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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의 도리 예상은 적중했다. 히자마루가 전장에서 돌아왔을 때, 밤의 혼마루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두텁게 끼어있던 먹구름이 기어코 일을 낸 것이었다. 굵은 빗줄기는 아무리 봐도 가볍게 그칠 수준은 아니었다. 처마 끝에서 떨어진 물방울 중 몇 개는 실내의 빛을 머금고 아주 잠깐 동안의 반짝임을 남기고 사라졌다. 밤이 되면 사물을 분간하기 힘든 히...
*유혈 표현이 있습니다. *개인에 따라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소재입니다. 필터링 없는 표현이 사용됩니다. 열람 시 주의 요망. *이전의 안드로이드 썰과 이어집니다. 0.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가하거나,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류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1. 로봇은 인간에 해를 가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외관은 가정집 같았다. 주물대문의 살무늬 사이로 정원을 가로지르는 포석과 그 길 끝의 회색 대문이 보였다. 아파트 말고 이런 데서도 한 번 살아보고 싶네, 그런 생각이 들게끔 하는 단독 주택이었다. 동네 분위기도 차분했다. 십분 내 거리에 산책로가 닦인 600m가 안 되는 산도 하나 있었고 산자락에는 시립도서관이 위치해 있다고 오는 길에 본 표지판이 알려 ...
끝이 머지않았다. 황자가 병이 악화되어 쓰러지기 전에도 태오는 그런 불충한 생각을 했다. 죽어가는 자의 영기는 탁한 회색이다. 회색으로 둘러싸인 이의 공허한 시선은 사촌에게 닿지 못했다. 그가 죽으면 황제가 장공주부 공자님을 황자로 들여 황위를 잇게 하리라는 추측은 이제 기정사실이었다. 황궁에 파다한 소문은 태오의 귀에도 들어왔다. 매사에 신중한 어머니도 ...
*29살의 슈와 28살의 미카 *미래날조, 캐붕주의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귀갓길, 스러지는 입김을 보고 있으면 착신음이 울렸다. 친한 사람이 많지 않아 시계정도로만 기능하던 내 휴대폰이 자주 울리게 된 것은 그럭저럭 2주째다. 어차피 같은 사람에게서 왔을 연락이니 무시할까, 가볍게 생각하다가 만일의 경우를 생각하고 화면을 켜 보면 역시나 그 사람에게서 온 ...
그렇습니다.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사람 대부분은 아시아인일테고, 특히 20세기 중반에 열강으로부터 독립된 제3세계 국가 출신일 겁니다. 하지만 제가 자랄 때 모든 ‘추천 도서’ 목록은 1세계 백인 남자가 쓴 책으로 이루어져 있었지요. 자기들이 ‘정복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는 자들 말입니다. 그리고 아직 어렸던 저는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습니다...
이런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글을 쓰다보면 문장이 끝없이 길어진다. - 문장을 끊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그러면 비슷한 어미가 반복되고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든다
얼토당토 않는 연애를 시작했다. 꿈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거 같고. 내 첫 연애를 이 사람하고 하게 될 줄이야. 인간은 왜 모든 ‘처음’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해서 내 첫 연애 상대가 이 사람이라는 것에 깊은 회의감을 들게끔 하는 걸까. 정국은 날이 갈수록 잡념이 늘었다. 9할, 아니 9할 9푼 9리는 며칠 전부터 제 애인이 되어버린 사람 덕이다. “...
모리슨의 말에 맥크리는 한동안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회의실의 세명도 깊은 생각에 빠진 그를 조용히 기다렸다. 이내 맥크리는 마른세수를 한 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군. 내가 뭘 하면 되는거지?" 맥크리의 말에 레나와 윈스턴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맥크리가 아나와 관련된 일을 마다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
* 코이카가 대학생, 코노하는 이미 졸업한 시간대입니다!"일어나, 코이카."우웅. 딱 10분만, 아니, 2분 50초라도 좋아. 제발 절 이 이 이불에서 분리하지 말아주세요. 도대체 왜! 이 추운 날! 이 사랑스러운! 이불과 날 떼어 놓으려고 하는 건데! 그러기 있어요, 없어요, 선배? 생각해보니까 없죠? 그러니까 저 좀만 더 놔두세요.더 자고 싶다면서 말은...
자, 파티가 시작되었습니다! 드디어 샬럿 브론테에 대해 쓰게 됐습니다! 제 10대 시절의 신(神)이자 브론테 형제-자매들의 맏이이죠! 냉혹한 시베리아 한복판에서 타오르는 거센 불꽃인 샬럿 브론테 입니다! 대부분의 십대와 마찬가지로, 저의 십대 시절 역시 매우 괴롭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종탑에 갇힌 콰지모도로 생각했지요. 저는 부모, 형제, 친구...
### 아무리 일상에 익숙해도 출근 전 아침은 힘든 법이다. 커크는 졸린 눈을 비비며 거울 앞에서 머리를 단정히 빗어넘기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었다간 깐깐하기 그지없는 일등항해사에게 비논리적이라는 잔소리를 들을지도 몰랐다. 사실, 스팍 잔소리는 귀엽게 봐줄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봐줄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그럴 때면 평소엔 사이가 더럽게 나쁘면서 이럴 때만...
Coloured Universe. 뿌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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