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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다르다. 많은 경우 주부들이나 알 법한 심사이지만 혼자 있는 날은 집에 식재료가 쌓여 있어도 딱히 무언가 만들어 먹고 싶지 않은 법이다. 다년간의 복무와 생존 훈련의 일환으로 교육받은 요리 실력이 일정 경지에 달한 리스는 커피 잔을 든 채로 냉장고의 문을 바라보았다. 핀치가 사준 냉장고는 크기가 컸고, 최신 모델이...
사람들이 살아가며 겪는 가장 민망하고 뻔뻔하며 곤란한 일이 몇 가지 있는데, 예를 들자면 엎드려 절 받기, 자화자찬하기, 그리고 이런 것이다. “내일이 제 생일이에요, 핀치.” 이는 단연코 핀치가 예상하지 못한 말이라 움찔 놀라는 몸을 자제할 수 없었다. 물론 저 말에 찔릴 필요는 없다. 핀치는 이미 그에게 줄 생일 선물을 준비해 뒀고, 그 선물에 굉장한 ...
가끔 짐을 챙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번호가 생긴 뒤로는 단 한 번도 떠나본 적 없는 여행을 위한 가방에 간소하게나마 오래된 물건들을 꾸리다 눈을 깜빡이면 그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주변을 보다 휴대 전화를 확인하면 부재중 전화가 몇 통, 그리고 메시지가 하나 떠 있다. New Number 발신자는 언젠가부터 번호를 나대신 받고 있는 것 같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의외로 길 잃은 개를 발견하기 쉽다. 만약 사람이 많은 지역이었다면 누군가 발견하자마자 개를 경찰서나, 동물 병원 같은 곳에 맡겼겠지. 하지만 여기선 그런 곳으로 가려면 차로 20분이 넘게 걸린다. 개들은 이 진창에서 헤매고 주인의 냄새를 맡다 썩어가는 잎사귀, 동물의 시체, 각양각색의 풀 내에 코를 지치게 하고 만다. 그래서 눈에 의...
빌어먹을 네이슨은 궤변을 늘어놓는 데 재능이 있었다. 그 궤변을 사람들은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온갖 종류의 뜬구름 잡는 소리가 사람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준다나 뭐라나. 네이슨의 타고난 얼굴과 카리스마와 화술 등등에 의해 헛소리가 비전을 담은 메시지가 되는 것은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른 상태였다. 하지만 해롤드에게는 그런...
1. 네가 좋아하는 나는 결국 네 환상일 뿐이야. 인간은 모두 자신의 해석이 반영된 상대를 보는 것 일뿐, 진짜 상대를 보는 게 아니니까. 그러니 내 이름이든 정체든 그리 중요할 것 없지 않겠어? 그의 이름이 해롤드 렌도 해롤드 핀치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네이슨은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달라붙기 시작했다. 아침을 먹다가도 ‘안녕! 이름이 뭐야?...
뉴욕의 도시 전설에 따르면 양복을 입은 키 크고 검은 남자에게는 무서울 것이 없었는데, 얼마나 그의 악명이 높아졌는지 범죄자들의 자녀는 그들의 부모를 그 양복 입은 남자가 죽일까 두려워 울기도 하고 비밀스럽게 기원하는 지경이 되었다. 그리고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두려워하거나, 만화책에 나오는 영웅처럼 여기거나. 어쨌든 그 모든 것은 리스에게...
존 리스가 자주 가던 커피 가게의 점원은 그날따라 주문을 헷갈린 것인지 그가 주문했을 리 없는 차를 내밀었다. 센차. 그것도 설탕 한 스푼을 넣은 그리 일반적이지 않은 음료를 커피 대신 받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그가 사무실에 도착한 뒤였다. 익숙하고 향긋한 커피를 기대하며 한 모금 마시자 혓바닥을 타고 오르는 것은 전혀 향긋하지 않고 낯설기만 한, 달짝...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만남이었다. 그의 주 전공은 컴퓨터 공학이다. 컴퓨터 공학에 미학도 같이 전공했고, 영문학 학위도 있기는 하지만 그가 맡은 강의는 컴퓨터 공학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즉 해롤드 핀치 교수가 맡은 강의에 가장 안 어울리는 학생은 바로 경기에 나가기 바쁜 체육 특기생이었다. 그래서 핀치는 새 학기 첫 시간에 출석을 부르며 잠시 멈춰야 ...
밤 샐 거면 운동이라도 하는 게 좋아요. 그 조언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 눈꺼풀에 누가 추라도 달아둔 듯이 무겁고, 몸은 축축 늘어진다. 허리는 쑤시고 두통까지 생겼다. 운동을 하라구요? 라고 리스에게 쏘아붙이고 싶다가도 그의 고용인이 보일 반응이 눈에 훤해 핀치는 한숨을 삼키며 뻑뻑한 눈을 손등으로 비비고, 다시 안경을 쓰며 모니터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
그날은 비가 왔고, 번호가 나오지 않았다. 아니, 번호가 나왔지만 핀치에게서 연락을 듣지 못했다. 핀치의 부재에 도서관에서 나와 그의 긴급 연락처로 전화를 걸던 리스는 공원을 지나다 전화를 받았다. 언제 나와 같은 단어들의 조합. 하지만 왜 이걸 핀치가 아닌 그에게 준 것인지 리스는 며칠이 지나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아주 잠시 동안 도서관의 프로그램을 작...
“해롤드, 이것 좀 봐!”“….”“해롤드!”“….”“해롤드? 아직도 화난거야? 뭘 그 정도 가지고-”“문서파일 하나를 285개의 폴더 아래에 넣어서 보내는 게 ‘그 정도’라고?”“재미있잖아.” 전혀 재미없거든, 네이슨. 해롤드라 불린 남자는 지하에서 기어 나와 햇살 아래 샌드위치를 씹는 동안 이 이상 심기가 불편하기도 어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실 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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