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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이후로 이민형은 고3 수험생처럼 공부를 했다. 만취 상태라 기억을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아침 정신 차린 듯 말끔한 얼굴로 강의실에 나타났다. 강의실에 들어와 나를 보지 않길래 어제 기억은 잊은 건가 했는데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 가자고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었다. "곧 종강이지?" "네" "그럼 나랑 또 밥 먹자" "...봐서요" ...
*트리거 워닝 주의(자해 요소 有) 그날 이후로 나는 의식적으로 재민을 피했다. 재민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재민이 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나는 방문을 꾹 걸어 잠갔다. 술김에 한 얘기들이 너무 부끄러웠다. 괜히 그런 소리를 해서. 왜 나는 항상 후회할 일만 할까. 일주일쯤 지났을까, 재민이 방문을 두드렸다. 해나야. 나를 부르는 재민의 목소리에 ...
“나 번호 좀.” 나는 그의 폰에 번호를 입력했다. 그가 웃으며 내 핸드폰에 전화를 걸어보더니 ‘꺼져있는데?’ 라고 했다. “배터리가 나가서.” 핸드폰에 대해 까먹고 있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아마 엄마한테 돈을 보내놨으니 다음주에나 다시 연락이 올 것이다. 엄마는 늘 바빴다. 돈에 쫓기고 새아빠의 눈치를 봤다. 처음 돈을 빌릴 때 키워준 값이...
*트리거 워닝 주의(자해 요소 有) 재민의 부모님이 고모를 찾아왔다. 고모는 그분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재민의 부모님은 굉장히 세련된 분들이었다. 네가 민해나야? 반가워. 재민의 어머니는 발랄하고 쾌활한 얼굴로 내게 악수를 청했다. 언제나 음울하고 찌푸린 얼굴만 보았던 내게는 충격이었다. 내 손을 가볍게 잡고 흔들더니 유정아, 하면서 응접실 안으로 들어갔다...
*트리거 워닝 주의(가정 폭력/자해 요소 有) 언니와 나는 19살 차이가 났다. 언니가 죽지 않았더라면 나는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엄마는 늘 내게 죽은 언니 얘기를 했다. 언니는 돌 때 이미 혼자서 돌잔치 하는 곳을 걸어 다녔고 돌잡이에 쓸 돈도 자기가 걷어왔다고. 그에 반해 나는 돌이 지나도록 걷지도 못했고 말도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떼었다. 보통보...
<아래 해석 부분 있으니 잊으시면 안 됩니다!> 혹시 꿈이 아닐까. 이동혁을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눈을 뜨면서도 꿈을 꾸는 거라고. 비가 오는 그날, 이동혁의 환영을 본 것처럼, 어쩌면 지금도 그러고 있을지 모른다며 나를 속이고 있었다. 이동혁과 겹쳐 잡은 손이, 속이려 해도 속이지 못할 체온이 느껴지면서도, 절망이 두려워 착각이라, 말했다....
※ 주의 고어한 묘사, 불합리한 상황,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묘사(유충) [한마음연주회장 행동수칙] 안내문을 읽기에 앞서 이 시간부로 눈에 띄는 행동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어
무료 발행글. 글 하단에 소장용 결제창입니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귓가를 울리다 못해 거짓말 조금 보태선 심장까지 둥둥 울리게 했다. 이런 분위기 딱 질색팔색 하면서 온 이유는, 짜증 나리만큼 단순하고도 유일하다. “진아, 잘 봐줘. 아예 관심 없는 애가 봤을 때가 정확하다고.” “아 알겠어. 머리 아프니까 빨리 좀 하면 안 돼?” “아직 내 순서가 아니...
재현이 나를 감히 연모한다고 했다. 나는 망설여졌다. 내가 재현에게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 것일까. 나는 도망치듯이 재현의 방을 빠져나왔다. 뜨개질감도 채 챙기지 못한 채였다. 침대에 누운 나는 밤새 울리는 재현의 기침 소리를 들으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식탁에 나온 재현과 마주쳤다. 나는 차마 재현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아직 재현을 ...
휘슬 부는 소리가 났다. 상대편 코트에 떨어진 공이 툭, 툭 하고 굴러갔다. 경기장 안에는 거친 숨소리만이 가득했다. 5초 정도 정적이 흘렀을까. 우레와 같은 함성이 났다. 눈가가 시큰해지는 걸 이 악물고 참았다. 울 수는 없지. 동메달인데 우는 건 아니지. 속으로 울음을 눌러 삼켰다. 지독했던 여름이 드디어 지나갔다. 유독 숨이 막히는 때였다. 숙소에서 ...
재현이 숨을 빠르게 몰아쉬고 있었다. 뛰어왔는지 얼굴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재현이 천천히 걸음을 내딛었다. 나는 젖은 얼굴을 옷 소매로 닦아냈다. “이서아 아니고 이서연? 지갑 주인 맞지? 나랑 동갑이고.” 그가 슬쩍 웃어보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실컷 거짓말했는데 이제와서 실토하는 꼴이 꽤 웃겨보일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처음 보는 사람한테...
야 한지아 왔다! 여기야! 여기 앉아!! 시끄럽지만 기분은 좋았다. 어차피 식당은 통째로 빌렸으니까. 다름이 아닌 고등학교 동창회이다. 전교생 백명도 채 되지 않는 학교인데, 애들 발성이 좋은 건가. 이 적은 인원으로 식당 하나가 떠나갈 것 같다니. 애들도 오랜만에 봐서 신났나보다. 잘 살았냐 지아야? 아니 우리 대학도 다 서울에서 다니면서 왜 이렇게 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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