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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20대까지는 대부분 비슷한 길을 걸어갑니다. 비슷한 환경, 비슷한 친구, 비슷한 공부, 비슷한 생활 패턴으로 살아가죠.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험이라는 극심한 경쟁의
봄이 오면 결정을 지창민 김여주 몇 달을 마치 꿈이라도 꾼 것처럼 마주친 적이 없더니 같은 동네에 살기라도 하는건지 화방에서 처음 만나고 술 마시고 남자를 찾아간 날 이후 그 다음 주말이 되기 전까지 남자를 꽤 자주 마주쳤다. 처음엔 술 마시고 추태를 부린 일 때문에 남자의 눈에 띄기 전에 피했다. 근데 뭐 때문인지 정말 자주 만났다. "저기.. 저번엔 잘...
해진은 병원의 2인용 병실 창가 침상에 반만 기대고 앉아서 하염없이 마주보는 병원 건물의 흰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놈의 병원은 증축을 얼기설기로 흰개미굴 짓듯 해놓은 바람에 전망이 탁 트이기는 커녕 창문을 통해 남의 병실에서 들여다보일까봐 사생활침해를 걱정하게끔 만들어 놓았다. 뭐, 그래도 볼 게 있긴 했다. 흰 벽에는 담쟁이 덩굴이 해진의 파리한 혈색...
Bgm - Solitude, Ryuichi Sakamoto 생각해보면 넌 항상 그랬다. 기껏 상처받으라고 온갖 성질을 부려도 아무렇지 않게 웃는 얼굴로 되돌아와 제게 말을 건넸고, 되려 제 눈치를 봤다.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다. 네 말 하나하나에 배어있는 다정함과 배려가 제겐 과분하다 못해 얼마나 고역인지. 고작 자신이 네게 제안이란 걸 하는 것이 얼마나 ...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었다. 제 종아리를 완전히 뒤덮을 정도로 단단해진 서리가 절대 뒤로 물러나지 말라는 것 같아서. 이번에야 말로 그래야만 한다는 듯 부추기는 느낌이었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니케르 윈터우즈는 이번에도 그러지 못했다. 다급하게 온 메시아에도 안심하지 못할 정도로 크나 큰 공포로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물러서지는 않았다만, 아무것도 하지...
지포 라이터, 담배, 스파클라. S X A 초겨울 바다는 참으로 잔인하다. 사람을 얼려 죽일 생각이 없는 주제에 사람에게 쓸데없는 희망을 품게 하니. 이를테면, 날씨가 추우니 물도 차가울 테고, 그럼 손끝에서부터 피가 차게 식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 채 가라앉을 수 있겠지, 하는 식의 마음을 품게 한다. 그러나 사람은 초겨울 바다에 뛰어들어봤자 손끝부터 굳어...
''어 휴우 알겠어 그렇게 할게 응 끊어'' 아침부터 가스레인지 앞에서 심각하게 전화 통화 중인 연두''뭐해?''''아 깜짝이야 기척 좀 하고 다녀라''''아니 형은 우리 집이 100평은 되는 줄 알아? 기척은 무슨 뭐하는데?''''죽 하려고''''잉? 속 안 좋아? 또 냄비 다 아작 내려고 그러지? 말을 하지 어디다 전화 한거야? 아니 아침 부터 그거 물...
<소소한 행복> “저기요. 여기 혹시 행복상사 맞아요?” 전봇대 옆에 쓰레기봉투를 내놓고 있던 나는, 짜증 섞인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아야 했다. 긴 생머리를 한 낯선 여
테시온, 나는 이따금 불안해요. 모래성 위를 터전삼아 풍랑과 파도에서 견디나 언젠가는 무너질 누각에서 사는 듯. 우리는 언제까지고 그런 환란에 익숙해지며 생존해야할까요? 언제나같은 걱정이네. 당신의 조바심은 습관성이지. 하지만 걱정하지 않을 수 있나요? 버티고 지킨다 해도 연기가 될 수 있는 상황을요. 우리가 사실 허구일 수 있는, 불안정한 세계라고해도요?...
뜨겁던 그날로 오늘부터 1일을 선포하고 사귀고선 하루하루를 핑크빛을 보냈다. 가끔 지민은핸드폰으로 톡을 보내놓고는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엇,지민이형이다.” 정국이었다.태형의손을꼭붙잡고 커피숍으로들어서는참이었다. “어.꾸기,잘지냈어?” “나야뭐,나 형소문들었는데,” “뭐?” “윤기형이랑 사귄다며?” 옆에서 듣고잇던 태형이 말을 얼른 보탰다. “뭐,...
아직도 J대 연극영화과에선, 줄줄이 명배우를 탄생시킨 그 전통과 역사의 전당에선, 텔레비전보단 연극계 진출을 더 출세길로 여겼다. 물론 수입이라든가 대중문화의 전이라든가 현실을 애써 외면해야 했지만, 어쨌건 학과 내에선 그런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선배들 중에서도 극단과 연이 일찍 닿은 이들은 알게 모르게 저들끼리 파벌을 이뤘는데, 신입생이던 종인이 그들...
*삐약님(@ piy0iswhat)의 썰을 토대로 허락을 받은 후 글로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조던의 얼굴은 한 곳 빼놓을 데가 없을 정도로 붉어진다. 제기랄, 어떻게 안 거지? 분명히 깔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도 잠시, 갑자기 누군가 창문을 두드린다.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크게 뜬다. 밖에 선 것은 바로, "안녕, 조던." 에릭이다. 동시에 조던...
Touch Down 03 : 구원의 무력 꿈속이었다. 끝도 없이 널따란 들판 위에는 작고 하얀 꽃들이 가득 피어 있다. 꿈속인데도 꽃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너른 들판 위에 드러누워 꽃향기를 맡았다. 보이는 시야엔 유유히 지나가는 뭉게구름이 가득했다.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다. 그는 이런 걸 참 잘 알았다. 슬픈 기분일 땐 어떤 배경이 좋은지, 기쁘면 또 ...
그렇게 꿈인지 현실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운 계약을 한 후 짐가방 단 두 개만을 달랑 들고 도깨비 집에 들어왔다. 회사에는 개인 사정을 핑계로 1년 휴직계를 내었다. 다들 갑작스런 휴직 통보에 무슨 일이냐며 걱정스레 물어왔지만 나는 그냥 가볍게 웃는 것으로 답을 했다. 어차피 1년 후면 돌아올 것이었고, 그마저도 도깨비 능력으로 내가 계속 일을 했던 것으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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