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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는 오늘따라 제 연인의 손이 궁금했다. 보호대를 사용할 때 손바닥으로 짚고 가던데 , 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이브, 손을 좀 빌려주실래요?" "(우물우물)응?, 그정도야." 나이브가 자연스럽게 일라이에게 한쪽 손을 내밀고, 다른 손으로 먹던 것을 계속 먹었다. 나이브의 손은 새하얗고, 길고 얇았다. 그리고, 정말 예뻤다. 관리 해주...
매니저A양의 출국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매니저A양은 상당히 마음이 초조한 상태이다. 비행기표를 끊은 직후에는 마음이 들떠 본업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던 순간도 있었건만. 그러나 콘서트가 끝나면 그녀는 현업으로 돌아와야 하며 그러려면 본인의 부재가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게끔 준비를 해놓아야 했다. 다시 출근했을때 수습하기 힘든 상황에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
톱배우 매니지먼트. 요즈음 꽤 흔하게 보이는 직업물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흔하게 보이는 연예계 매니저물이다. 필자가 ‘흔하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실 이것은 ‘흔한 소설이고 그러니 못났다!’ 라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님을 일단 밝혀두고 시작한다. 흔한 것 자체보다는 그 흔한 것을 택할때 고려 해야 할 점을 고려하지 않았음을 이 비평의...
* 요시나가 후미의 <더 이상 말하지 마>의 오마주가 있습니다 :) - 다음 날 아침 이르미가 깨어났을 때, 히소카는 옆에 없었다. 텅 빈 옆자리를 보고 있자니 전날 밤의 일이 사실은 그냥 꿈이 아니었을까 하는 되도 않는 의심이 불쑥 고개를 들었다. 어제 히소카는 그 정도로 히소카답지 않았다. 가늠할 수 없는 온갖 감정이 금방이라도 넘쳐흐를 듯한...
눈물이 흐른다는 것은 사죄도 후회도 아니었다. 그것은 단순히 하나의 감정이 아닌 여러 시간 동안 비축되어 있던 혼잡한 감각의 방출이었다. 실타래처럼 엉킨 생각과 마음 한 구석의 두려움도 내재되어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결정을 이뤄 볼을 타고 떨어진다. 그동안 떨쳐내지 못해 아프고 괴로웠던 감정의 격동이었다. 고개를 숙이자 눈동자 안에서 커다란 물방...
남자에 의해 벽으로 밀어 붙여 지고 위에서 나를 관통하는 저열한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나를 제멋대로 능멸한 것은 그였지만 도리어 내가 죄인처럼 그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동안 현장에서 몇 번이고 마주친 적은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무례하게 밀고 들어온 적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평소와 다른 점 이라면 전정국이 곁에 없었다. 준비 없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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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간당간당 하던 것이 결국 망가졌다. 그야 세나도 꽤 오래 썼다고 했으니까. 예상은 했지만 망가진 아이팟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차디찬 플라스틱 표면에 제 체온이 옮아 따끈해 질 때까지 그것은 오른쪽 바지 주머니 속에 자리했다. 다행히 파일은 하나씩 더 있었고 세나도 딱히 아쉬워하진 않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남의 것을 망가트린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을 ...
이야기는 끝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매니저A양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가 조금 더 필요하다. 매니저A양으로 말할 것 같으면 결코 남들과 다름으로써 자신의 특별함을 내새우려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가 세상을 향한 태도가 염세적이라는 것은 진실이다. 그러한 태도는 특정 나이가 지나면 사람을 우습게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
호텔방에 돌아왔을 때 히소카는 찬장 속에 넣어 두었던 와인을 마음대로 꺼내 마시고 있었다. 그새 샤워까지 해 가운 하나만 걸치고 있던 마술사는 두 팔을 벌려 이르미를 맞이했고, 이르미는 두 팔이 올라가 훤히 비어 있던 복부에 주먹을 꽂았다. 주먹질을 해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한동안 바닥을 뒹굴던 두 사람은 공평할 정도의 타격을 주고받고 난 후에야...
전정국이 설마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우리의 김태형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전정국과 이심전심이 아닌 탓에 김태형은 전정국이 본인을 형이 아닌 약간 다른 방향으로 의식했다는 것은 꿈에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날 근무를 끝마치고 집에 갈 때까지도 김태형은 내내 말이 없었다. 0수현양이 화끈거리는 김태형의 손가락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밴드...
휴가를 핑계로 성급히 훌쩍 떠난 것과 마찬가지로 제 자리로 돌아오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도 품도 들지 않았다. 이 집에 살기로 마음 먹고 들여 온 짐 자체도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궁색 했지만,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내 손에 들린 것이라곤 동물병원에서 산 찌미의 간식과 작은 쇼핑백이 전부였다. 휴가를 끝으로 스스로 내린 포상이라도 되는 양 들고 온 ...
분명 처음 봤던 사람과 동일인물인데 갑자기 그 사람이 예쁘게 보이기 시작하려면 뇌에 어떤 작용이 일어나야 하는가. 김태형은 그것이 알고 싶다. 현재 김태형이 할 수 있는 것은 전정국을 힐끔거리는 것 밖에 없다. 비록 보이는 거라고는 전정국의 뒤통수뿐이지만, 김태형은 전정국의 머리털만 봐도 마음이 떨리는 상태에 도달했다. 정국이 귀여워. "자 친구들, 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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