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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의 뒤를 쫓아갈수록 오후의 밝고 암울한 런던의 거리에서 점점 으슥한 곳으로 향한다는 것을 에드윈은 한 무너지기 직전의 건물에 다다라서야 알았다. 간판도 없고 벽에는 그의 허리쯤에서 시작해 머리 한 뼘 아래에서 끝나는 폭도 좁고 높이도 낮은 창문이 하나 달려 있었다. 그렇다고 그 진녹색 테두리의 창문 안쪽에는 무언가 진열된 것도 아니었다-그런 용도의 창문...
심문이 끝나고 우리는 주요 인물들을 모아 회의를 진행했다. 다행히 전쟁 중인 터라 모두 급작스러운 회의에도 불만은 없었다. 사실 급작스럽다 하더라고 다들 자기가 맡은 방벽을 둘러보는 것 말고는 특별히 할 일이 없기도 했다. 먼저 같이 심문실로 가지 않은 사람들에게 심문을 통해 얻은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검은 후드의 본거지를 알아내기...
27. 가장 어둔 밤 下 명석을 지프차에 태운 이들이 향한 곳은 그도 잘 아는 장소였다. 예전, 자신이 일했던 본부 건물은 전쟁 초기와 비슷한 모양으로 겹겹의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창문마다 환하게 불을 밝힌 모습이 보이자 명석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겉은 단단하기 그지없는 냉담한 표정을 짓고있었으나, 실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저 건물 어딘가에, ...
그러고 보니 '가난한 레이디'라는 말이 있었던 것도 생각이 났다. 아버지가 그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었다.- "잘 들어, 제인, 가난한 레이디가 아니야. 어렵게 된 숙녀라고 하는 거야." 요즈음의 숙녀들은 좀처럼 궁한 처지가 되지는 않는다. 정부라든가 단체, 또는 부자 친척들이 도움을 준다.- 애거서 크리스티, 복수의 여신, 해문, p83 - '교원 경...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까. 분명한 죽음 이후 회귀라니,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 "오늘이, 11월 17일이야?" "그렇네만." "11월 17일라고?" "그렇다니까?" 그 대답에 라티오가 놀란 얼굴로 시선을 내렸다. 바스티안은 그런 라티오를 향해 "자네 정말 괜찮은 거 맞아?"라고 물었지만 라티오는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정말 과...
양말에 구멍이 났다. 지적을 하자 스니커즈에 발을 집어넣으려던 누이는 금세 뾰로통해져서 불만을 터뜨렸다. 황실에 들어오는 것이고, 금지옥엽 공주를 위한 물건이니 당연히 제작과 납품 과정에서부터 몇 번이고 눈에 눈을 거쳤을 텐데 이리 된 것은 정말로 불행의 별이라도 떠올랐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좀체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어쨌든 일어났고, 일어났다 하면 당...
솔직히 다들 한번쯤 유치하지만 그런 생각 하잖아? 만화에 나오는 여주인공처럼 멋져지고싶다... 그래서 준비했어 내향적인 성격인 애들을 위한 새학기인싸되는법, 내향적안 성격을 외향적
"Good shoes will take you to a good place," my dad said, giving me shoes as a gift.
할 수만 있다면 다 때려치고 형 손을 잡고 '좋아한다!' 패기 있게 외치고 싶었지만 상황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일단 먼지 묻은 몸을 씻어내고,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형이 씻은 틈에 뭐라도 만들어서 먹는 것이었으니까. 형 집에 재료를 들고 오며 엄청 맛있는 걸 먹이고, 나를 조금 의지하라는 걸 어필하려 했는데 정작 청소하느라 먹은 건 내...
이승훈은 그렇게 말한 이후로 더 이상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급식실 가는 길은 소위 말하는 ‘동주네’의 잡담으로 인해 시끌벅적했다. 한연주와 동주가 나란히 착석했고 동주는 이전처럼 나에게 친밀감을 비추진 않았다. 나를 견디게 했던 것이 그런 말을 한 이승훈에 대한 의리였는지 아니면 무의식중에 생긴 동주에 대한 불신인지 알지 못했다. 한연주는 나를 조금 ...
“.......” “아이참, 언니는 거짓말 안 해~ 우리 아가한테는.” 거짓말을 안 한다는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시윤에게 아직 거짓말을 하지 않았던 것은 맞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 확실해요?” “그럼. 확실하지~” 그래, 일단은 거짓말은 아니라고 하니까. 조금만 더 들어볼까. 시윤은 찝찝함이 가시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
D-30 탁. 로제가 서있는 곳 바로 옆자리의 캐비넷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그곳에는 앤디가 서있었다. 한달이라는 기간을 주고 나서 처음 마주하는 모습이었지만, 크게 긴장이 되진 않았다. 그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앤디가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 "로즈. 오늘 끝나고 나랑 데이트하자." "...데이트?" 앤디는 첫날 아침...
봄볕, 산들바람, 그리고 체육복 (4) “─조퇴서 쓰고 연습실 갔다더니, 여기 있었네.” “...아.” 별관에 위치한 어느 교실의 문을 열었다. 오래 사용하지 않았는지 문이 조금 거칠게 열렸다. 드드득. 그 소리에 놀란 남학생이 문 쪽을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채주현은 제가 등장할 줄은 몰랐는지 생각보다 놀란 표정이었다. 옆으로 길어서 예쁜 커다란 눈동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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