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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잖아? 우리 한번 빌려주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내게도 또렷이 들리는 낯선 남성의 목소리. 나는 떨리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많은 걸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안된다는 거절의 말이 나오기만을 바랐다. 그래, 저 남자의 말처럼 나는 그의 개니깐.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집착이라도 좋았다. 제발 나를 버리지 않기를. 하지만 그는 이내 비릿...
03. 산책 머릿속이 하얗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게 아니라 오전에 본 하얀 것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는 말이었다. “ 루카? " 폴이 말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 야, 혹시 아까 도망가면서 정신도 두고 간 거냐? “ “ 폴. “ “ 오, 루카. 드디어 답해줬구나. 그래서 왜 이렇게 영혼이 빠져있어?” “ 혹시 하얀머리 알아? “ 이미 입밖으로 내...
이번 사건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스오우군 대신 스오우 가문의 가주가 참여한 왕궁의 회의는 매우 침울하고 조용한 것과는 달리 각자가 갖고 있던 분노는 거대했다. 이 분위기만 봐도 스오우군이 얼마나 큰 사랑을 받는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마탑주님은 머리 아프게 그런데는 가기 싫다면서 나를 대신 보냈다. 마탑 내부에서 얼마 전에 들어온 견습이 마탑을 대표해 ...
약속은 전시를 할 갤러리와의 미팅이었다. 서준에게 말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얘기를 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다. 서준은 전시 경험이 많았으니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테고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둘만의 대화가 늘어나는 거였으니까. 문제는 후원인이 함께 하는 자리였다는 데 있다. 다른 무엇보다 그게 먼저 떠올랐다. 후원인은 잃은 가족들을 떠오르게 했고...
"너희가 사랑에 대해서 뭘 알겠냐. 엉? 우리는 함께 알고 지낸 것만 십구 년이 되어가는 사이야. 레인은 내가 스스로 아픈지도 모를 때도 먼저 내가 열나는 걸 알아챌 정도야. 레인이 나를 업고 병원에 가서야 나는 내가 아픈 걸 알았다니까? 게다가 레인은 요리에 취미가 없는데도, 계란말이랑 소시지 케첩 볶음은 진짜 오성급 호텔 레스토랑 쉐프 저리가라 할 정도...
돌아가는 선풍기 소리를 들으며 윤지오와 이연호가 마주 앉아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그거 틀렸는데.” 앞에 앉아서 지적하는 윤지오에 말에 이연호가 펜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쳐다봤다. “이거?” “답 4번이야 그거.” “....뭐래..” 3번으로 체크를 해놓은 문제에 틀렸다는 윤지오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이미 손은 답안지를 펼치고 있었다. 답지에 4번이라...
항상 망상만 했는데 그리면서 재밌었다 ... 😊 - https://posty.pe/s69915f 시리즈로 만들어서 모아두었습니다. 그저 모아보기 편하시라고 만든 시리즈라 결제용을
띵- 울리는 현소리가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해시마다 들려오는 고금소리에 운심부지처는 고요에 쌓이고 조용히 적막만을 쌓아두고 있었다. 현소리에 이끌려 남잠의 앞에 다가온 혼이 입을 꾹 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앞에 앉지 않아도 문령이 진행되며 물음은 내뱉었다.[당신은 누구십니까.]"위영."자신이 답을 하면 이쯤 하던 문령을 계속 해낼 것 같아 혼은 침묵만...
"그래서 이게 무슨 칵테일인데?" "나도 처음 온다니까. 검색해보든가." 취한무드등과 라프사가 메뉴판을 두고 옥신각신했다. 학교 근처 술집은 많이 가봤지만 바는 둘 다 생전 처음이었다. 시끌벅적한 술집과는 다른 조금 정적인 분위기에 분홍색과 파란색 사이의 묘한 조명마저 낯설었다. 받아든 메뉴판에는 처음 보는 글씨가 가득했다. 럼 베이스니 진 베이스니 데킬라...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떼이의 가슴만 보고 꿈틀거리고 있을 때, 떼이도 깨어있었다. 그것을 몰랐던 뉴가 몰래 일어났고, 떼이는 다시 뉴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헉!” “머리는 괜찮아?” “으응?” “계속 머리 아프다고 낑낑거렸어. 내가 집에 가서 약이라도 챙겨 오려고 했는데, 가지 말라고 해서 계속 안아주고 있었는데, 이렇게 몰래 도망가기야?” “그...
알바가 끝나고 집에 와서 정신없이 공부를 하다 보니 벌써 1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하고 자려는데 배에서 먹을 걸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배고픈 배를 쓰다듬으면서 라면을 끓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기 무섭게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화면에 떠 있는 세 글자를 보고 영상통화도 아닌데 괜히 얼굴을 한 번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자?” ...
(요즘 너무 바빠서 글 업로드를 자주 못하네요... 6월달은 너무 바쁠 것 같아서 자주 글을 못 올릴 것 같습니다. 기다려주시길 바라겠습니다 ㅎㅎ 그럼 더위 조심하시고 글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그러니까, 그다음 날 아침에 일어난 해리는 짜증이 훅 올라오는 걸 느끼며 벌떡 일어났다. 어제 일을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더 비참해져서 떨쳐내고 싶었기에 그는 머리...
* 랼뎬님 아이디어 기반 차라리 그날에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의미 없는 후회만을 반복하고 있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상황이, 사랑이, 잘못되었다는 것쯤은.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불안한 느낌이 감도는 사람이었다. 무표정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표정은 매사에 무신경해 보였다. 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알 수 없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취한무드등에게 안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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