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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눈을 가려도 미래는 온다> 편이 이어집니다.
거실 소파에 다리 하나를 척, 등받이에 걸치고 누운 재환이. 높고 하얀 천장을 보면서 괜히 입으로 소리를 내었다. 아아아-.하고 아무 의미없는 울림을. 소리가 천장을 찍고 돌아와, 귀를 울렸다. 재환은 이러다 이명 생기는 거 아니야 하면서도 그 쓸모없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불쑥 또 소리를 질렀다. 아악! 하고. 그런 식으로 뛰쳐 나가 놓고 연락...
어느 날 자고 일어난 이랑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어. 자기 전까지만 해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제 몸의 요기妖氣도 하나도 안 느껴지고, 집에 베여 있던 요기도 하나도 느낄 수 없는 거야. 그래서 이상하다 싶어 욕실로 가 거울을 보며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어. 거울에 비친 제 눈은 두 쪽 다 검은색이었지. 혹시나 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떴는데도 반은 여...
오늘은 타투를 하러 가는 날이다. 일 년 하고도 반년이 더 된 시기에 나는 여름이 되었다. 맨날 말로만 듣던 여름 같은 사람 말고, 정말로 여름. 삼 년 전 스쳐 지나간 사람에게 추천받았던 제이팝의 제목이었다. 리틀 썸머. 그러나 김사과 천국에서 책에서 나온 이름을 인용해 지금의 써머가 되었지. 그 시절엔 나를 버리고 싶었기에 여기저기 써머를 남발하고 다녔...
일라이가 죽고, 장원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가장 크게 변한건, 더 이상 장원에서는 안전상에 이유로 인해 더이상 게임을 할 수 없어 모두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이었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네요..에밀리, 돌아가서도 저 잊지 않을거죠? 에밀리가 너무 보고싶을거에요.." "엠마, 걱정마요. 저도 엠말 잊지 못할거에요." 그렇게 장원의 ...
k-겨울을 아세요? 코리아 할 때 케이요. 단어 앞에 붙여서 말하는 거 있잖아요. 한국 겨울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손발이 꽁꽁 얼어붙어요. 너무 추워서 감각이 없단 말도 이해하게 되실 거예요. 뺨에 와닿는 찬바람은 딱 칼날 같다는 느낌이 맞아요. 외출하기 전 옷 껴입는 걸 난 완전무장한다고 말했었어요. 이건 2017년 얘기예요. 제가 스물 아홉이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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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권지운 평론기' 작가 임가입니다. 2020년 가을에 시작한 이야기가 2021년이 되어서야 완결되었습니다. 33개 회차의 글을 쓰는 동안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글인데 시간을 내어 읽어주시거나, 결제를 해서 읽어주시고, 또 하트를 눌러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아무리 열심히 적어대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없다면,...
릴리트의 퍼스트 네임 1부 (1) 01. 무거워. 안나는 인상을 팍 찌푸린 채로 치렁치렁한 드레스의 밑단을 잡아 올렸다. 드레스 안쪽, 속옷 위로 얇게 겹쳐 입은 옷이 두 겹, 가벼운 거라며 강제로 입힌 안쪽에 털이 덧대어진 속 드레스가 하나, 그 위로 지금 손에 쥐고 있는 무겁디무거운 방한용 드레스가 하나. 얼마나 깜찍하게 껴입힌 건지 종아리까지 쌓인 눈...
똑, 딱, 똑, 딱. 지하 방의 휑한 창틀을 비스듬히 채우는 아날로그 시계가 정적 속에 외친다. 열한 시 오십 이 분. 새로운 해는 늘 제 계획에 맞춰 찾아온다. 구둣발에까지 광을 내어 한껏 차려입은 신사처럼 분초도 틀리는 법이 없으나, 사람들은 여전히 예상도 못했다는 듯 저승사자라도 마주친 것처럼 놀란다. 똑, 딱, 똑, 딱. 신사는 탭댄스를 추듯 바쁘게...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영원, 끔찍한 저주, 그리고 남겨진 자의 슬픔. 눈앞의 요괴가 그것들을 입에 담으며 부정의 뜻을 전해왔다.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느냐고, 그리 질문하면 내가 무어라 답해야 할까. 뭐라고 말을 해야 납득하여 물러갈까. 생각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이름조차 모르는 눈앞의 요괴가 질문을 던져온다. 참, 궁금한 것도 많지. 내가 할 말...
*무료 회차입니다. 하단의 결재선은 소장을 위한 분들을 위해 추가하였습니다. 이것은 그러니까. 내가 사계절 내내 너에게 반했던 기록이다. Kissing the boundary 재민 번외 - 사랑을 깨닫게 된 순간 봄. 겨우내 움츠려 있던 생명이 따스한 빛을 받아 기지개를 켜는 이 계절이 오면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떠오른다. “재민아.” 연조가 나를 부른다...
힘을 줘 안는 석우를 떼어내고 또 혹시나 하는 희망찬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더 할 기대가 남았었다는 게 우스웠다. "나도 어쩌지 못해서 도망치는 주제에 너한테 뭘 알려줄 수 있겠어." "..." "너도 그냥 혼란스러운 거야. 그러니까 우리 좀 떨어져 있자. 너무 붙어있어서 너도... 헷갈리는 거야." "......" "설령 네 마음이 그렇다고 해도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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