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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빨간 고슴도치 “하루 이틀 아니니까. 너도 자리 바꾸라고.” 당당한 말투와 어조. 아무런 감정없이 들려오는 청각적 느낌에서는 녀석의 생각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녀석을 바라본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반대를 향한 고개 속,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흔들리는 눈동자가 스쳐지나가듯 내 시야에 닿아왔다. ..그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낭...
#68. 알 수 없는 무언가. 여자아이의 식지않는 눈빛 열기. 재밌는건, 옆 통수의 따가움을 느낀 녀석이 눈동자를 살짝 움직이면, 부끄러움 잔뜩 머금은 여자애의 고개가 눈치 빠르게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 뭐랄까, 똑같은 움직임을 반복하는 자동화기계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우스꽝스러움이 조금 귀여워, 흐르는 웃음을 잠시 드러냈다. 난 아직 어른이 아니지만, ...
#67. 이건 아니잖아. 코와 입을 전부 막아버린 ‘욕쟁이의 손’이라는 방독면. 오늘 미세먼지 수치가 좋은 건 아니라는 걸 폰을 통해 보긴 했지만, 지나치게 친절한 손 방독면은 과도한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다 내가 숨을 쉬는 존재라는 걸 까먹어버린 듯 했다. 강제로 채운 방독면은 여차저차 넘어간다 쳐도, 숨 구멍이 없으면 호흡은 어떻게 하라는 걸까. 강제적인...
"그대는 예전부터 달 아래에 있으면 꼭 검을 든 사내가 아니라 검을 든 꽃처럼 보이고 하였소." "아름다웠단... 뜻인가요? 아니면 약해 보인단 뜻인가요." "적을 속이기엔 적합인 인물이란 뜻이오." "...절 이곳까지 부르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굳이 사람이 없는 곳까지 찾아내시면서 말이에요." "언젠가 그대가 검을 내려놓고 여인으로서 살아가게 된다면 내 ...
#66. 욕쟁이 (3) 보고 싶지 않았던 형상을 마주한 나. 구겨져버린 스스로의 인상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다. 네비게이션 종이는 정말 고마운 부분이지만.. 저 비뚤어지고 모난 말투를 다시 듣게 된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불편함이 스르륵 올라왔다. 무엇보다 담을 넘어오는 인물을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별로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아...
#65. 욕쟁이 (2) “….” 스스로에 대해 ‘너무 순진한 건 아닐까’ 를 떠올린 순간, 따뜻했던 공기가 순간의 정적을 밟고 ‘샤아앗' 의심으로 녹아내렸다. ..생각의 커튼을 휘젓고 막을 여는 상상의 나래.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비웃음 가득한 사내가 나의 모든 행적을 웃음거리로 만들기 시작했다. 암흑의 붉은 미스테리가 준 힌트는 겨우 종이 한 조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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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화까지 보고 썼습니다 *스포주의 *문득 보고싶은 장면을 쓰고 싶어져서 썼습니다 내용없음 주의 *이것저것 다 주의 문 앞에 서서 그들은 서로 마주했다. 아침부터 조금 쌀쌀하다 싶던 날씨는 어둑하게 가려진 하늘 아래 점점 더 끝의 계절로 변모하고 있었다. 강제로 일어난 일식 아래 므네모시아의 문을 연 클레이오는 레지나의 상 옆에 완드를 꺼낸 채 서 있었...
#64. 욕쟁이(1) “….” “….” 주체할 수 없이 퍼져나가는 정적의 안개. 혹시 내 말을 못 알아 들었나 싶어, 추가 설명을 덧 붙여 주었다. “음.. 이런 날 만난것도 그지 같은 악연.. 아..아니 인연이니까 잘 지내보자.” “그런 의미로 같이 가는거야. 어떠니?” 이번엔 정말 순수한 친구의 의미로 미소지은 뒤 손을 내밀었는데.. 두부녀석이 쳐다보지...
#63. 두부같은 악연 “….” 무언가가 목 끝까지 일렁이다 아래로 자신을 감추었다. 행여 중간에 깨시기라도 하면.. 걱정을 하나 더 얹어주는 나쁜 딸이 될 것 같아, 뒤로 숨긴 치마를 돌돌말아 최대한 시야에 잡힐 수 있는 면적을 줄였다. 시계의 초침소리가 지나갈 수록, 생각이 깊어지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엄마께 항상 예쁜 말투로 대답하고, 순간 순간 ...
마계 · 크루이렌 황실 · 황제의 침실 같은 시각. 마계에 위치한 크루이렌 황실의 침실. 진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는 침상에 앉은 채,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른쪽 손바닥에 새겨진 알 수 없는 문양이 붉은빛을 발산하며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는 손을 보던 시선을 거두었고, 문양을 가리기 위해 오른손을 주먹 쥐었다. 자신의...
대동강 물도 내다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 철강왕 카네기. 석유왕 록펠러. 그 뺨치는 장사꾼이 김종현이었다. 타고나기를 돈에 밝아서, 고교시절부터 악명 높은 돈벌레 소리를 듣던 놈. 그에게 제일 쏠쏠한 사업 밑천이란 얼굴이었다. 반반한 얼굴. 비상한 머리만큼이나 그가 타고난 좋은 재능이었다. 김종현은 속된 말로 제비였다. 본격적인 제비는 아니지만, 유사 제비...
안녕하세요. 중년녀 소설 작가 펭구입니다. 원래대로면 작심삼월이벤트 기간만 연재하려고 한 중년녀 소설을 즐겁게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이 생겨나서 짧게 연재하려던 신개념 지엘소설을 정식적으로 장편 연재 전환하려합니다. 그동안 여러문제로 업로드가 늦어진 점 죄송하며 늦어진 만큼 장편 스토리로 전환 준비를 해왔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웹소설 사이트 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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