여자친구가 생긴걸 금방 눈치챘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늘 남자동기끼리만 뭉쳐 다니던 전정국 옆에 어느날부터 항상 김서연이 같이 있다. 도서관 옆자리에도, 수업시간 옆 책상에도,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실 때도. 서연은 늘...
어쩌면 그 전에도 몇 번 스쳐지나갔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기억하기로 신카이를 처음 만났던 것은 후쿠토미의 자전거를 뺏다시피 빌려서 타다가 결국 자전거부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구체적으로는 훈련 메뉴에 반박하고 있었을 때. 아마 후쿠토미가 롤러를 두 시간씩 타라고 말했을 때였던가? 뭐가 됐든 어이가 없어서 내가 왜 그래야 되냐고 어차피 달릴 거...
-현대 AU -욕설, 성적 표현 난무 주의 천재지변보다 더한 재난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이브는 이날 처음으로 머리가 백지장처럼 새하얘지는 경험을 했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악마는 고사하고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에게라도 영혼을 팔 수 있을 것 같았다. 바야흐로 약 10분 전, 눈을 떴을 때는 우선 낯선 침대였고, 일어났을 때 본 풍경도 완전히 낯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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