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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20대까지는 대부분 비슷한 길을 걸어갑니다. 비슷한 환경, 비슷한 친구, 비슷한 공부, 비슷한 생활 패턴으로 살아가죠.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험이라는 극심한 경쟁의
아무런 어느 날이었다. 똑같이 퇴근을 하고. 집에 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팩 하나를 얼굴에 올려 두고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워 민무늬 천장을 멀거니 바라보던, 어느 그런 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뭐지? 워크숍에서의 긴 밤 이후로 지난 과거의 응어리는 풀어냈다고 할지언정 현재의 우리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 ...
어느 오래된 노래의 제목처럼, 이재현과 나는 조금 어여쁜 표현으로 깊은 밤을 함께 날았다. 그간 각자 쌓아 두었던 이야기를 쏟아내는 데는 밀려오는 졸음도 이길 틈이 없었다. 어쩜 하품 한 번이 안 나더라. 인간의 뇌는 필연적으로 어릴 적 기억이 지금의 기억보다 더 오래 잔상이 남는 시스템으로 조작된다고 한다. 그러니 스무 살의 우리, 정확하게는 스무 살의 ...
길고 지루한 오후 강연이 끝나자 나름 워크숍의 꽃이라도 할 수 있는 뒤풀이가 이어졌다. 대학생 때 즐기던 MT 같은 놀고먹자 판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만, 그래도 삼삼오오 모여 맛있는 안주와 함께 소소하게 술 마시는 자리다. 거기다가 우리 회사는 케이터링이 진짜 맛있거든. 빵대리와 신이 나서 접시에 이것저것 담아와 우리 팀에게 할당된 테이블 한쪽 구석에 엉덩...
원래 사람은 철저하게 1인칭의 시점에 산다. 나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이재현도 예외는 아니겠지. 내 사정이 있듯 녀석의 사정도 있을 거다. 스물의 어린 나는 이 포용적인 생각을 할 턱이 없었다. 할 수가 없었지. 이성 경험이라고는 전무했으니까. 그러니 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쓴 것이다. 피하기. 도망가기. 사라지기. 이재현에게 따져 물었다가 정말로 ...
궁금해서 잠이 안 와. 그때 왜 그랬어? 쉬이 잠 못 들던 어느 스물의 새벽, 옥구슬 굴러가듯 가녀린 소녀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너무나 유약하고 현실적인 그 노랫소리를 듣다가 울컥 눈물이 난 적이 있다. 이어지는 가사는 더 가관이었다. 구차해도 묻고 싶어. 그때 난 뭐였어. 알고 보니 이 가수의 영혼에 그때의 내가 깃든 게 아니었을까. 어쩜 이렇게 거지 같은...
“로라, 로라…….” 새빨간 입술 안에서 이름이 굴러갔다. 어둠보다 새카만 눈동자가 현실보다 머나먼 곳을 바라보았다. “좋은 이름이네요.” 로라의 눈꼬리가 꿈틀거렸다. “좋아요, 로라. 제 성에서 편히 지내도록 해요. 언제든 떠나셔도 좋지만, 최소한 몸이 다 나은 후에 움직여 주세요.” “그ㄱ…” 로라의 입술이 달싹였다. 몸이 꿈틀거렸다. 팔은 이불을 밀어...
아래로 <눈을 가려도 미래는 온다> 편이 이어집니다.
영화는 감동적이었다. 얼마나 인상 깊었냐면, 영화를 찍은 감독의 전작과 영화의 원작 소설이 궁금해질 정도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랬다. 평범한 직장인인 A는 직장 동료인 B와 티격태격하는 사이이다. A는 B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는데, 왜냐면 B가 이런저런 핑계로 휴가를 쓰거나 외근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등, 여간 말썽을 부린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스의 딸 2 “.. 예. 찾는 대로 바로 모셔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백현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보스는 아가씨의 일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신남파 보스의 딸이라고 해서 악질적인 봉변을 당하진 않을까 늘 마음을 졸이던 보스는 아가씨가 성인이 되자마자 심신을 단련시키기로 마음먹으셨다. 그런 보스의 마음도 모르고 아가씨는 ...
어두운 밤하늘, 번쩍거리는 형형색색의 간판, 갓길주차 때문에 한 차선밖에 쓸 수 없는 좁은 이차선 도로, 간간히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 방앗간 앞을 지나자 코 끝에 닿는 모기향 냄새와 콩가루 냄새와 담배 냄새. ……아, 씨발. 좆같은, 고향의 냄새였다. 방앗간집 천사. 어른들은 모두 날 천사라고 불렀다. 그것이 내 유년 시절의 이름이었다. 사유는 간단했다....
이럴 예정이 아니었다. 원래는 사내녀석 3명이 함께하는 여행이었단 말이다. 하지만 지금 김포공항에 나란히 앉아있는 건 일문과 박준우와 나. *** "야, 이제 코로나도 풀렸는데 같이 가자! 응? 4학년 되기 전에 해외여행 한 번 가야지." 하면서 나선 건 경영과의 이호진. "나 일본어도 못하는데 자유여행 가기 싫단 말야." "그건 걱정마, 내가 비행기표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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