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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오랜만입니다.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잘 지냈습니까? 라고 묻고 싶은데, 못 지냈을 걸 알아서 물을 수가 없군요. 음, 저는 잘 지냈습니다. 지금은… 조금 춥고 멍하지만요.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자세히 말하진 않겠습니다. 당신이 일대를 다 뒤집어 놓을 것 같아서요. 사실, 그렇게 하기도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사시사철 추운 지역이라는...
넓고 높은 거실 한가운데에는 바래진 상아색 천으로 덮인 그랜드 피아노 하나가 덩그러니 있다. 다 가려져 형체만 남은 피아노는 이것이 모자인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인지 맞혀 보라는 격이었다. 이따금 출처 모를 바람이 드나들 때면 긴 생머리가 휘날리듯, 먼지 쌓인 천이 무겁게 펄럭거렸다. 피아노를 덮은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자의로 누구도 저 마물을 거들떠보...
Arthit은 카메라를 들고 목적지 없이 여기저기 배회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해서 목적이 없다기 보다도, 자신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무언가, 아니면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학교 페스티벌이 바로 2주 정도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번은 그가 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였고, Arthit은 뭔가 주목할만한 것을 원했다. 그의 사진 동아리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것을....
"어떻게든 작전만 성공시켰으면 된 것 아닙니까, sir?" 아직 상관을 대하는 말투는 유지하고 있지만 매버릭의 어조에 억울함이 스며들었다. 매버릭은 실낱같은 희망을 담고 애교 어린 눈망울로 아이스맨을 올려다 보았다. 그의 상관이자 연인, 그리고 이 함선의 함장인 아이스맨의 굳은 표정은 그럼에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콜사인처럼 더욱 차가워질 뿐이었...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 그것의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어느새 몸을 일으켰다. 빛이 필요해 스위치를 찾아 켜 시야를 밝혔다. 이 순간에도 변화 없이 계속 어둠 속에서 밝은 점들만이 가득한 창문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나는 이 우주에 남겨져 있다. EARTH#803 "안녕 아리아" "안녕하세요. SJ -777-77" 우주선의 인공지능에 말을 걸어 가동한...
한희정-잔혹한 여행 36.
첫 포스트는 발행했지만, 그다음부터는 자꾸 미루게 된다누가 마감까지 어떻게든 끌고 가줬으면 좋겠다!하나라도 꾸준히 연재해 보고 싶다! 이런 생각, 단 한 번이라도 해보신 적 있다면
※ 장편 글입니다※ 캐붕이 심합니다※ 게임환생물이라서 취향이 매우 탑니다 이런 취향이 아니신분은 다른 걸 봐주세요 "그러니까! 왜 기억을 잃었냐고! 이러면 내가 여기에 온 이유가 사라지잖아!" 여자의 말에 에스프레소는 도저히 이해를 못했다. 대체 저 여자가 누구길래 나한테 이런 소리를 하는 건인지를 그러니까 저 여자가 하는 말을 조합해 보면 에스프레소는 시...
기시감. 키우는 내내 얼굴 빼고는 사현과 딱히 닮은 점이 없다 느꼈던 율성에게서 사훈은 기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자신은 열여덟이고 사현은 열일곱이었던 때, 바로 그때의 사현이 지금 율성의 얼굴 위로 겹쳐보였다. 피곤할 정도로 캐묻고 온몸으로 불만을 내보이던 어린애 같은 연사현. 그때의 사훈은 사현이 어린애 같다 느꼈으나 정말 '어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듀포는 한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어디 가지 않고 오래 집에 있어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진 갓슈가 신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창 밖에 나가 뛰어놀고 싶을 나이인 갓슈는 집 안에 오래 있기 힘들어했다. 사실 연구소에서 그렇게 오래 있었던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같이 밖에 나가 놀자고 10번 정도 조르자 듀포가 드디어 일어났다. 신나서 먼저 ...
소년은 끝없는 이야기에 사로잡혔다. 그곳에는 영웅이 있었고, 그곳에는 최악의 인간이 있었고, 그곳에는 죽지 못하는 자의 비애가 남았고, 그곳에는 실낱 같은 희망이 실바람을 타고 날았다. 이야기에 끝은 없었다. 모두가 바람을 따라 날아오르고, 땅을 기었고, 무너진 성벽을 타고 올랐다. 다만 이야기는 영원하게 남을 방법이 없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어떻게 이야...
“여주야.” “...” “무슨 생각 해. 빨리 그거 다 비워. 어제도 토해놓고 어쩌려고 그래?” 정아의 잔소리가 한쪽 귀로 꽂힌 뒤 시간차를 두고 반대쪽 귀로 빠져나간다. 요즘 2집 업무량에 김석진 생각까지 더해져 속이 말이 아니었다. 내가 죽을 앞에 두고 고사를 지내자, 박정아가 오늘은 연습실까지 쫓아와서 다다다 퍼붓는다. “요즘 애가 왜 이렇게 ...
돌아오는 내내 갓슈는 젬과 요뽀뽀의 얘기를 했다. 그 얘기를 들은 듀포의 감상은 젬이라는 꼬마의 머리는 나쁘다라는 생각 뿐이었다. 젬과 요뽀뽀는 서로 얘기를 다 끝마쳤는지 눈이 퉁퉁 부은 채로 갓슈를 다시 찾아왔다. "도와줘서 고마웠어." "요뽀뽀이!" "우웅 당연히 도와야할 일이었네!" 듀포는 웬만하면 다른 마물과 엮이지 않아야겠다는 앞선 판단과는 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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