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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 인프피의 가식에 대해서 좀 다뤘는데, 갑자기 “착하지 않은 인프피, 가식적 인프피”에 꽂혀서 돌아옴. 저번 글에 뭔가 인프피 관련 생산적인 글을 들고 온다고 했으나,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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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조용했다. 이번 무한열차 임무에 파견된 인원은 나 혼자였다. 카마도 대원 일행은 아마 렌고쿠 씨가 간 임무에 따라갔을 것이다. 그에게 물을 것이 있을 테니까. 저번 삶에서 주워들었던 ‘히노카미 카구라’인지 뭔지. 내 입장에서도 없는 편이 편했다. 무언가 잘못되더라도 나만 죽으면 되니까. 혹시 몰라 미리 바꿔치기한 표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혈귀술...
재민은 쏟아지는 폭우 앞에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오늘부터 장마가 온다는 얘길 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재민은 원체 뭘 잘 들고 다니는 타입이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오늘 우산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리 없었다. 사실 우산이 집 어디에 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주변을 슬쩍 둘러봐도 그 흔한 편의점 하나 보이지 않았다. 평소엔 골목 하나에...
오늘 예지는 하루 온종일 기분이 나빴다. 다들 그런 날이 있을 것이다. 뭘 해도 기분 나쁜 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평소 같았으면 참을 일도 욱하게 되는 날. 감정도 오락가락했다. 살 일이 없는 물건도 괜스레 충동구매 하게 되고 울만 한 주제가 아닌데 갑자기 눈물이 나는, 예지에게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조울증 마냥 기분이 자꾸 오르락내리락 거려서 ...
※공포요소, 불쾌 주의※
아무도 몰랐던 아름다운 계절은 그만 끝나버렸네요. 시작은 따뜻한 봄이던 계절이, 그러다 찜통같이 찌는 것 같았던 불타는 여름 같던 계절이, 그 찜통 같던 여름날을 식히던 가을 같던 계절이, 모든 것이 얼어버려 더 살지 않던 겨울날 같던 계절이. 모든 걸 느낄 수 있었던 아무도 몰랐던 아름다운 계절은 그만 바다에 빠져 따뜻함과 더움과 서늘함 그리고 시림이 향...
피부와 피부가 맞닿았다. 열점이 피어오르고, 타올랐다. 서서히 녹아내린다. 아무 감정 없이 등을 맞대 녹아내린다. 추억 한 점 남기지 않고, 감정 한 점 남기지 않고 서서히. 우리 추억을 담고 있던 그 사랑은, 우리 감정을 모두 담고 있던 그 사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흘러내려 단단한 돌이 되어버렸다.
피를 뽑자마자 해야 하는 일이, 오랜만에 영화를 보는 일이라니 어쩐지 피가 마르는 기분이다. 다른 팀원들은 본인의 구단주를 처음 보는 것 치고는 지나치게 평온한 얼굴이었다. 백윤명은 심지어 기쁜 듯이 웃고 있었다. “우리 아빠가 그랬지. 그림을 보면 화가를 안다고. 디자인한 유니폼을 볼 때, 우리 구단주님은 아주 훌륭하고 배우신 분임이 틀림없어.” 영화가 ...
백윤명은 본인이 무엇을 했는지 잘 안다는 표정으로, 드래그온 쪽의 사람들을 노려보고는 말한다. 무어라 중국어로 이야기하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나와 나머지 팀원들은 서로 속닥거리는 것으로 불안감을 잠재우고 있었다. "세미짱, 저거, 저거 피 맞죠?" "아니면 뭐겠어?" "우리, 징계받거나 그러진 않겠죠?" "······." 서지학의 미간이 잔뜩 성...
비행기가 떠오르고, 제유준이 휘청이며 화장실로 향했다. 백윤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담요를 덮고 그대로 잠들었다. 문세은은 켄넬 안의 루마를 여러 각도로 찍은 후, 보정하고 있었다. 서지학은 팔짱을 끼고 정자세로 앉아 있었다. 뭘 열심히 보나 했더니, 좌석에 붙은 모니터였다. 어떤 기내식을 제공하는지가 나와 있는 화면에서 눈을 뜨지 못하는 모습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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