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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부터 나는, 내게 오는 모든 음식을 전부 검사하며 먹는 버릇이 들었다. 솔직히 막말로, 내가 먼저 매달리게 하려고 미약이라던가 그런 걸 먹이게 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거라고? 그럼 당신은 아직 십가주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할 자일 터다. 불합격. 땅땅, 하고 선고를 하다못해 아예 내쫓아 버릴 것이다. 생각해 봤는데, 여자와...
그날 이후로 나는 몸을 사리게 되었다. 정확히는, 아리에 혼이 하는 행동을 평소처럼 받아들일 수가 없게 되었다. 아리에 혼은 태연하게 침대에서 눈을 감은 나를 안아 들었고, 그대로 몸을 씻겨 주고서는 친절히 옷도 입혀 주었다. 나는 상냥하고 조심스럽게 몸에 묻은 것들을 닦아주는 손길을 어렴풋이 느꼈다. 아리에 혼은 내 몸에 뜨거운 물을 부어 하얀 것들을 닦...
난 몹시 억울했다. 아니, 애초에 스승이라고 주장한 놈이 날 덮치려고 하면, 저 새끼가 병신인 거지 내가 이상한 건 아니지 않나요...? 상식적으로 건전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날 덮치고 싶어한단 생각을 누가 할 수 있겠냐고. 그러니까 내 상식인 점수는요, 10점 만점에 100점 드립니다. 쟤는 마이너스가 내핵을 뚫고 갈 듯. 나름 평화롭게 말했지만, 나는...
그리고 그 시기는 예상보다 더 빨리 찾아왔다. 다시 말해서, 아리에 혼이 폭발하는 시기 말이다. "저, 저기...!" 한 사내가 내 앞에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짧은 은발을 바짝 깎고, 스포츠 머리를 해 넘긴 호남형 남자였다. 그의 손엔 커다란 꽃다발이 들려 있었는데, 우락부락한 근육이 돋은 손아귀에 들려 있으니 마냥 작게만 보였다. 그는 수줍게 웃으며 말...
요즘의 아리에 혼은 내게 매우 담백했다. 그는 내가 머리가 크고 나이를 먹으면서, 나와 오랫동안 함께 있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게 향하는 관심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되려 그 관심이랄 것은 시간이 갈수록 크기를 키우는 것이 보였는데, 의외로 그는 자제하려는 것 마냥 나와 거리를 두려 했다. 물론 나는 쌍수 들고 환영했다. 네가 드디어 정신머리가 생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위가 온통 어두웠고, 머릿속 또한 몽롱했다. 꼭 약이나 잠에 취한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흐릿해져 가는 시야를 깜빡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뇌 속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만 같았다. ...뭐지?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나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정신줄을 붙잡았다. 일단 손으로 아래를 더듬어 보았다. 푹신한 감촉과 함께 사부작거리는 시트...
본 편 <인어공주의 XXX>의 외전입니다. 본 편 링크: https://bosal100.postype.com/post/15922527 본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본편
100층에 있는 아리에 본성으로 돌아온 이후, 나는 한동안 그의 품에서 내내 안겨 지냈다. 이젠 이것도 익숙해 졌는지 별 감흥은 없었다. 도리어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건 미술품이다. 외모 하나만큼은 기가 막힌 놈이니, 눈 호강 한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그날 밤, 그 조각상이 움직여 날 씻겨 주었다. 이런 시팔... "그러고 ...
내가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옆의 벽이 무너졌다. 정확히는 문이 있는 쪽의 벽이었다. 커다란 벽이 흔적 하나 없이 무너지고, 그 너머로 비친 하얀 빛무리가 시야를 덮었다. 아리에 혼이었다. 나는 재빨리 쿤 에드안의 몸에서 내려왔다. 미친놈이 둘이었다. 존나 개 같았다, 어우 씨. 악몽인가. "...아, 이런." 기이한 궤도로 꺾어 들어오는 아리에 혼의 참...
"내 아들이, 아무래도 남의 집 가주한테 더 예쁨 받는 것 같은데." 애석하군. 나와 시선을 마주한 쿤 에드안이 말했다. 그는 옆의 부인이 따준 포도를 입에 집어넣고서 잘게 씹고 있었다. 새하얀 잇새로 보랏빛의 과즙이 주르륵 흘러 입술을 적셨다. 그는 혀를 내밀어 제 입술을 핥으며 웃었다. 작정하고 행동해도 저렇게는 안 야하겠다. 나는 홀린 듯 멍하니 그를...
뺨에 연신 축축한 무언가가 다가왔다. ...뭐지? 나는 어슴푸레하게 깨어난 정신으로 그것을 느꼈다. 반사적으로 눈썹을 움찔거리자, 잠시 멈추는 듯했던 뜨거운 감촉이 다시 움직임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평소와 같이 부드러운 실크를 문대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깊고, 꺼슬하고, 눅진한 감촉이었다. 그래, 마치... "...아." 피가 난 내 뺨을 한참을 핥...
아리에 혼은 언제나와 같이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의 한 자락에서 참지 못할 섬뜩함을 느꼈다. 휘잉,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나는 눈을 슴뻑였다. 분명 고요했는데, 왜 주위가 이렇게 춥지? 왜 이렇게 차갑지? 공기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서늘했다. ...아. 나는 멍하니 읊조렸다. 내 반응 하나하나를 전부 놓치지 않는 아리에 혼은,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날 바라보...
"흐아아압!" 나는 상대 아이가 달려오는 것에 반사적으로 검을 들어 막았다. 기합을 넣고 내게 찔러 들어오는 창은 눈물이 날 만큼 지루한 궤도를 지니고 있었다. 나는 검에 제대로 힘도 주지 않으며 아이를 상대했고, 아이는 곧이어 수치스럽다는 듯, 혹은 불안하다는 듯 창을 치켜들었다. 신수가 휘몰아쳤다. 챙, 챙, 챙. 무의미한 공방이었다. 나는 방금 쿤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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