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한 컷씩 넘겨보는 카툰 포스트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는 동영상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더 정확한 검색결과를 얻어보세요.
내 취향의 콘텐츠를 즐기고 크리에이터를 응원하고 싶다면?
10 “빈이 씨, 아침 묵읍시더.” 눈꺼풀 가득 들어찬 붉은 빛과 고소한 달걀 후라이 냄새, 뺨을 스치는 바람은 곰팡내 나던 어제 아침과는 너무나 달랐다. 빈은 혹여나 이 모든 것이 환상이 아닐까 걱정했다. 그러나 곧 부드러운 손길이 어깨를 흔들었다. 빈이 현실에 있다는 것을 일깨웠다. “벌써 열한 신데예, 어디 아픈 건 아이지예?” 실눈을 떴더니 아무렇게...
09 하루 치 일당을 한 번에 써본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누군가와 함께 마음 놓고 식사를 한 적도 대학에 들어와 처음이었다. 가족 같은 누군가, 같이 식사를 나누고 집을 나누는 누군가가 생긴 것도 처음이다. 그래서 빈은 자꾸 눈물이 났다. 맘에 찰 때까지 울어도 된다는 말에 빈은 주위 시선도 잊고 목구멍이 시원해질 때까지 울었다. 부모님이...
08 빈이 야무지게 쌈을 싸서 작은 입에 넣었다. 경희는 빈의 오물거리는 발간 입술을 바라봤다. 이렇게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경희는 빈이 하숙집 아침밥이나 컵라면, 삼각 김밥 외에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는 것을 본 일이 없어서 반대편에 앉은 빈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경위님, 드세요. 타요.” “아, 예, 묵고 있슴다.” “진짜요? ...
07 햇살이 뺨을 간지럽혔다. 속눈썹을 톡톡 건드린다. 젖은 흙냄새 같은 것이 콧속으로 들어왔다. 고등학생 시절, 어느 날로 돌아간 것 같다. 아니, 성인이 되며 겪은 비극은 그냥 꿈이 아닐까. 곧 더 늦잠을 자면 지각이라며 동생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을까, 아버지가 샐러드를 곁들여 샌드위치를 준비해 놓은 것은 아닐까, 어머니는 일을 하러 가며 자신을 ...
06 사기를 친 놈들을 쫓아다닌다고 나흘 밤을 잠복근무를 했다. 집에 가서 속옷 가져올 시간도 없었다. 그냥 진을 치고 앉은 장소 앞 편의점에서 새 속옷을 사 간신히 갈아입었다. 편의점에서 바코드를 찍어주는 직원을 보면서 그 애를 생각했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항변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 애의 전화번호도 없었다. 바보 같이 지금까지 기본적인 것도 모르다니...
05 빈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경희를 노려봤다. 잔뜩 쳐진 눈썹과 벌벌 떨리는 경희의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들이 그의 의도가동정이 아니었음을 말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빈은 그를 자신의 방에 들인 것이 후회스러웠다. 끝까지 숨겨야만 했던 것이 까발려졌다. 까발려진 것은 방이 아니었다. 음의 값으로 파고들어가는 통장 잔고를, 상처투성이 마음을 들켰다. 얼굴이 붉어...
첫 걸음을 내딛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팁
04 경희는 곰팡이가 슬어 너덜대는 벽지, 들이치는 외풍과 차갑게 식은 바닥을 보고는 어째서 매번 빈이 콜록대는지 한 번에 이해가 갔다. 빈은 그게 익숙하다는 듯 집 안에 들어오자마자 가디건을 두 개나 껴입고는 책장에서 책을 꺼내 경희의 품에 안겨주었다. 얼른 나가라는 듯이, 경희가 빈의 등을 언덕에서 밀어주었던 것 같이 빈이 경희의 등을 밀어대서 경희는 ...
03 “...들어와요. 머리 조심하고요.” 사실 멀끔하고 키도 큰, 패션 감각만 조금 좋지 않을 뿐, 멋지게 생긴 옥탑방 경찰에게 이런 꼴을 보여주기는 싫었다. 조금만 흐리거나 비만 와도 축축해서 곰팡이가 슬어 벽이 꺼멓게 변하고, 하수구 냄새가 나는 추운 방. 빈은 그 방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교통사고로 한 번에 사라진 어머니, 아버지, 동생. ...
02 그 애를 만난 것은 이 동네에 발령을 받고 나서였다. 치안이 좋고 부유한 동네여서 경찰대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동네였다. 그럼에도 문제는 있었다. 바로 경희 본인이 살 수 있는 집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는 것. 경희는 서와 살짝 떨어진, 그러나 십 년 내에 재개발로 밀려버릴 동네에 하숙집에 옥탑방을 하나 찾았다. 어차피 일을...
01 별도 없이 새까만 밤이다. 하늘에 있던 모든 별빛들이 땅에 떨어져 고작 동네의 침침한 창문 불빛들이 되었던가. 경희는 고개를 들어 가야할 길을 훑고 저 멀리 돌아가야 할 보금자리를 눈으로 더듬었다. 익숙한 창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보인다. 당연히 불이 꺼져 있을 줄 알았는데. 어린 연인이 밤늦게까지 할 일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던가, 경희는 의아했다...
01 어지럽다. 웃음소리. 사이렌 소리. 사람들의 흔들리는 몸과 알코올 향. 붉은 색, 푸른 색, 누런 색, 가지각색의 조명들 중에 흰 빛은 없다. 이런 곳에 그 애가 제 발로 올 리는 없는데. 하지만 분명 그 애의 핸드폰이 잠시 켜졌다가 꺼졌다고 신호가 잡힌 곳은 이 곳이다. 부서진 계단을 헛디디지 않게, 그러나 최대한 빨리 밟아 내려간다. 지하실 문고리...
idealism - controlla “안 잡니까?” “자야죠.” 둘은 벌써 다섯 번째로 이 기약 없는 두 마디의 말을 서로에게 던지는 중이었다. 하디는 시계를 쳐다봤다. 4시 45분이었다. 잠에 들기에도, 들지 않기에도 무척이나 난감한 시간이 속수무책으로 흐르고 있었다. 동이 터올 5시로부터 약 15분 떨어진 분침은, 아직은 그래도 숫자 9에 머물러 곧은...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