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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한적한 곳에 앉아버린다. 깔끔히 입고 있던 제복이 아닌, 편한 옷이다. 새벽이라 밤공기가 찰 터인데도, 감각이 둔해서인지. 아니면 생각이 복잡해서인지, 추위가 그리 느껴지지 않았다. 가벼운 옷차림에, 대충 훈련장 어딘가에서 호흡을 느리게 한다. 차가운 바닥과 귓가에 들리는 바람소리, 멀리서 어딘가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 노이즈 낀 것 마냥 들리지 ...
'소리야.' 바람이 가득한 곳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문득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계속 흰색으로 덧칠해져가는 바깥만 공허하게 보일 뿐, 목소리의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그게 당연한거지. 시간 개념이 옅어질 것만 같은 와중에서도 꼼꼼히 세아리는 이유는 자신과 제 쌍둥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가족 때문이었다.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돌...
새하얗다. 백야의 신전도 하얗긴 했지만, 긴장을 해서 그랬는지 되려 흐릿한 기억만이 남은 곳이었는데…. 오래간만에 온 혹한의 땅은 이름대로 살을 에는듯한 추위가 서린 곳이었지만 그만큼 하얀 곳이었다. 손이 곱아들고, 발끝이 얼얼해지는 감각이 느껴졌지만 핑킹은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동안 멍하니 눈발이 흩날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바람을 따라 거세게 흔들리는 머리...
- 정지용의 「고향」을 나의 경험과 결부시켜 해석한 글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은 변한다. 크게는 세상에서부터 작게는 사람까지, 모든 것이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이처럼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다. 더 정확히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시간에 머물러 있는데, 나를 둘러싼 세상은 저만치 멀어져 가는 것 같...
어릴 때부터 20대까지는 대부분 비슷한 길을 걸어갑니다. 비슷한 환경, 비슷한 친구, 비슷한 공부, 비슷한 생활 패턴으로 살아가죠.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험이라는 극심한 경쟁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라앉던 때가 있었다 가라앉는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위세 좋게 공기를 가르던 빛은 물의 밀도를 이기지 못한 채 수면 위에 고여 있다 조금씩 차오르는 어둠 수면 위로 아른거리는 빛이 잡고 싶어 그러나 손에 잡히는 건 한 움큼의 바닷물뿐 그마저도 쥐자마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이대로 사라지는 걸까 이대로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
루엘은 그 대화를 기점으로 떠났다. 네장의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는 것이 커다란 새와 같아서, 그곳 사람들은 어디선가 희귀한 새라도 풀어놓은 모양이라 떠들었다. 메텔은 그들의 말도 안되는 소문을 주워섬기며 루엘이 떠나는 것을 두고두고 바라보다 들어갔다. 작은 마을조차도 되지 않는 곳을 떠나 정처없이 날다 보니 마을의 한자락으로 뵈는 것을 발견했다. 곧장 날개...
19. 예정일을 사흘 남기고 사장님은 기어코 휴가를 내셨다. 아니 그러니까 처음엔 일주일 즈음 휴가를 내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삼년짜리 휴직계를 내신 것이었다. 이제는 하루에 두번씩은 꼭 악소리가 콱 튀어나올만큼 배가 아파서 심하면 주저앉아 엉엉 울기도 했다. 소리 내 우는 법도 몰라 고개만 숙이던 내가 사장님 옷자락을 붙들고 엉엉 울었다 이 말이다...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큰 소리를 들은 날마다 이러던 것이, 그저 평소에 비해 감당하기 버거웠을 뿐이다. 말을 너무 많이 하며 돌아다녀서 그런가, 여러가지를 신경쓰면서 자리를 지키려고 해서 그럴까. 아까 다칠뻔 한 것에 일순 공포감 들어서. 이 감각이 공포감일까?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떨치고자, 평소와 다름없이 목검을 쥔다. 늦은 시각, 달 ...
안녕하세요. 북이 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라서 면목이 없네요.. 제가 워낙 글을 계획 없이 쓰다 보니 중간에 수정도 많이 하게 되고 업로드를 해도 뭔가 항상 아쉽게 느껴졌었어요. 다 제 실력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이런 점을 더 보완하려다 보니 괜히 저 혼자 부담이 되기도 하고 저 또한 현생이 있다 보니 점점 글을 집중해서 쓸 수 있는 시간이 적어지...
약후방 유혈소재(특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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