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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애는 저한테 불가항력이었습니다. 저랑 너무도 다른 성향을 가진 아이였거든요. 모나고 각진, 온도가 너무 낮은, 사람과의 거리가 먼 전 동경할수밖에 없는 둥그렇고, 부드럽고, 온도가 적당한, 사람들사이에 빈틈없는 그런 아이였어요. 그런 아이를 좋아하게 된건 전 진심으로 불가항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다들 비웃을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사람에 자주...
너에게 닿기를 미주는 어릴 때부터 이쁘다, 이쁘다 소리를 듣는 친구였는데 고등학생이 되니 소위 말하는 페북 얼짱이 되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나름 이 지역에서는 알아주는 이쁜 친구였고, 그만큼 인기도 대단했다. 매년 돌아오는 00데이에는 미주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 우리들은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미주가 받는 각종 초콜릿, 사탕, 빼빼로는 우리의 ...
그가 모든 사실을 기억해내고 그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후 맨 처음으로 한 것은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회사에는 퇴사하겠다는 문자만을 보내둔 상태, 이진은 거의 집안을 뒤엎듯 마구잡이로 물건들을 상자 안으로 집어던졌다. 딩동 딩동~ 현관문으로부터 초인종 소리가 들리지만 그녀는 무시했다. 초인종을 누른 주인은 무아로 애초에 나간다 한들 원래 모습으로...
시험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 동안 공부를 열심히 안 했다고, 분명히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 뒤쳐질거라고 내 마음이 끝도 없이 초조해하고 자학한다. 근데 생각해보자. 시간이 많으면 정말 잘 준비할건가? 다시 시간을 돌려주면 내가 성실하게 바뀌어서 공부를 열심히 할까? 아닐거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는가? 무엇이든 닥쳐서 허겁지겁 ...
짹짹거리는 새소리가 주말의 아침을 알리고 현우는 부스스한 머리를 매만지며 아침을 준비한다. 책상 위에는 무아 씨에게 편지지를 받은 날로부터 몇 번이나 쓴 편지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띵- 커피 머신이 다 되었다는 음을 알리자 현우는 커피 잔과 설탕과 소금을 식탁으로 가져갔다. 현우는 커피를 마시며 주말 동안 할 일들을 정리해본다. 그녀를 처음 만나고 이...
(나에게 당신에게 주는 에세이)상처는 흉터를 남겨요. 물론 안 남을때도 있지요. 나도 어릴때 상처는 신경쓰지 않았어요 잘 아물었거든요. 새살이 쑤욱 솟아나서 그런 적이 없는 것처럼. 원래 무늬사이로 숨은 다른 무늬처럼 말이예요. 그 나이때가 지나니, 상처는 흉터를 남겼어요. 나는 그게 무척 싫었답니다.어릴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뽀얀살결이였어요. 그래요....
※ 주의 신체훼손 묘사, 불합리한 상황, 폭력,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행위 To. .(주)개미싹 전체 From. 권주희 대리 [공지] 카페 프레지에 이용 안내의 건 첨부파일. (
그러니까, 이 사람과의 만남은 어딘가 드라마틱 했다. "굳이 그런 걸 해야 하나?" 거참,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네. 손을 뻗어 부드럽게 잡아채듯 손을 잡고서 한 반쯤은 진심, 나머지는 가식적으로 웃어보였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관계였으니.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 같은 생각이다. 그래봤자 달라지는 게 있을까?...
현우는 회사 사람들에게 자신의 연애 사정을 들키고-사실 들킨 지 꾀 되었지만-그들 앞에서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힌 후 회사의 공식 딸기씨가 되었다. "저기 딸기씨 무리하지 말고 같이 밥 먹으러 갑시다." 현우도 처음에는 그 별명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 그런 걸까 금방 익숙해져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딸기씨 밥 먹으러 가요? 맛...
* 도는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 폐를 서늘하게 만들던 공기는 온데간데 없고 후덥지근한 공기가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학년이 바뀐 지도 벌써 3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도하나! 그만 자고 일어나. 옆에 김하나 보고 좀 배워라." "너도 하나처럼 미대 가려고 그러니?" "도하나랑 김하나랑 이름만 같지 다른 건 다 다르다며?" 도와 김은 어디서나 화...
우리가 이 곳에서 만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 깜깜한 밤길에 주황색 가로등 몇 개, 약 살 돈이 없어 고통에 찬 어린아이의 비명 소리, 그리고 우리 집을 부수는 기계 소리. 어떻게 더듬더듬 내 기억을 찾는다면 첫 시작은 이거겠지. 사람들의 불안과 고통이 만든 내가 살았던 이 곳은, 너랑은 전혀 관련이 없던 주황빛 달동네다. 난 주황색을 싫어한다. 네가...
현우는 그 이후로 반투명한 모습을 한 그녀가 같은 시각에 항상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과 의사소통도 되지 않을뿐더러 그쪽에서 이쪽을 보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낚시꾼의 말로는 그것은 그녀의 시간의 그림자로 과거에 그녀가 했었던 행적이 시간의 빛에 의해 드리워졌을 뿐이라고 한다. 뭐 쉽게 말하자면 홀로그램형의 ...
염호는 다나와 친하지 않은 사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사이는 아니었으나, 아주 친한 사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사이도 아니다. 정확히는 다나의 관계에 있어서, 염호가 최선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그야 당연한 것이었다. 다나에겐 같은 부류의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도 있었고, 부류는 다르지만 비슷하게 높은 자리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있었다. 다나에겐 둘뿐인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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