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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바나 님, 직업인 A 님
w. 김깐토 주름 하나 없는 셔츠에 팔을 꿰어 넣고 단추는 끝까지 채웠다. 넥타이를 두르고 손목에 전자시계를 걸고, 까맣게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정리했다. 교복 웃옷 위에 가방을 얹으며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열기 전 벽에 걸린 달력을 살피는 눈동자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4월 27일. 어제가 26일이었구나. 고요한 혼잣말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문...
김깐토의 번성이 시선으로 쓰인 Obsess를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원작을 먼저 읽어주세요 :D 원작 Obsess : http://posty.pe/y8bhzx 술에 절어 둔해진 머리로 어디인지 모를 길을 휘적휘적 걷다가 울컥 다시 치미는 취기에 비틀대며 닥치는대로 손을 뻗어 닿는 벽을 잡았다.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있었지만 그것마저도 못 견디겠어서 등으로...
w. 김깐토 새벽 공기가 제법 쌀쌀했다. 타는 듯한 더위가 가신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는지, 휙휙 변하는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두툼한 카디건을 여며 보지만 전부 헛수고였다. 몇 번 더 여며 보다가 그마저도 그만뒀다. 자꾸 코가 간지럽고, 등허리가 시큰한 것이 그 지독하다던 환절기 감기를 온통 앓을 판이었다. 1층에서부터 올라오기 시작...
w. 김깐토 읽고 있던 책을 뒤집어 배 위에 올려두고 습기로 가득 찬 유리창을 문질러 여러 가지 모양을 그렸다. 장마는 아닌데 앞으로 일주일간 비가 온다고 했다. 지독히도 습하게 전해지는 물비린내가 코끝에 머무른 채 가시질 않았다. ‘쉬엔이 영화 보자고 그러더라.’ ‘잘 보고 오든가.’ ‘코미디가 좋을까, 액션이 좋을까?’ ‘그걸 왜 나한테 묻는데.’ 옷깃...
"형, 진짜 안 마실 거야?" 안 마신다니까. 그냥 니들끼리 즐겁게 마시라고. 작년에 간 수련회에서 밤새우면서 술 마시다 교관한테 걸려서 호되게 혼난 이후-심지어 나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더 혼났다-수학여행에서는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었다. 근데 형, 우리 걸리면 형은 마시든 안 마시든 혼날 텐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 미안한데 나 억울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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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 소재가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오타는 상냥하게 말씀해주세요. *본 글의 배경은 조선시대이나 역사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 많아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주세요.* 그는 머리를 부여잡고 한참을 목놓아 울었다. 세상을 잃은 듯, 큰 소리로 울었다. 궁 안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라 느껴...
** BGM 추천합니다. ** w. 김깐토 곽승은 청렴결백한 사람이었다. 태어나 정직 빼면 시체! 라는 말을 거의 세뇌에 가까울 정도로 듣고 자라 지금껏 하늘 우러러 부끄러움 한 점 없이 살아왔으며, 정의를 따르고, 불의에 거침없이 맞서 험난한 세상에서 빛을 발하는, 요즘 세상에 극히 드물게 존나 간지나는 청년이었다. “나 오늘 못 가. 어, 어. 아니, ...
빛의 속성 1. 직진 번성은 승을 본 순간부터 저 세계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옆집에 사는 승은 강박처럼 질서정연한 자신만의 틀을 견고히 세우고 그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었다. 지켜봐온 바에 의하면 그는 친구들에게도 자신이 정해놓은 온도의 다정함만을 건넸다. 따뜻한 듯 안 한듯한 37도의 온기로. 분명히 승의 얼굴은 말갛게 보드랍다. 웃으면 천진난만한 ...
** BGM 들으시면 더 좋을지도……. ** w. 김깐토 ‘야, 너 되게 땅콩 같이 생겼다.’ 초면에 존나 실례되는 말을 씨부리던 모습이 곽승의 첫인상이었다.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 뱉었던 말이 악의 없는 그저 순수한 감탄이었다는 게 새삼 빡치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아마 남의 기분이 어찌야 됐든 할 말은 곧 죽는다 해도 해야 한다는 성정은 떡잎부...
출사로 한강공원에 다녀온 이후로 신입생은 동아리실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서너 번은 오던 아이가 아예 오지 않으니 승은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덮친 것은 본인이면서 새빨갛게 달아오르던 신입생의 얼굴을 생각하면 더 답답했다. 결국엔 신입생이 써왔던 입부신청서를 찾아 반을 알아냈다. 1학년 5반 정번성. 수업이 끝나고 도망칠지도 모...
어린왕자 이야기 속 상자 안에 담긴 양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생각할수록 자신을 둘러싼 상자의 부피가 커지는 것 같다. 너는 점 같았다. 네가 모여서 선이 되고 면이 되고, 그 면이 되어 공간을 만들어 나를 둘러쌌다. 분명 너는 콕하니 작게 찍힌 점이었는데 어느새 이렇게나 가득 모여 가늠할 수도 없이 커다래져 그 안에 나를 머금었다. 생각을 떨쳐내려 도리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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