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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 가장 중요해요'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아무도 믿지 말고, 아무도 의심하지 마.'와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본 글과 전작,
2.등사 잉크 가득 찬 밤이다. 나는 근래 들어 예전에 안 꾸던 악몽에 시달리곤 한다. 시간의 간유리. 안개. 이렇게 빗소리 속에 앉아 눈을 감으면 내 흘러온 짧은 거리 여기저기서 출렁거리는 습습한 생의 경사들이 피난민들처럼 아우성치며 떠내려가는 것이 보인다. 간혹씩 모래사장 위에서 발견되기도 하는 건조한 물고기 알들. 봄이 가고 여름이 가면 그런 식으로 ...
석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휑한 심야의 마트. 꼼빡 꼼빡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는 석진의 얼굴에 심통이 가득했다. 아직도 부어있는 눈과 삐죽이 튀어나온 입이 못내 귀여웠지만, 정국은 그런 석진을 모르는 척 흥얼흥얼 콧 노래를 부르며 카트 안으로 카레 재료들을 던져 넣었다. 양파, 감자, 소고기. 더해 코너를 돌아 요플레와 푸딩, 우유. 심심할 때 먹을 과자까...
요 근래 석진의 우는 일이 잦아졌다. 짜증도 늘어났다. 간혹 돌아보면 저를 노려보고 있기도 했다. 뭐, 입을 앙 다문 채 눈을 부라리는 석진이야 무섭기는커녕 귀엽기만 한데, 문제는 그 모든 게 여자로 시작해 여자로 끝난다는 거였다.그리고. 정국은."그니까 나랑 사귀어요. 잘 해줄게.""미쳤나 봐. 쪼끄만 게. 안 꺼져?"정국이 가슴을 퍽퍽 쳤다. 몇 주 사...
“미안해요, 도망가려 해서. 고마워요, 날 놓아줘서.” ⎈ 고난의 시작, 아침 아침은 고역이다. 원체 게으른 성격이기도 했지만, 전날 무리를 했다면 더욱이. 곁의 온도가 느껴지지 않는 걸 보니 제 동생은 발 빠르게 일어났으리라. 더 뭉그적거리고 싶지만 제 동생의 체온이 그리워 일어나기를 선택하는 범무구다. 비척비척 방에서 나오니 주방에 서 있는 사필안의 모...
(*오너 본인은 캐릭터의 설정과 이입, 로그 상의 연출 등을 위해 최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있으나, 스포츠 종목에 대한 기존 배경지식이 부실한 편입니다... 따라서 발생하는 설정 오류에 대해서는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일부 설정은 종말을 앞두고 있다는 세계관에 맞춰, 현재 대한민국에서 배구라는 종목을 다루는 것과 다르게 각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국내 중고...
※ 주의 신체훼손, 학교폭력 묘사, 욕설 수칙 괴담보다는 일반적인 소설에 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 점 열람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안녕, 네가 지금 이걸 보고 있다는 건 드디어
다 식은 싸구려 커피가 책상 위에 엎질러졌다. 상은은 거칠게 의자를 밀고 일어서는 성규를 보며 빔 프로젝터에 띄워져 있는 영상을 일시 정지시켰다. 성규는 씩씩대며 목에 건 형사증을 빼 바닥에 내팽겨쳤다.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간 성규를 보며 상은은 멋쩍게 웃었다. 원체 경우가 없는 녀석이라서요. 회의는 이쯤 하겠습니다. 정지된 화면 속 아나운서의 밑 자막에...
* 한겨울의 교실은 아이들의 숨 냄새 같은 것들로 가득 차 달갑지 않은 냄새를 풍겼다. 성찰교실의 문을 연 지훈은 코로 들어오는 냄새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성찰교실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냥 50분 동안 깜지의 앞면을 채우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머지 뒷면은 어떡하냐고? 집에 가서 다음날 아침에 성찰 담당 선생님께 제출해야 한다. 제출 안 하면...
1 “아리사,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든 거야?” 잦은 등교 거부와 지각 등, 실력은 톱이었지만 출결로 인해 성적은 엉망이었던 이치가야 아리사. 그녀가 3일 이상 정상적으로 등교하는 모습을 타인이 보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기에 그녀가 일주일 동안 정상 등교를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나조노 타에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게나 말이...
흰 눈 위에 발자국 두 개가 나란히 찍혔다. 마주잡은 손은 공중에서 꽁꽁 얼었다. 끝없이 펼쳐진 설원 너머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들렸다. 어디까지 걸어야 바다가 나올지 알 수 없었다. 저 멀리 조금씩 동이 트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 어렴풋한 빛을 보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구름이 그들의 동선을 쫓아가는 듯 했다. 아주 빠르게 해가 떠오르고 그들은 옷을...
* 약 8,500자입니다. 유에이 고교 1학년 A반 기숙사의 거실은 오늘도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소파에 늘어져 낮잠을 자는 카미나리, 유명한 디저트 가게에서 사 온 쿠키를 나눠 먹는 아스이, 야오요로즈, 아시도와 지로, 티격태격하는 바쿠고와 카미나리까지. 그리고, 거실 구석에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하나에와 토도로키가 있었다. 둘 사이엔 미묘한 분위기가 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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