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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달빛이 밝은 날이다. 검은 복면으로 온몸을 감싼 한 사람이 달린다. 작고 작은 몸집에.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그는 놀라울정도로 소리가 없다. 지면을 내딛는 두 발이 땅에 거의 닿지 않고. 살포시 닿았다가 바로 몸이 신속하게 허공으로 뛰어오르며 내달린다. 그 몸놀림이 거의 신기에 가깝다. 육안으로는 정확히 보기힘든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숨하나 흐트러지지...
낮잠 속 그 애는 여름의 직사 광선보다 날카로웠다. 도로에 발라진 노란 페인트가 아까 먹은 달걀 노른자처럼 흘러내릴 것 같았다. 뜨거운 한낮의 태양 아래, 아스팔트를 기어오르는 아지랑이 사이 맨발의 그 애. 손에 쥔 차가운 음료에 이슬이 맺혔다. 이슬이라고 부르기엔 팔뚝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굵었다. 이런 날 아스팔트에 베이컨도 굽는다는데 혹여 화상을 입...
언더테일에 대해 잘 모르는데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감사한 분들과, 언더테일을 좋아하긴 하지만 복잡한 팬덤내 용어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하여 간단한 안내서를 써보았습니다.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보다는 팬픽 팬아트들을 즐겁게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내가 쓰고 싶은) 정보를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당연히 스포일러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자세한 내용은 ...
언젠가부터, 그가 변했다."어데 가노?"언제나 웃음을 띄고 있던 얼굴은, 눈만이 웃음이 사라졌고,"누구랑 만나는데?"지나가듯 묻던 물음은 집요해졌다."두 시간 이상은 안 된데이. 데리러 갈 테니께."내 친구의 연인, 이마요시 쇼이치는 변했다."어래, 신쨩!!"탁탁탁,하는 경쾌한 발소리와 함께 변함없이 가벼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이제 성인이고 하니 ...
"어이-이마요시상-저거 또 왔다, 저거" 부활동이 끝나고 뒷정리를 하는 후배들을 지켜보던 이마요시에게 아오미네가 다가왔다. 영 아니꼽다는 얼굴로 엄지를 들어 체육관 문을 가리키는 그의 얼굴에 이마요시가 작게 웃었다. "오야...또 왔드나, 금마""당신도 참 독하다고...그만 좀 오게 해" 아오미네의 말에 이마요시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독하나-?라고 묻는...
Chocolate LoveWritten by. Maria “내일이 무슨 날이게?” 원래 부활동이 끝나는 시간보다 1시간 30분이 지났을 때 즈음이었다. 먼저 샤워를 끝내고 교복으로 갈아입고 있던 아카아시는 속이 뻔히 보이는 보쿠토의 물음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내일이요? 내일 말씀 하시는 건가요? “발렌타인데이군요.” 무슨 의도로 물어보시는 건지는 ...
아래로 <백수가 되어 그리운 것> 편이 이어집니다.
오늘의 뉴옥의 하늘은 어제와 똑같이 잿빛이다. 그렇기 때문에 크레덴스는 하늘을 올려보는 대신 생기 없는 표정으로 바닥만을 응시했다. 그의 품에는 반-마법사회 전단지 뭉치가 들려있었다. ‘엄마’가 그에게 쥐여 준 것이었다. 그는 전단지 뭉치 중 가장 위의 것을 들어 바삐 걷는 사람들을 향해 들이밀었다. 그러나 전단지에 관심을 보이는 이는 누구 하나 없었다. ...
해피 발렌타인~
어서와. 오늘 하루 고생 많았어. 응? 이야기를 해달라고?그럼 오늘은 죽어가는 꽃을 위해 자신의 푸르름을 줘버린 바보같은 소나무의 이야기를 들려줄게.옛날, 아주 먼 옛날에 신성한 기운이 흐르는 산이 있었지.그 산 중턱에는 거대한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살았어.그 소나무는 몇백년 동안 혼자 지냈었지. 하지만 딱히 외로움을 갖고 있진 않았어. 왜냐하면 자신이 ...
며칠 전부터 칼데아 내에서 달콤한 향기가 끊이지 않는다. 언제나의 멀린의 꽃향기가 아니다. 달디 단 초콜릿의 향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하다. 발렌타인 데이가 곧이라는 것이다. 칼데아 내의 사람들- 인간과 서번트 모두, 한 해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초콜릿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길고 긴 한 해였다. 숨이 차도록 달려왔던 한 해가 마침내 지난 이 기...
1. 그 실험체의 이름은, 모브. 뒤에 붙어있었던 숫자는 뭐였더라. 하지만 이제는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다. 2. 레이겐은 어딜 보나 수상쩍은 연구소에서 실험자로 일하는 자였다. 어중간하게 노란 머리카락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새하얀 실험복을 입고 펜을 쥐고는 결과 따위를 끄적거렸다.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되었더라. 기억도 나지 않는 건 분명 중요한 게 아...
가끔 생각해요. 우리, 이렇게 만나지 않았더라면 마음 편히 사랑할 수 있었을지. 타닥타닥, 적막한 공간에 울리던 나직한 소리가 멎었다. 붉은색 머리칼이 덥수룩한 남자는 다음 글자를 기다리며 깜빡이는 노트북을 가만히 바라보다 황급히 글자를 지워냈다. 아. 그와 동시에 터져 나오는 작은 소리. 남자는 안경 안쪽으로 두 손을 밀어 넣어 얼굴을 가린 후 깊은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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