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면 장미의 가시들이 날을 세워 아무도 자신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날카로운 촉을 세울 때...
연두/이도은 내가 봄을 쓰는 동안, 창밖은 연두를 닮았었다, 유난히 손가락이 길었던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시인은, 봄날의 무수한 밤 내내, 불면으로 어루만진 자판의 기호들을 두드리느라 뒤꼍의 숲속, 후투티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지난겨울 동안 죽은 척했던 나무들 위에 연두색으로 돋아난 새순, 새의 부리처럼 입을 벌릴 때에도 그녀의 파지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