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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작문 작법에 대한 이야기보다 근본적인 단계, 글 쓰기의 시작점부터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서술하기보다는 직접 건네고 싶은 내용이기 때문에 이 글은 대화체로 쓸 예정입니다.
하얀 타일, 처참한 흰 수술대, 그것보다 더 처량한 남자 그는 손부터 팔뚝까지 검었다. 바깥의 검은 바다에서 일하는 따개비여서 그렇다. 짧게 잘린 군청색 머리카락, 마찬가지로 군청색인 빛이 들지 않는 눈동자 그리고 기분 나쁘게 비틀려 올라간 입꼬리 “아유~, 연구원님 오랜만?” 남자가 말을 걸어온다. 하지만 내 대꾸는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는 눈앞의 남자는...
[도원 시점] 역시나, 교무실에서 돌아오니 백이현은 없었다. '내일 만나는 수밖에 없나.' 하지만 내 계획이 무색하게 백이현은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벌써 수요일 오후였다. 백이현은 일요일 이른 새벽에 죽는다. 이제는 정말로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정보가 필요했다. "선생님, 혹시 이현이 집주소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건 왜...
[도원 시점] 동급생, 아니, 백이현이 죽은 후, 나는 회귀했다. 괜찮은 척 했지만 매일 보던 소년의 사멸은 나에게 거대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가 그 소년을 살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살리지 못했다는 사실도. '...왜 더 꽉 잡지 않았을까' 하지만 자책은 모순적이다. 일이 일어난 이후 후회해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내 마음만 전보다 편...
동급생의 죽음은 학교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모두 충격을 먹은 듯 했지만 곧 허물 뿐인 연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마치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별로 유명하지 않은 연예인의 사망소식을 들었을때 안타까워하면서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열 한 글자만을 마지막 선물처럼 남기고 떠나버리는 것처럼. 떠들썩하던 학교는 곧 잠잠해졌고 동급생은 곧 잊혀졌다. '....
한강대교 위 가로등 불빛은 찬란한 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빛났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새벽, 그 차가운 공기속 정체된 한 소년이 존재했다. 소년은 저 멀리 있을 바다를 보며 생각한다. '언젠가 내가 저 깊은 곳으로 흔적없이 사라졌으면' 그리고 일어선다. 그의 구슬픈 인영은 이제 난간 위에서 일렁인다. 일렁임이 멈추고, 인영은 앞으로 기울었다. 그의 눈에는 ...
[납량단편선] 26살, 남들보다 늦게 사회로 나왔다. 남들 다 갔다오는 군대 하나도 제대로 못가서 면제를 받았다. 난 손가락 두개가 없다. 언제,누가,어떤 사고로 인해 손가락을 도둑 맞았는지는 우리 부모도 몰랐다, 학창 시절엔 한 손에 두개씩이나 없는 바람에 연필을 잡을 수 없어 정신이 멀쩡했음에도 특별반에서 수업을 들었다. 그리하여 내 학창시절의 기억은 ...
호기롭게 떠난 치앙마이 한달살기. 말도 안되는 '그 일'이 나에게 찾아왔다. 1화 끝.
루소와 유진이 동거한지 꽤나 오래 지났다. 루소는 짐을 옮긴 직후, 자신의 여동생이 걱정하지 않도록 전화를 했다. 유진이 얼핏 들은 걸로 봐서 둘 사이는 괜찮았지만 서로의 사정은 복잡한 듯 했다. 왜냐면, 루소의 얼굴이 뭔가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에...그치만 자세히 묻진 않았다. 일부러 얘길 안 하는 거 같은데 굳이 물어보고 싶지 않았고, 유진은 ...
그해, 여름 _2 “서준아. 엄마가 그런 친구들이랑은 같이 놀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했니?” 한참 뛰어놀기 좋아하는 초등학생 시절. 영어, 논술, 피아노, 태권도, 수영, 미술학원을 뺑뺑이 돌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놀이터에서 놀 시간이 없었다. 학원에 데려다주고, 학원이 마치면 데리러 오는 엄마에 나는 숨이 막혔다. ...
- 레볼루션하트 팬소설입니다. - 사실이 아닌 픽션입니다. "시간이 꽤나 지난일이야. 이제 그만 좀 하지 그래?" "...." "...하아, 나도 모르겠다. 슬픈거 알아. 나도 그렇고 오뉴형도 그렇고 다들 그랬으니까." "근데. 이제 5년이나 지났어." "슬퍼할 시간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났잖아." "마지막까지도 당부했던 그 말, 잊은거야?" "...." "...
신의대리자는멸망을꿈꾼다_1 하늘 위, 성스러운 빛이 내려오고 금과 대리석으로 된 성이 있는 신계. 성안의 복도에 눈부시도록 밝은 금발과 미치도록 잘생긴 젊은 청년의 모습을 한 신의 앞에, 몇달간은 제대로 잠도못자고 어딘가 눈이 피곤에 찌들어있는 여성이 서있었다. 신은 두팔을 벌려 자아도취하는 자세로 그 여성을 맞이했다. “나 창조신 크레인이 신의 권능으로 ...
47. 도저히 표정을 살필 자신이 없어서 빈은 끌려가는 내내 바닥만 보았다. 큰 보폭으로 걷고 있는 선재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고, 뛰듯 걷는 자신의 모습이 종종 따라가고 있다. 크고 빠른 걸음이 위태로운 느낌이다. 마찬가지로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자신도 그랬다. 둘 다 안정적이지 못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코엑스를 빠져나오자 겨울인데도 햇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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