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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시절이 있었다. 분명,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판호는 말없이 담배를 재떨이에 지져껐다. 느린 눈으로 시계를 확인한다. 아직 기다리는 이가 도착하기엔 여유로운 시간이다. 그렇지만 항상 먼저 오는 습관은 변함이 없을테니 꼭 예전처럼 먼저 와 기다리는 제가 조금 우습기도 하고, 예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안심되기도 하고. 마른 침을 삼킨...
'몰랐어.'예진은 무릎 안으로 고개를 파묻었다. 불도 켜지 않아 온통 캄캄한 거실로 눅진한 공기가 내려앉는다. 몰랐어. 귀를 파고들던 목소리. 고장 난 필름처럼 기억이 늘어진다. 아, 하고 멍청한 소리를 내고 돌아서던 제가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까. 눈을 깜빡이던 우문훤. 묵직한 철제문 안에서 당황한 얼굴을 하던 우문훤. 그토록 사랑했던 까만 눈이 황망한 표...
모든 것은 이 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카사마츠 삼형제는 연년생이다'는 동인설정에 기반합니다. "아야." 팔뚝 정도 길이의 막대를 돌리고 던졌다 받고 휘두르더니 결국 딱 소리가 난다. 거실을 울리는 경쾌한 소리에 온 가족의 시선이 유키오에게 쏠렸다. "왜 그렇게 못하냐?" 앉아서 과일을 먹던 막내가 결국 참았던 말을 토해냈다. "시끄러!" 머리를 문지르던 장...
“아, 그래서 그때,” 똑똑, 아직 방송 시작하기 전까지는 2시간이나 남았음에도 대기실에 간결한 노크소리가 퍼졌다. 그에 리허설이기는 해도 격한 안무와 뜨거운 조명으로 살짝 흐트러진 화장을 고치던 카라마츠와, 소파에 길게 누워 머리가 눌린다는 충고도 무시한 채 게임을 하고 있던 오소마츠, 그 뒤로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쵸로마츠의 시선까지 전부 문으로...
처음 봤던건 해질무렵 바닷가였다. 지나가던 길에 치카의 목소리가 들려 다가가보니 어떤 낯선 여자애와 나란히 앉아있었기에 섣불리 다가가진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았다. 대충 흘러나오는 말들을 들어보니 치카도 처음 만난 듯 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상당히 진지한 분위기에 마음 속에 담아두던 얘기도 하는 듯 했다.오래 알고지낸 사이보다 초면인 관계가 오히려 ...
간단한 배경 설명 나 : 9N년생, 오타쿠, 오타쿠라서 일본어 할줄 암(주변에 말할땐 아빠영향으루 할줄알다고 구라침) 가족 구성원 : 보험 설계사 엄마, 남동생, 아빠(중3때 돌아
‘우리는 꽤 엉망을 만들었구나’ 가오 시원한 바람을 느껴본 게 언제인지.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 안는 상쾌함을 만끽하던 건 언제인지.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 안아 날아갈 것처럼 가뿐해졌던 건 대체…… 언제였지. 찝찝해서 죽을 것만 같다. 실내에서조차 80퍼센트를 웃도는 습도 때문에 샤워를 하고 나와도 금세 몸이 끈적거린다. 열기 가득한 바람을 내뿜어...
닥터 이단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 병원에 있을 때와 다르게 혈색이 돌고 있는 제임스와 그런 제임스가 어디라도 갈까 손을 꽉 잡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는 자신의 말을 들을 가치도 없는 듯이 굴었다. 이단은 혀끝을 차며 이틀에 한 번씩 오라는 자신의 말을 아주 쉽고도 간단하게 무시한 그들에게-정확히는 캡틴 아메리카 혼자겠지만- ...
아침이 제법 이르다. 지금이 여름이기 때문일 거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어젯밤 쳐둔 커튼을 본다. 천 두개가 맞닿아 꾹 닫힌 것도 비집고 들어오는 빛을 보아하니 오늘도 꽤 날이 더우리란 걸 예상할 수 있었다. 뭉친 듯한 어깨를 손으로 몇 번 주무르다 피어오르는 하품을 하며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을 내려다본다. 그는 밤에 무슨 일을 하지 않는다면 제법 일...
바깥에서부터 보이는 화려한 인테리어와 다르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조용하고 은은한 분위기가 그들을 맞이했다. 코끝에서부터 갓 구운 쿠키의 달콤한 냄새가 느껴지는가 하면, 귓가에는 잔잔한 피아노 소리에 맞춰 사람들의 대화소리도 들려왔다. 정신없지도 그렇다고 너무 조용해 부담스럽지도 않은 딱 적절한 소음이 들어와 주었던 어깨의 힘을 내려놓게 했다. 마음 ...
시작의 계기 수업이 있는 목요일 오후. 집에서 점심을 챙겨먹은 쿠로오는 학교에 가기 위해 가방을 챙겼다. 신발에 발을 끼운 후, 앞코를 바닥에 톡톡 두드리며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문을 열려던 찰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한 쿠로오는 츠키시마임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오, 츳키!” “바로 받으시네요.” “나가려고 핸드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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