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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의 일이었다.눈알을 굴려 본 벽시계는 난생처음 보는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새벽 4시 6분. 목이 마른다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어 깬 것도 아니다. 물론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지만. 온몸이 지구의 중심부로 빨려 들어갈 것처럼 무거웠고 손끝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다음날에서야 이게 `가위`라는 수면장애의 일종인 걸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두려움에...
-(주의) 채널에 올려져 있는 [정점]과 연계됩니다. -저번 편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현생 때문에 많이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음악소리가 우렁차게 숭고한 의식의 시작을 알리자, 타오르는 금빛이 왕궁을 밝히고 검은색 태양이 그려진 빳빳한 깃발이 물결처럼 펴졌다. 자랑스레 어깨를 핀 기사단의 갑옷과 칼은 광이 나고 풀을 먹인 붉은 카펫이 바닥을 덮었다. ...
오래된 거짓말 "자유의 정도는 힘과 비례한다. 권력에의 의지에 대한 이유이다. 권력, 재력, 명예가 자유를 줄 것으로 생각한다."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얻는 것과 잃는 것이 거의 비슷하다. 권력, 재력, 명예는 그것 자체가 목적이자 결과일 뿐이다. 그것들로 자유까지 얻으려는 것은 욕심이고, 그럴듯한 거짓말이다.
고객 센터의 악명을 익히 들은 바 있던 오리온은 그냥 줄을 섰다. 긴 기다림 끝에 결국 터덜터덜 걸어서 나왔다는 게 문제였다. 사실 곰 인형인 오리온의 걸음 소리는 굳이 따지자면 터덜터덜이 아니라 폭신폭신에 가깝겠지만. “… 처음부터 줄 서기로 결심했더니, 관위 반납 신청은 서류가 아니라 전화로만 받는다고….” 대체 누구냐. 관위 반납 신청은 전화 접수로만...
비교의 짐승은 자기 키보다 높이 위치한 전화기를 노려보고 있었다. 페그오에 마스코트 캐릭터가 이렇게나 늘었는데, 왜 아직도 로딩 화면에서는 나만 뛰는 건가. 슬슬 뛰는 캐릭터를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고작 전화기 버튼 누르는 데 쓰기엔, 단독 현현 스킬이 좀 아까운 것 같기도 했다. 고민하던 사이에 어느샌가 멀린이 등장해서 전화기를 낚아 챘다. 멀린은 전...
V사. 그중 뒷골목 22구. 비가 오는 저녁 무렵. 39번 기체 [터트너프]라 불리는 전신의체는, 미리 준비한 방수 가방을 어깨에 멘 채로 등을 벽에 지고 가만히 서 있었다. 조금 갑갑할 정도로 목까지 잠그고 크고 두터운 갈색의 트렌치코트를 입고, 회색의 후드를 뒤집어쓴 기체의 얼굴은 그 복장처럼 밋밋한 철 가면에 2개의 시각 렌즈용 구멍만 뚫린 모습이었...
<이 세계에 온 것 같다> 1화는 무료이지만 소장을 원하시는 분들 용으로 결제상자를 만들었습니다. 결제상자 아래에는 다운로드가 가능한 다음 화 스포일러 컷이 있습니다.
히로인 X는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네에… 그렇군요. 세이버 클래스 영령 중에서는 고객님이 삭제할 수 있는 영기가… 검색되지 않아서요… . 혹시, 클래스 명을 다시 불러 주실 수 있나요…? “그러니까!!!!!! 저는 세이버입니다!!!!!!!!!” 한참 실랑이를 한 상담원은 지쳐 있었다. -그렇군요…. 검색 결과가, 없어서요…. 지금 제가 다른 부서로 전...
-문의 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영기의 복구는 본인만 할 수 있습니다. 상담원의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는 끊어졌다. 왜 좌에 있는 전화들이 전부 고장 난 건진 모르겠지만, 신대급의 마술로 고장 난 전화기를 고친 보람이 없었다. 인왕 게티아는 전화기를 내던졌다. “좌에서 삭제된 사람이 어떻게 복구 신청을 하냔 말이다!!!!!!!!!” 사실 다른 영령들이라면 ...
오늘도 해피해피 억지력 아라야~ 고객센터의 컬러링은 입에 착착 달라붙는 싸구려 리듬이었다. 어린 시절의 내가 들었다간 그 가공할 만한 노래 실력으로 실컷 따라 부를 것 같으니, 절대로 들을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카밀라는 전화기를 붙들고 인내하고 있었다. 할로윈 시즌마다 복통에 시달리는 것도 이제 지쳤다. 바토리 페이스가 더 느는 걸 보느니 그냥 내가 고...
영령의 좌 고객센터는 여러모로 악명 높았다. 무한의 검제 영창의 영문법 오류를 고치기 위해 고객센터의 전화기를 붙잡고 있던 그는 이제 고객센터의 로고송을 외울 지경이었다. 오늘도 해피해피 억지력 아라야~ “…너무 악취미적이군.” 현대인 출신 영령의 귀에는 너무 익숙하다. 홈x러스나 이x트 라던가 x이소 같은 곳에서 들을 법한 음계였다. 어차피 영령의 좌는 ...
편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는데, 어떻게 나한테 그래?! 게다가 엄청 늦었어! 내가 그래도 기껏 편지도 적어서 보내줬더니만. 흥. 나빴어. 그래서 이번 편지는 누구한테 보내는지까지 안 적어뒀다구. 어때, 슬프지? 좀 슬프다고 해! 아, 근데 무슨 내용을 적으려고 했더라? 으으, 화내느라 다 까먹어 버렸잖아! 전부 네 탓이야! 아, 맞다. 별명 말인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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