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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당신의 얼굴을 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나를 생지옥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린 작자였다.분노로 점칠된 시야로 너를 대할 때 난 그저 짖궃은 악행만을 위함이었는데그랬다고 생각했는데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어서 타들어가는 손을 외면하며 꽃을 꺾었다.당신의 눈물이 보고 싶어서 일부러 못들은 척 얄궃은 장난을 쳤다.신부님, 당신의, 너의...
비가 온다. 괜히 우산 밖으로 손을 뻗어 손바닥에 비가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감촉이 방울방울 느껴질 때마다 지금 내가 꿈을 꾸는 게 아니구나, 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고개를 돌려 내 옆에 서 있는 당신을 본다. 키 때문에 항상 약간 아래쪽에서 보게 되는. 하필 우산이 작아서 평소보다 가까이 붙어있는 것도 꽤 비현실적이다. 심장 소리가 들리는 건...
비가 온다. '이래도 되는 건가.' 불쑥 찾아온 기회에 너무 사심을 담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우산이 작아서 혹시 당신이 젖고 있는 것은 아닌가 흘끔 쳐다본다. 당신은 일부러 비를 손에 받기라도 하려는 양, 한 손을 우산 밖으로 뻗고 있었다. 나는 당신의 시선을 따라 빗줄기를 보았다. 당신은 뭘 보고 있는 걸까? 회사 문에서 ...
그녀의 날개는, 그 누구보다 선명한 보라색이었다. 남들 눈에는 평범한 보라색 날개일지 몰라도, 나는 왠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다른 색에 섞이지 않은, 순수한 보라색. 그것이 그녀의 날개 색이었다. 그 색이 그녀와 마주친 이 하늘과, 구름과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그녀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녀도 내게 흥미를 가진 것일까?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그의 날개는, 언뜻 보면 하얀 색이었다. 말로만 듣던 알비노인가 싶어서 다시 한번 바라보니 그건 아니었다. 푸른 색인데 빛 때문에 하얗게 보인 것뿐이었다. 하늘을 나는데 마주친 것도 신기하고, 그의 날개 색도 신기해서 나는 잠시 넋을 놓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내게 다가오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낯선 목소리가 귀에 닿았을 때에서야 나는 그가 내 바로...
"역시...정장을 입어야 하는 걸까?" 미도리야는 한 시간이 넘도록 옷장을 연 체 토도로키와의 식사 자리에서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고 힜었다. 아직 약속시간이 되려면 한참이나 남았지만 최소한의 격식은 차려야할 느낌을 받았는지 태어나 처음으로 옷장 앞에서 한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다. 사실 격식보단 부담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
▲무인편 ▲선샤인 Warning! 드~러운 쿠소드립이 판을 칩니다 BGM (재생자유) 밑쪽에는 스쿠스타의 미후네 자매, 유우뽀무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실 분은 보세용
개와 고양이의 시간 下고양이의 시점 -좋아해요. -...뭐? 너의 갑작스런 고백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는 네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그게 내 대답이 될까봐 그러지 못했지. 네 말대로 내 표정이 꽤 단호했을지도 몰라. 너랑 내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단 한번도 상상한 적이 없거든. 종종 네가 낯간지러운 말을 내뱉을 때도...
휴마, 영원히 실종되고 싶지 않아? 선택하지 않은 것 그 말에 뭐라고 답을 해야 했을까? 뒤늦게 생각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휴마윤은 후회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기는커녕 언제나 자신의 행동에 과하다시피 당당했다. 이게 당연한 거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했고, 실제로 그건 사실이기도 했다. 경비를 서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그건 단순하...
변호사 연수원 중 일부 수업을 들을때마다 참 이상하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그 수업들은 우리가 변호사로서가 아닌 다른 직업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업 전문 변호사(흔히 말하는 inhouse lawyer)로 일하는 것에 대한 수업이 있는데, 변호사 사무소나 로펌에 들어가지 않고 특정 기업에 들어가서 법률전문가로 들어가는 것의...
어느 순간부터, 마요이는 자고 일어났을 때 간밤 보다 조금 키가 큰 걸 느끼는 것처럼 홀연히 깨달았다.서로를 향한 눈빛이나 목소리, 몸짓. 곁에서 보고 있자면 눈치 챌 수밖에 없다. 늘 달콤한 꿈에 부풀어 있는 하루미는 아직 어려 정작 알아채지 못했다. 은밀한 교환을 지켜보며 마요이는 자신이 하루미보다 어른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실감했다. 이제 둘을 어떻게 ...
모든 시간을 새기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이 존재하기에, 그것만은 오롯이 간직하기 위해. 그 기억마저도 흐릿해질 때쯤 절박한 심정으로 팬던트를 열었다. 나는 이토록 비참한데, 너는 그 안에서 웃고 있을 뿐이다. "열어봐도 돼." "아, 아니. 괜찮아!" "네가 봐 줬으면 좋겠어." 확인해 줘. 너를 떠올려 줘. 그 시간을 함께 가져가 줘....
7월의 초순으로 접어들면서 완연한 여름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 여름 냄새라는 것은 주위 사람들의 땀냄새이겠지만서도. 찌는 듯한 열대야에 한시간 꼴로 깨어나 한꺼풀, 한꺼풀, 그렇게 벗어 던져 놓기를. 아침에 간신히 눈을 뜨고 일어나 보면 이불도 방바닥 저만치 떨어져 있는 채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마른 몸에는 울긋 불긋한 반강제적인 헌혈의 흔적이 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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