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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감사합니다. 솔이에게. 솔아, 이 편지를 읽을 때쯤에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일 거예요. …이런 말을 제가 하게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막상 하게 되니까 별로 재미있는 대사는 아닌 것 같네요.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은 평온한 새벽이에요. 바깥에 좀비들이 돌아다니는 이 세상에도 평온이라는 게 있다면 전부 여기 있는 거겠죠. 여긴 조용하고, 좀비들...
신청 감사합니다. 히어로의 집에도 평범하게 노을이 들었다. 새틴 재질의 푸르고 붉은 노을을 하늘에 겹겹이 드리우고, 작은 집의 작은 창문 너머 침대 위에도 살포시 펼쳤다. 짙은 색으로 사방이 잘게 빛났다. 거두어지기 직전의 석양을 덮고 잠든 이는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과 발을 맞춰 점점 더 깊은 꿈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나의 히어로. 침대에 앉은 ...
고통을 이겨내는 제일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결국 매일매일 평범한 일상을 견뎌내는 것이겠지 모든 것이 2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아니 2년간의 시간이 통째로 지워진 것 같았다 그때처럼 상혁이와 인성이는 같은 방을 썼고 그때처럼 무엇을 하듯 붙어 다녔고 그때처럼 둘은 가끔 안고 잠들었다 하지만 상혁이가 자주 악몽을 꾼다는 것만이 2021년이란 걸 실감 나게...
은수는 이 낯선 청년의 등장에 어안이 벙벙하여 무슨 말을 꺼내야 할 지 감이 오질 않았다. 자신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킥킥 웃는 청년과 그런 청년을 보고 어딘지 흡족한 미소를 띄우고 계신 아버지. 뭐지, 지금 이 분위기?! 은수가 눈만 깜빡이고 아무 말도 없으니 청년이 재차 물었다. 「분명 오른쪽 팔만 물렸던 것 같은데, 입도 같이 다친 거야? 왜 대답이...
8평짜리 반지하 원룸. 그곳이 내가 사는곳이다. 비록 물도 잘 나오지 않고, 벌레와 쥐가 자주 나오지만, 그곳에 사는 히나타 쇼요에게는 하나뿐인 자신만의 집이었다. 아무에게도 침해당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 쓸 수 있는, 그런 개인만의 공간. 히나타는 지저분하고 어두운 이 방이, 꽤 맘에 들었다. 그저 혼자라는 사실 하나로 말이다. [야, 히나타 뭐해?] ...
쿵쿵쿵. 철제강화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침대에 삐져나와있던 허옇고 마른 다리가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갔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빠른 움직임이었다. 밖에서 문을 두드린 사람은 곧 방주인의 허락도 없이 강력한 보안등급으로, 마치 마법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처럼 쉽게 강화문을 열어버릴 것이다. 한두번 겪은 일이 아니었다. 임무도 없는 날에 불시에 찾아와 엄마처럼 잔소...
<이 세계에 온 것 같다> 1화는 무료이지만 소장을 원하시는 분들 용으로 결제상자를 만들었습니다. 결제상자 아래에는 다운로드가 가능한 다음 화 스포일러 컷이 있습니다.
https://youtu.be/AwZ6neqx85A Serendipity 햇살이 눈 앞에서 부서졌다. 햇살이라기 보다는 그래, 한 줄기의 빛이 각막에 부딪혀 눈을 감았다. 어디서 반사되는 것인지 모를 그 빛을 눈으로 쫓으니 그 곳에는 작은 거울을 흔들어보이는 하운드가 서 있었다. 이안은 작게 찡그리며 웃었다. 언제부터 제가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지는 모...
그 누구도 이안 길로에게 있어서 꿈이 되지 못했다면 그것은 거짓말일까. 이안은 언제나 거리를 두는 사람이었다. 그건 자신을 위한 거리감이었다. 이안의 삶에 있어서 그는 너무나 많은 이들을 떠나보냈고 그 거리를 지키지 않았더라면 그는 쉽게 무너졌을 것이다. 그는 의외로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것이 이안...
보스의 꽃 "이제 이깟 돈 필요 없으니까 갖고 꺼져.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게 다야. 나머지는 그 씨발새끼한테 알아서 받아내. 다시 찾아오면 죽여버릴 거니까." 가만히 서준을 쳐다보던 보스는 호탕하게 웃어대더니 조직원과 함께 비탈길을 내려갔다. 흰봉투는 여전히 길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서준의 모습은 안쓰럽지만 초라해 보이진 않았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를만...
렌고쿠가 살아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어느 날 주합회의 후... 렌고쿠: 그래서 소년! 날 부른 이유가 뭐지? 탄지로: 아..렌고쿠 씨..그게, 그러니깐.. 렌고쿠: 뭔가 단 둘이서 해야만 할 이야기라도 있는건가? 탄지로: 아, 네! 숙소로 자리를 옮긴 후... 렌고쿠: 그래서, 할 이야기는? 탄지로: 에.그러니깐.....렌고쿠 씨를...조..좋아.. 렌고쿠...
보스의 꽃 서준의 세상은 늘 시끄러웠다. 술에 취해 매번 어머니를 폭행하던 버러지 같은 아버지와 맞으면서도 싫은 소리 한 번 못하고 살던 아픈 어머니는 병원비는 커녕 약 값조차 없었고 아버지가 진 도박 빚에 늘 도망다니고 시달리는 삶이었다. 서준은 아버지를 죽여버릴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아픈 몸으로 매일같이 폭행 당하는 어...
“아… 피아노 꼭 해야 하나?” “이건 완전 기본이에요” 리코더 같은 건 안되나. 실습실로 향하는 윤지우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다리를 질질 끌었다. 아주 어렸을 때 남들 다 배우는 것 따라 하느라 다녔던 피아노 학원. 그 후에는 간간히 이모와 어머니가 당신들이 노래를 부를 테니 반주를 깔라 해서 몇 번 친 게 다였다. 동기들이 윤지우의 어깨를 눌러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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