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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기를 녹여낸 화사한 바람이 학교 전체에 감돌던 날이었다. 교실의 열린 창문으론 새큼한 이파리 향기가 스며들어, 하얀 커튼이 부드럽게 몸집을 부풀리던 그런 봄. 프롬을 삼 주 앞둔 학교는 이런 분위기에 취해 설레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모리슨도 그다지 예외는 아니었다. 부모님의 성화에 정장을 맞추고, 그의 뒤를 이어 차기 수영부 주장이 될 후배들과...
애초부터, 넌 짝사랑이 아니었어. 1. “미안한데, 부케 좀 사다주라.”결혼식의 꽃인 부케를 잃어버린 신부는 민망한지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근데 무슨 꽃으로 해?” “적당히, 동생의 센스를 믿어볼게!”꽃은 잘 모르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리에프는 흔쾌히 수락한다. 누나한테 어울리는 노란 꽃이면 되겠지, 뭐. 전화를 끊고 주변을 살핀다. 마침 가는 길에...
드물게 한가로운 밤. 오랜만에 함께한 저녁 식사. 그리고 가볍게 곁들이려 했던 와인. 한 잔으로 끝날 줄 알았던 술은 계속해서 식도를 태웠다. 포크는 움직임을 멈춘 지 오래였다. “까미유, 너무 많이 마셨다.” “괜찮아. 내일은 일도 없는걸.” 빈 잔을 채우려는 그의 행동이 서툴다. 그토록 단정하던 까미유가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도 무척 오랜만이었다. 그의 ...
"정신 나갔어?" 나이오비는 난로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주전자를 올리고 차를 끓였다. 이삭은 씻고 갈아입을 옷도 없어 큰 수건을 인도 수도승처럼 둘러매고 일인용 소파에 앉아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언제 집에 올 줄 알고." "생각보다 늦긴 하더군." "허 참, 누가 들으면 내가 약속이라도 늦은 줄 알겠어? 그러게 왜 여기까지 ...
* 긴토키와 히지카타가 40대 혹은 50대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 1. "국장님, 퇴근 안하십니까?" 한참을 서류더미에 파묻혀있던 남자가 자신을 부르는 신입 대원의 목소리에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밤하늘 같이 새카맣던 머리카락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 부분부분 잿빛이 된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보기 좋게 뒤로 넘긴 히지카타의 모습이 드러났다. 눈이 피로한 모양인...
인기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의 원작자 천계영 작가님이 공식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여 좋알람 세계관을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공모전, 포스타입 X 천계영
+리퀘박스 "탈색"리퀘 였습니다 :3 ~ 좋지못한 일에 휘말려 신분세탁하고 튄다는 내용입니다ㅎ(...) 다소 불친절한데 사실 자세히는 설정 안해놨어요!
“재-액. 멀었어요?” 제시 맥크리는 모리슨의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투정하듯 말했다. 잭 모리슨은 그런 맥크리의 말을 듣고 살짝 인상을 쓰며 누워있는 그를 흘겨봤다가 다시 서류들을 추리면서 대답했다. “내가 놀아줄 시간 없다고 말했을 텐데.” 자신의 휴일에 맥크리는 모리슨의 집에 놀러 왔다. 전화로 먼저 놀러 간다고 했을 때, 모리슨은 놀 시간 없...
오늘도 누군가가 죽었다. 어제도, 그제도, 그저께도, 그 전날에도…. 카드 안에 들어온 이후로 한 번도 죽은 사람이 없던 날이 없었다. 매일 누군가가 죽었고, 우리는 익숙해졌다. 그 언젠가부터는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생겼다. 그와 동시에 기억에 공백이 생겼다. 그들은 사라진 자들에 대해서 슬퍼하고 추억했지만, 공백 속에 존재하는 이들을 다루는 법은 몰랐다....
노크 소리가 들렸다. 맥크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맥크리는 그 다음에 들려올 소리를 기다렸다. "안에 있는 거 안다. 마스터키 받았으니까 억지로 열고 들어가기 전에 네가 열어라" 맥크리는 침대에 누워 팔로 눈을 가린 채로 가늘게 웃었다. 마스터키를 받았으면 다짜고짜 열고 들어와도 될 것을, 굳이 맥크리 스스로 열고 맞이해주길 기다리...
지하실 계단을 세개씩 밟고 올라가는 비숍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시동안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입구를 보던 깁스는 다시 제 손에 들린 카드를 본다. 이렇게 또 하나의 무게가 자신에게 넘겨졌다. 비숍과 카심의 다정한 사진과, 그 뒤에 쓰여있는 Yes! 라는 글씨를 응시하다 눈을 감는다. - Love you, Dad. 어느날 유치원에서 스스로 만들어온 카드를 내...
* 사망소재주의 왜, 가끔 그런 날이 있잖아. 유난히 불안하고, 불안하고, 또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 하겠는 날. 딱, 그날이 그랬어. 뭔가 아무것도 하면 안 될 거 같은 그런 날이었어. 赤葦 京治 X 木兎 光太郞 “아카아시?” 하루에도 몇 번을 듣는 이름이었지만, 유난히 더 달게 느껴지는 목소리가 있었다. 익숙하게 고개를 돌리니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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