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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흑백의 사진을 사랑한다. 낡은 사진기는 손 끝에 걸려, 섬세한 무채를 그는 어루만진다. 한없이 드리워지는 그림자들의 골을 그는 사랑한다. 그의 있는 세상은, 그리 아른거리는 명암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그것은 흐트러지는 속삭임, 찬란한 것은, 아아, 그저 흐릿하여, 흐트러지는 햇살 아래에서, 그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창백한 뺨 우에는 눈물...
사건은 정확하게 석진이 이야기한 이틀 뒤에 일어났다. 남준의 노골적인 무시에 신경질이 난 윤기가 그날도 다름없이 윤기를 못본체하며 지나가는 남준을 지나가지 못하도록 단단히 붙잡은 것이었다. 인상을 잔뜩 쓴 윤기와 상반되는 차분한 표정의 남준이 소리없이 대치를 하고 섰다. "사람 무시하지 말지, 기분 더럽게." "무시가 싫으면 예의를 좀 지키시지요 사제." ...
<사망요소주의> 내 삶은 언제나 어둠이었어 "나는 유중혁이다" 나의 빛, 나의 위로, 나의 구원 이 한문장으로 나의 어둠은 빛을 받았어 "나의 유중혁, 사랑해" 그렇게 작은 마왕은 빛과함께 어둠으로 사라졌다 -1- 김독자가 사라졌다, 아니 진짜로 죽었다 "대답해라 김독자" "대답해라 김독자" "제발 대답해라 김독자......." 다들 평소처럼 다...
그 날은 할아버지의 장례식이었다. 추락사 였다고 한다. 노인이 어쩌다 계단에서 떨어졌는지 모두가 혀를 츳츳 찼다. 모든 사람들의 무덤에 둘러 모여 죽은 사람의 안녕을 기도하고 치토세는 검은 우산을 쓰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우중충한 하늘에는 곡 소리가 떠나갈 줄 몰랐고 그 또한 눈물을 닦는 법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 그저 우산을 잡고 가만히 서 있었다. ...
"호부(好部)사형." "또 무슨 일인가." "또 무슨 일이긴요. 수가(秀歌)사형과 알에무(遏曀霧)사형이 어디서 시조 대결을 붙고 있다는 거지요." "그 둘은 대체 무어가 문제라디?" 오늘도 바람 잘 날 없는 대타(大打) 서원. 둘의 소식을 물어왔던 정국은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가로젓고는 서책을 읽던 호석의 옆에 털썩 앉았다. 어째 잠잠하다 했더니 또 도지...
첫_ :: 인생이 무채색뿐이던 어린아이가 눈에 처음 담은 화려한 세상은 누군가의 첫 눈길에 의해서. 흘 림 作 어린아이가 혼자 5번 굴러서 방의 끝과 끝을 채울 수 있던 새하얀 공간. 그곳이 아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 기억의 전부였다. 그곳이 아이의 세상이었기 때문에, 네모난 상자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방 안에서 이뤄지는 작은 경험들이...
<괴이현상 실종자수색연합 수색대원 행동지침> <주의사항> *해당 문서는 언제나 수색연합 본부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이외의 장소에서 본
* 해당 화에서는 성적 표현과 강압적인 표현이 다수 있습니다. 지루한 연회, 실증나고 싫어도 해야만 하는 공부들. 그리고 꼬박꼬박 아침마다 깨우러 오는 치토세에 의해서 메구미는 이불을 잡아 당기고 표정을 찡그리며 5분만 이라고 했다. 그에 똑같이 표정이 찡그려지는 건 그 또한 같은지라 둘은 아침마다 매번 진땀을 흘려야 했다. 하지만 비장의 수단이랍시고 그가...
" 치토세를 죽인건 너 잖아, 안 그래? " 뒷 목이 잡히고 베개에 얼굴을 파뭍히며 자신의 친한 친우였던 자에게 들었던 소리란 그런 소리였다. 아픔과 쾌락의 사이에 껴서 흔들거리는 몸을 맡기고 목 끝까지 차오른 신음을 막으면 살이 부대끼는 소리만 방 안에 가득 찼다. 고통을 눈물로 흘려 보내며 메구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실이었기 때문이였...
BGM : https://youtu.be/vKdpkKBst8w " 너도 반란군이 되는게 어때? " 그는 쥐었던 멱살을 천천히 놓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제 앞이 있는 그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너 진짜구나. ' 하고 말하는 치토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남자를 바라보던 그는 점점 황금색 눈동자를 땅 아래로 내렸다. 그...
의사가 사람을 살리지는 않는다. 의사는 그저 자르고, 붙이고, 고장난 신체를 바꿔치기할 뿐이다. 물론 수술이 잘 되면 사람을 살릴 수야 있겠지. 하지만 당시에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해서 사람이 기적같이 낫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늘 이런 상황이 오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우리 딸 살려내!!! 살려내라고!" "이 돌팔이 새끼야. ...
전쟁을 승리했다. 병사들의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치토세는 병사들을 지휘하며 적군을 타파하고 선봉에 서서 적군의 깃발을 꺾었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단장이 승기를 가져와서 다행이라고. 살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전의 친구였던 자의 감정일지, 아니면 전장을 같이한 사람으로 서의 동료애일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일지. 검은 먼지가 ...
" 그게 네 최선이었니? " 남자는 땀을 흠뻑 흘린 채로 급하게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제 이마에다 가져다 대었다. 이제 이 꿈을 몇 번이나 꾸었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자신이 저지른 일과 괴상한 꿈을 꾼 횟수를 비교한다면 비교할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는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항상 괴상한 꿈, 이제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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