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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 가장 중요해요'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아무도 믿지 말고, 아무도 의심하지 마.'와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본 글과 전작,
아침 6시 약간의 진동으로 울리는 알람을 끄고 침대에 일어나 옆을 본다. 아직까지 세상 모르고 잘 자고있는 우리 현이... 현이가 아직 자고 있는것을 보고 나는 자리에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 씻고 아침 준비를 한다. 계란말이가 다 되갈때 쯤 방에서 나온 현이는 눈을 비비며 나를 올려다본다. "아빠.." "응 아빠 여기 있어" 아직 어린 현이는 일어나자 마자 ...
간밤에 꿈을 꾸었다. 길고, 진부했는데 깨어나보니 숨을 급히 들이키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을만큼 가슴께가 저렸다. 그래, 저리고 아렸다. 꿈을 꾸는 내내 저리고 아렸다. 목놓아 울었던것도 같다. 무엇보다, 파랗다못해 서슬퍼런 나비 하나를 보았다. 파란 나비 점심에 받아 먹은 급식이 오늘 식사의 마지막인 것을 알기에, 게다가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만둣국이 나...
나는 분명히 길을 걷고 있었다.. 둔탁한 소리가 귓가에 들리며 머리 뒷부분부터 목까지 따뜻한 무언가가 흐르며 정신이 아득해지고 눈이 감겼다 눈을 떠보니 앞이 보이지 않았다 손발은 무언가에 묶여 움직이지 않았고, 이곳은 서늘하고 퀴퀴한 냄새와 썩은 냄새가 나며 고요했다.. 여기는 어디이고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나는 누구이고 왜 아무것도 기억이 나...
스산한 저녁의 천변을 걷는다. 찬바람이 수의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간다. 바람은 언제나 먼 곳에 있다. 멀리서 오는 바람일수록 조심해야한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잠시 이 생을 스칠 뿐인 네게 가장 위험한 것이 바람이라고, 너무 많이 바랄수록 인간의 바람은 보다 먼 곳으로 너를 보낼 것이고 끝내는 길을 잃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경고를 들었어야 했다....
피사체가 여린 감투를 쓰고 내게 와 날카로운 발톱을 드리웠다. 숨죽이고 나를 노려보던 그것은 찰나를 틈타 발톱을 휘둘렀다. 한순간에 머릿속 한구석을 베여나간 자국은 영감이 되어 나를 전율시켰다. 날카로운 아픔은 곧 통증이 주는 쾌락이었다. 낯선 쾌락이 정신을 두드렸다. 생경한 모사요, 생의 발돋움이라. 어서 그에 응해 육신을 움직이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
'내일의 너는 어떤 모습일까? 다시 내 옆에서 웃는 너로 돌아올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일찍 나오셨네요?" "그러게요, 오늘 버스가 좀 일찍 도착해서요."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그래도 티가 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일찍 나온 사실을 감추느라 괜한 버스 핑계를 댔다. 더이상 집은 아늑한 곳이 아니었다. 홀로 있기 너무나 넓은 곳,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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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 싫다. 정말 싫다. 징크스라도 되는 듯, 비가 올법한 날에는 늘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 그러면 어김없이 하늘에서는 비가 쏟아졌다. 아이들은 자신이 가져온 우산을 쓰며 가거나 부모님, 혹은 친구와 같이 우산을 쓰며 갔으나 난 그렇지 못했다. 부모님은 늦은 시간까지 일하시느라 바빠 나를 데리러 올 수가 없다. 친구 중에는 같은 동네도 없다. 그...
화요일의 남자. 우리 간호사들이 그를 보며 지칭하는 용어였다. 화요일만 되면 어김없이 꽃을 들고 와 303호로 들어가 오랜 시간 동안 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병원을 빠져나가는 남자. 처음에는 그저 문병을 왔구나 생각하며 그에게 관심 없던 간호사들이었으나, 그가 화요일마다 빠짐없이 같은 시간에 문병을 오자 하나둘 호기심이 생겨 화요일만 되면 어김없이 그가 나...
집으로 돌아갈 때면 언제나 이용하는 480번 버스 안은 평소보다 기온이 훨씬 낮았다. 몸이 으슬으슬해서 닭살이 돋았다. 늦여름이라 아직 에어컨을 끄지 않을 계절 탓이기도 하지만, 아마 창밖으로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리는 비 때문일 거다. 그건 내게 있어서 불행의 서막이었다. 가뜩이나 배가 차가운 편인 나는 이런 날은 쥐약 먹은 생쥐처럼 골골거리고 꺽꺽거리기...
학교, 야자, 학원, 과외. 나의 시간은 숨 쉴 틈도 없이 바쁘게 굴러가고 있다. 쉬는 시간에도 눈 한 번 붙일 틈 없이, 학원 숙제나 과외 숙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서울대, 적어도 서울에 있는 상위권 대학에 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지칠 시간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야 했다. "이번 기말고사도 우리 반에선 장백기가 일등이네." 반 1등은 놓친 적이 없...
"요즘 들어 두통이 잦아지고 있어요." 사람들로 가득찬 카페 안의 수많은 테이블 들 중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은 나는 이마에 손을 짚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살면서 그런 적은 없었다고 했잖아." "맞아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늦게 자도 항상 제 시간에 멀쩡한 상태로 눈을 떴었거든요? 근데 이젠 제 시간에 ...
소행성에 비친 어느 별의 빛이 낯뜨거웠다. 이렇게 작은 별임에도 불구하고 빛을 받는 쪽과 받지 않는 쪽은 여실히 드러나 있을 뿐이었다. 나의 성격과 심정 또한 그러하다. 다른 이에게 비치는 나는 분명 아름다운 장미의 꽃잎이지만, 보여주지 않는 면은 가시임에 틀림없다. 아니, 반대인가? 나도 모르는 새에 누군가에게 나는 가시일지도 모른다. 내가 사는 소행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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