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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꿈이 끝났을 때 니카는 얼핏 흐린 시야로 펼쳐진 풍경을 알아차렸다. 햇빛을 가린 커튼, 침대 위에 널브러진 자신, 백색의 벽지가 열일곱 답지않게 영화포스터 하나 없이 말끔하다. 문뜩 침대 끝으로 간신히 걸친 머리가 뒤로 꺾이며 입이 벌려진다. 멍한 눈동자가 아직 잠을 이기지 못한듯 두어 번 더 깜박이곤 떠진다. 아, 눈부시다. ' AM 7:36 ',...
재벌 3세 알파 재현 × 씨받이 오메가 마크 재현과 민형은 늦잠을 잤다. 아주 편안하고 느긋한 꿈을 꾸었다. 재현의 인생에서 이렇게도 게으른 아침은 처음이었다. 눈을 떴을 때 민형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온 방 안에서 자신과 민형의 체향이 뒤엉켜 있었다. 불쾌하지 않았다. 이상한 안도감이 들었다. 동물들의 영역표시가 이와 같은 느낌일까 재현은 생각했다. 재...
-같이 지낼만해? “그냥 그래.” -왜? 걔가 불편하게 해? “아니, 뭐 그런 건 아니고.” -그런 게 아니면? “몰라. 지낼 만 하니까 걱정 안해도 돼.” 정아의 걱정 어린 질문에 정국이 그저 모른다는 말로 얼버무린다. 무어라 대답 해야 할지 마땅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좋았냐고 묻는다면 힘들었고, 싫으냐고 묻는다면 좋았으니까. 사실 아침에 일어나 학...
- "빨리 10살이 되고싶어."찰칵, 필름 감기는 소리가 돌아가고 소년은 중얼거렸다. 아쉬움이 가득 담긴 목소린 언제나 그랬듯 힘이 없다. 소녀는 그런 소년을 위로라도 해줄 심정으로 손을 휘저었다. 매년 찾아오는 겨울이면 소년은 닿지않는 나무를 오르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게 능력을 갖고 싶은 이유였고, 그런 동생이 귀여운 소녀는 항상 웃음을 터트리곤 했다....
am 11:38 일어나자마자 콜라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님 콜라가 먹고 싶다고 생각하며 일어난 건가... 나는 탄산을 꽤 많이 좋아하는 편인데 여름에는 꼭 콜라 슬러시가 먹고 싶더라 pm 4:34 불닭볶음면 먹었다 누가 본다면 또 면? 하고 생각하겠지 배가 불러서 삼각김밥은 못 먹었다 참치마요가 품절이라 아무거나 주문했는데 그것마저 품절이라 랜덤하게 온...
" 내가 뭘 어쨌는데? "두상외관허쉬의 머리카락 색은 특이하다. 한쪽은 흰색이고 다른 한 쪽은 분홍색이다. 머릿결은 끝으로 갈수록 손에 걸리는 느낌이 살짝 들었다. 앞머리는 각지게 잘려 눈썹을 가리고, 옆머리도 귀 밑까지 살짝 내려오고 끝이 각졌다. 양갈래로 높게묶은 머리는 끝이 동그랗게 말려있었다. 눈썹은 치켜올라가있으며 짧고 숱이 많았다. 눈꼬리도 마찬...
결국 오늘의 점심은 내가 사기로 했다. 마지막까지 카드를 내지 못해 찜찜해하던 민석이 형은 "형은 이제 우리랑 술 마시는 게 싫은 거죠?"라는 백현이 형의 슬픈 목소리에 지갑을 집어넣었다. "그래도 어떻게 4학년이 1학년한테 얻어먹냐.." "뭐가 어떻게예요. 오세훈 이 자식이 어제 행패 부린 거 생각하면 형은 우리랑 같이 열 번은 더 얻어먹어도 돼." "맞...
모든 사랑엔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타당하든 타당하지 않든, 남들이 이해할 수 있든 말든 말이다. 오세훈의 사랑에도 이유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 적은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한다면 그 사람들도 다 납득할 거라 장담할 수 있었다. 오세훈의 사랑은 바야흐로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었던 5월의 마지막 날, 지금은 더 이상 모습을 찾을 수 없는 한 선배...
동물원의 하루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처럼 그렇게 스펙타클하지는 않다. 남들과 똑같이 직장에 다니는데 그 직장에 동물이 조금 많고, 그 동물 중에 일상적이지 않은 동물이 좀 끼어있고, 머리보다는 몸을 더 많이 움직여야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 게다가 동물원의 동물들은 흔히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과는 또 다르기 때문에 정이 있는 듯, 없는 듯 그...
"형아, 이거 꼭 해야 해?" "우리 세훈이는 형이 싫어?" "아니, 그건 아닌데~" "그럼 형 말 들어야지. 눈 감고." 얼르은, 하며 재촉하는 소리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고 눈을 꾹 감자 형의 웃는 소리가 들렸다. "우씨, 역시 날 놀리는 거였어!" 눈을 부릅 뜨고 힘을 주자 고개를 낮춰 눈을 맞추며 웃는 형이 있었다. "아니야, 형이 왜 훈이를 놀려....
- 완다, 이제 일어나서 씻어야지. 완다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이 들어 뒤척였다. 오랜만에 누군가, 남이 깨워주는 것같아 한편으로는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였다. 나타샤는 완다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완다는 그 방향으로 몸을 돌려 다 뜨지도 못하는 눈으로 나타샤를 바라보며 베시시 웃어보였다. 아니, 몸이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막 씻고 나온 듯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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