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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FF 한 달에 두 번 정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GMM 클래스가 있는 날이었다. 프로젝트별 워크숍이 아니라 GMM 소속이라면 누구나 연기든 노래든 춤이든 각자 원하는 수업을 신청해서 들어가면 되는 것이긴 하지만 일단은 큰 행사가 잡혀 있지 않는 한 대부분 연기 클래스에 모이는 편이었다. 선호도를 떠나 주업이 주업이니만큼 그렇기도 하고 오랜만에 다들 얼굴...
찰칵. 아날로그 카메라에서나 날법한 셔터음과 함께 작은 벚꽃잎들이 손등을 간지럽혔다. 이곳저곳에서 봄이라고 자랑하듯이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은 요 며칠 들어서 그 절정을 이룬건지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가로수길에는 벌써 사람이 많았다. 서서히 떨어지며 흩날리는 벚꽃 사이에서 오래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흑발의 남자, 엔노시타는 딱히 눈에 띄지도 ...
예상했던 이별이었다. 우리, 헤어지자. 언젠가는 나올 거라 생각한 짧은 한 마디였다. 어차피 끝이 없는 레이스였으니까. 아무리 발버둥치고 거부해봐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삼류 소설에나 나올 법한 사랑을 하고 있었기에. 이걸 이야기로 치자면 절대적인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비애에 관한 비극 정도이려나. 그런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며 오이카와는 맥주 캔을 딱, ...
민형은 재현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나누는 일이 잦아졌다. 부담이 없는 관계라서 편했다. 재현은 이따금 그가 먼저 읽고 씹기도 했으며 민형이 읽고 씹어도 그걸 당연하게 이해해 줬다. 추가적으로 메시지를 더 보내 독촉한다거나 몇 분 간격으로 정확하게 회신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심어 주지 않았다. 화제도 다양했다. 심야 영화를 봤다며 새벽에 갑자기 연락을 했고, 친...
세찬 비가 오던 어느 날씨 더러운 날, 승현은 우산을 쓰지 않은 채, 우산을 쓰고있는 지용을 쳐다보았다. 승현은 차일 것을 알았기에, 참을 수 없던 눈물을 흘리며 지용을 보고있었다. “형.” “어.” “내가 무슨 말 할지 알고있죠.” 지용은 승현이 흐르는 비와 함께 흘리고 있는 눈물을 보며 닦아주고 싶어 손을 들었으나, 차마 그럴 수가 없어서 다시 손을 내...
" 형! 거기서 뭐해요? "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밝은 목소리. 승철은 그런 지훈을 아끼고 좋아했다. ' 단지 너가 친한 후배로서, 친한 친구로서 좋았던것인데.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변한걸까. ' '착하고 귀여운 후배' 이게 승철이 생각하는 지훈이였다. 반면 지훈은 승철을 그렇게 생각한적이 없었다. '쿨럭' 조용한 동아리실에 지훈의 기침소리가 연달...
본 편 <인어공주의 XXX>의 외전입니다. 본 편 링크: https://bosal100.postype.com/post/15922527 본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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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끔찍한 얘기인지 알겠어?" 소녀는 흥분한 듯 손에 들고있는 종이뭉치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이 넓은 우주에 오직 우리만이 있을 수도 있다니까!!" 소녀는 뒤로 펼쳐진 쌔까만 밤하늘은 빛나는 별들로 가득했다. 소녀는 항상 그랬었다. 유약하던 어린시절의 그가 이겨낼 수 없는 부정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했고, 그는 소녀가 주는 공포심-비록 제대로 이해하지...
* 본 후기에는 연극 벙커 트릴로지, 아가멤논 에피소드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첫하지 않으신 분은 읽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항상 만약을 가정한다. 만약 그 때 이랬더라면. 그래, 이 때는 이렇게 했어야 했어.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시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 같은 문장. 가정법을 고안한 사람은 아마 처음 후회한 사람과 동일...
“여기 번호 표요. 한 시간 후에 시작하니까 시간 맞춰 오세요.” “감사합니다.” 윤기는 오디션 접수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봤다. 소리 내어 연습하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사람, 주위에 자꾸 말을 거는 사람, 손톱을 물어뜯으며 불안해하는 사람. 제각각의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윤기는 한 시간씩이나 이런 장소...
1. 종인 종인은 커피를 마시지 않음에도 해피아워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 이 주 전부터 세훈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은 탓이다. 나 그만둘까? 왜 해피아워한대 종인이 해줄 답은 하나뿐이었다. 그러든가. 그러면 어김없이 답은 나쁜놈ㅡㅡ 이었다.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그래도 어차피 세훈은 다음날 같은 메시지를 보낼 거였다. 사실은 작년 이맘때도 이랬다. ...
우리는 항상 문명 위에 살아간다. 그리고 문명 위에서 모든 것을 보장받고 있다. 의식주, 통신, 교통, 치안, 보건, 안전... 결코 어디에서도 문명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런 당신이 무인도에 표류했다. 그리고 당신 옆에는 직장 동료나 지인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 보인다. 보이는 것은 수평선 뿐, 언제 구출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 문명과는 정 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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