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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포스타입입니다. 포스타입의 두 번째 앰배서더 바라님이 6개월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셨어요. 바라님의 활동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늘 궁금했던 점이 있었는데요.
연구소의 인적사항 용지를 작성하다가 성명 란에 하마터면 이전 이름을 쓸 뻔 했다. 두 번째 글자를 무심코 쓰다 볼펜으로 두 줄을 찍찍 그었다. 지저분한 볼펜 자국과 칸 안의 고쳐 쓴 이름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펜을 놓았다. 아직도 네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이제 더 이상 내 이름이 아닌 이름을 너는 자꾸 불렀다. 이런 기막힌 환청조차 단순한 우울증의 증상 ...
맞다, 너는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A는 강해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서로를 안 지가 10년, 그 중에 같은 집에 산 지가 벌써 2년이 넘어갔다. 룸메를 바꾸겠다는 말을 노래처럼 부르면서도, 걔는 결국 강해도의 옆에 붙어있었다. A는 강해도를 옛날 이름으로 불렀고, 다시 수영을 하라고 했고,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대했다. 나는 이제 다른 인간이 되었을 텐...
"너 되게 많이 변했다." 룸메이트인 A는 꼭 술을 마시면 그렇게 말했다. 사실 예전의 그를 알던 사람이라면 흘리듯이 한 번쯤 그런 말을 하고는 했다. 강해도는 괜히 뒷머리를 헤집었다.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난 사람은 변한다는 말이 아주 거짓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걔는 웃지 않는 얼굴로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했다. 다 잊었으니 모르는 게 맞는 말일...
스무 살, 수능을 치고 집으로 돌아 온 날, 집안은 아무도 없이 적막했다.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만 커다랗게 들렸다. 다 젖은 옷을 벗어내다가 문득, 머리를 잘라야겠다고 생각했다. 화장실 거울 앞에 선 다갈색 눈동자가 소리도 없이 깜박였다. 책상 한 켠에 놓여있던 문구 용 가위를 가져 와선 스스로 머리카락을 잘라냈다. 앞머리를 넘길 수 있을 만큼 길어진 게 ...
수영장 위로 짙은 먹색의 물 그림자가 졌다. 다소 마른 체격에도 다부진 모양새였다. 희어멀건 손끝이 수영장 수면을 건드렸다. 꼭 수온을 재보는 습관 탓이 아니더라도 손에 물 마를 날은 없었다. 느리게 깜박이는 눈꺼풀과 눈초리는 퍽 예민해 보이기도 했는데, 저도 그걸 아는지 누군가 이름을 부르면 입꼬리를 말아 웃곤 했다. 입꼬리가 구겨져라 웃을 때보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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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강무영, 아, 아니 강해도?" 방학이 끝났고, 여름 동안 뭐했냐는 애들의 물음이 여기저기에서 오갔다. 곧 수능인데 뭐가 있겠냐, 그러니까 놈도 그대로였다. 포항 집에 다녀왔다며 조금 더 붙은 사투리도 그대로였고 예민해 보이는 눈초리나 짙은 먹색의 머리카락, 늦은 수면 패턴 뭐 그런 것들 전부. 다만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출석부 위의 걔 이름이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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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 친절의 열에 일곱은 습관이잖아요. 호구 소리 듣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무영아, 하고 부르면 돌아보는 눈초리는 퍽 예민하게 생겼는데, 걔를 아는 새끼한테는 그런 소리나 들었다. 뭐 해달라는 말에 귀찮다 소리는 해도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남의 잔기침이 제 불면 보다 신경이 쓰였다. 땡볕 아래에서 뛰는 애 치고 하얗단 소리를 자주 들었는데, 그야 달리...
강무영, 먹색을 닮은 이름이었다. 물에 풀지도 않은 듯 지독한 먹색의 머리칼이었다. 거울을 보고 제 머리칼을 보고 있자면 어둠에 눈이 멀어버릴 것 같던 캄캄한 밤이 생각났고, 그 한가운데에는 빛나는 야광별처럼 생각나는 얼굴이 있었다. 밤이 지속될 수록 야광별은 빛을 잃어야 옳을텐데 어떤 연유로 너는 아직 빛을 내고 있나. 유일하게 색이 비치는 물 먹은 다갈...
이상하게 일이 잘 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 밖에 할게 없었다. 정환의 직장은 외국계 금융 회사인 탓에 돈은 많이 주지만 근무는 자주 불규칙해졌다. 상황에 따라선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우기도하고 출근시간이 바뀌는 일도 종종 있었다. 아무리 이정환이라고 해도 가끔은 지쳐서 회사가기 싫다고 생각하는 날도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요 근래 이정환은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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