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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도 없이 우주를 유영하던 날들이 있었다. 궁니르에서 손을 놓고 아스가르드의 빛과 멀어졌을 때에는 그대로 죽어버릴 생각이었지만, 정작 괴물들에게 둘러싸여 목숨을 위협당하자 생에 대한 의지는 제 입을 열고 뱀 같은 화술을 매끄럽게 꺼내놓았었다. 어쨌든 잠깐이나마 로키는 진지하게 죽음을 결심했고 그 순간의 선택에 하나뿐인 연인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그가 ...
모두가 아는 것과는 달리 장난의 신이 아니었다. 그의 진정한 권능은 전쟁의 신이었다. 모두를 지키는 수호의 전장에 앞장서는 이가 아닌, 계략으로 적들의 내부에서부터 차근차근 붕괴시키는 자. 물론 전쟁의 신인 만큼 다른 이들의 생각과는 달리 무력도 보통보다는 더 높은 축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진실을 아는 자는 단 둘뿐이었다. 아스가드로의 주인인 오딘과 모든것...
있잖아요, 악마 씨. 혼자 기다리는 건 너무도 지루하고 외롭네요. 그, 기다리는 게 힘든 건 아니에요. 원래 있던 샘에도 누군가 찾아오지 않는 일은 흔하니까요. 오히려 이 샘을 찾아 주는 존재가 흔치 않다고 해야겠죠. 그래서 당신이 나타났을 때 더욱 기뻤는지도 몰라요. 비록 처음은 조금 무서웠지만요. 셀 수 없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곳에 오는 존재는 숲에...
에드워드는 방랑자처럼 움직이던 다리를 멈추곤 그대로 바닥에 누워 따스한 햇볕을 느꼈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볼 사람도 없었다. 잠깐 동안의 행복감을 느끼던 중 알에게서 로이가 자신을 호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온갖 욕을 지껄이며 눈을 느릿하게 두어 번 감았다 떴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따스한 햇볕이 뜨거움으로 바뀔 때 즈음 반동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일어났...
22. 대답 못 할 이유도 없지최민기는 매사 즐거운 성격이었다. 그래서 언제나 재밌는 것에는 사족을 못 썼다. 본인이 가진 화려한 외모에 딱 어울리게도 즐거운 것을 좋아했다. 분명히 김종현이 황민현에게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둘의 대화는 둘만이 알았기 때문에 딱히 내색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졸라 궁금했음. 왜냐면 재밌으니까. 둘이 나갔던 김종...
*스포일러 주의 *마지막에 좀 빻은 소리가 있습니다() 솔직히 영화를 보기 전에 워낙 들은 이야기가 많아서 좀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런 탓인지 제가 상상했던 최악보다는 영화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좋았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괜찮았습니다. 솔직히 전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멘탈이 다 털려서 넋부랑자가 되어 있을 줄...
※ 주의 고어한 묘사, 신체 훼손, 갑작스러운 충동, 불합리한 상황 가상의 지하철을 소재로 한 나폴리탄이나, 초능력을 가미하였으므로 어느 정도 대항이 가능한 묘사가 나옵니다. 정통
한달음에 달려온 셰이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창고의 입구에서부터 줄지어 늘어진 시체들을 발 끝으로 밀며 저벅저벅 다가온다. 뒤통수가 완전히 떨어져나간 남자의 얼굴을 오랫동안 응시했고, 세상에 종말이라도 온 듯 서럽게 울고 있는 에드워드를 헤이담에게서 떼어냈다. 기운을 잃고 쓰러진 아들의 몸을 가볍게 들쳐업는다. 많이 겪어본...
소년은 눈을 떴다. 천장이 돌았다. "아……." 한숨 같은 소리를 내자 누군가 가까이로 다가왔다. 흰 앞치마를 두른 나이가 지긋한 여자였다. 앞치마에 병원의 문양이 찍혀 있었다. 치료사는 소매를 걷은 손을 들어올려 알피노의 이마에 올려 열을 살피는 것 같았다. "괜찮으세요?" 괜찮은지 괜찮지 않은지 무엇이 괜찮아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로 알피노는 대강 고...
w. 제이 쨍그랑- 무언가 깨지는 소리에 잠귀가 밝은 아카아시가 눈을 떴다. 한 번 잠이 깨버리면 쉽게 잠이 들지 않았기에 화장실도 다녀올 겸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왠지 소름 돋았다.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와 보니 부엌에 불이 환하게 들어와 있었다. 조심스레 부엌에 들어간 아카아시는 여기저기 떨어져있는 유리조각에 눈살이 찌푸려졌...
11 “그게 다 나갈 줄 몰랐다” 다니엘의 말에 지성은 이마를 살포시 집고 한숨을 작게 쉬었다. 자신의 탓이지. 지금까지 그의 장난을 모두 받아준 제 탓이다. 그의 장난이 매우 초딩같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고 그걸 사실 싫어하지 않아서 피해 본 일도 없었다. 그게 그가 주는 애정의 한자락 이라고, 그게 자신이 그에게 받을 수 있는 우정의 한 부분이라도 생각...
드림배틀이 종료되고 제갈량이 떠난 후 유비는 제갈량이 그리워질 때면 방에서 홀로 슬퍼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드림배틀이 완전히 끝난지도 두어달이 지났지만 떠난 이들의 빈자리는 쉽게 메꿔지지 않았다. 돌아온 공손찬과 노식사부님 그리고 조조와 손책은 드림배틀에 관한 기억을 잃어버렸고 반드시 돌아오겠다던 영웅패들은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도원관에...
최근 에레브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부쩍 유명해진, 그래봤자 꼬맹이일 뿐이라 떠드는 비아냥거리는 세력들을 뒤에 업고 오히려 힘차게 비상하는 듯한, 그 괴도 팬텀이, 에레브 역사상 유레없을 황제를 만나러 온다는 거였다. 따뜻한 티루 털 모피도, 빛나는 보석 조각도, 진주 한 알은커녕 바다를 본 적도 없을 포유류들이 우글거렸던- 한때는 그랬었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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