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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피비린내 가득한 여인이 임자관에 찾아왔다.
“여주야. 인생이란 뭐냐. 내가 연애도 못 하고 말이야. 이렇게 좋은 날.” 대리님과 둘이 남아 남은 일을 처리하고 시계를 보니 아홉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머릿속엔 계속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승강기를 잡는 대리님이 어깨를 돌리며 뼈 맞추는 소리를 부러 크게 낸다. “어휴 이놈의 회사. 정말 언제까지 다니냐. 아휴.” 죽는 소리를 하지만 누구보다 일을 ...
“누나 나는 회식이 싫어. 사람들이 막 술 취해서 떠들잖아. 사실 그런 이야기는 내일 되면 기억을 하지도 못할 텐데. 생각해보면 중요한 이야기도 없고.” 우석이가 떠든다. 술에 취했는지도 모른다. 사실 우석이는 술에 약한 아이다. 그런 애가 내 옆에 앉아있는데 챙기지 못했다. 내 앞에 앉은 사람에게로 온 신경을 쏟느라. 그리고 지금도. “사람들은 좋아. 그...
“누나 학교 진짜 예쁘다.” 김우석이 옆에서 무어라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 같았지만. 들리지 않았다. 예대 쪽으로 걷는 걸음이 너무 익숙해서. 이렇게 늦은 밤일지라도 눈 감고도 가능한 길목이었다. “나 아까 찍은 씬 근데 조금 얼굴이 어둡게 나왔던 것 같은데. 괜찮았어?” “어. 괜찮았어.” 대강 대답하며 방금 전 스친 황민현의 표정만을 복기하고 또 복기 ...
“너는 애가 왜 이렇게 늦게 들어오냐? 여자애가 겁도 없이 도대체 이 늦은 시간에.” 야근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에 들어가자마자 들은 말이다. 거실에 있던 아빠는 퇴근하고 돌아온 날 보자마자 불같이 화냈다. 혼자 살던 게 익숙해서 야근을 하게 된다고 해서 누구에게 말하지도 않았다. 엄마나 언니에게라도 말해둘걸 그랬나. 그래도 일하다 늦은 건데. 신발을 ...
“누나 오늘 고마워. 좋은 영화도 보여주고.” 추운 낙산 공원을 고작 뜨거운 커피 한 잔에 의지해 올랐다. 차로 녀석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자 어느새 해가 다 진 밤이 됐다. 언덕빼기 옥탑에 살아도 구김살 없는 녀석이 내 차에서 껑충 내렸다. 운전석에 앉아 녀석에게 손을 흔들었다. 녀석은 몇 번이나 전조등을 끄고 운전석에 앉은 나를 돌아봤다. 돌아볼 때마다 ...
백화점을 몇 바퀴나 돌았다. 옷도 사고 신발도 사고 눈에 보이는 예쁜 것들은 다 샀다. 태어나 이렇게 쇼핑에 오랜 시간을 투자한 건 처음이었다. [다음 주 금요일 저녁 괜찮으세요?] 이진혁 감독을 통해 약속을 잡았다. 나는 본디 고지식한 물건이라 녀석과의 약속을 지키기 전엔 허접한 재회를 하고 싶지 않았다. 왠지 그 재회가 우리의 추억을 더럽힐 거 같아서....
가까운 미래, 인간의 기억을 디지털 정보로 저장해 사망 후 기억을 불러오는 마인드 서비스가 성행한다.
불행하게도 우리 팀엔 여자가 나밖에 없었다. 사내 식당에서 매일 같은 팀원들과 밥을 먹는 일도 물렸다. “여주씨 오늘 뭐 약속 있어?” 팀장의 오늘 점심 메뉴는 돌연 나인가보다. 그나마 제일 친한 입사동기가 최근 퇴사해 건물 옥상에 함께 올라갈 사람을 잃었다. “약속이요? 하하, 아니요.” 본디 사교성 좋은 성격이 아니니 사회생활이 체질에 맞을 리 없었다....
이화동 벽화마을을 끼고 낙산공원 아래로 내려왔다. 사람은 없고 나무는 우거지고 도시는 빛났다. 바람은 차갑고 마음은 공허로 쓸쓸했다. “여기, 좋은 거 같아.” 내 말에 우석이는 신난 얼굴로 펄쩍거리며 좋아한다. “좋죠! 작가님도 낙산공원 매력에 빠지셨죠. 전 여기서, 가끔 이렇게 가만히 내려다봐요. 성곽 아래 내려와서 여기 쯤.” 녀석이 발걸음을 멈춘 전...
“어 여주야! 인사해 여긴 왕자. 어 왕자야 인사해 여긴 이작가.” “아, 선배, 그렇게 부르지 마요, 되게 오그라들 거 같아.” “그럼 이작가를 이작가라고 부르지 뭐라고 불러? 왕자야 인사해. 너 아마 이 분한테 잘 보여야 할 걸. 우리나라 드라마계를 곧 쥐락펴락 할 거거든. 사인 받을 종이는 가져왔지?” “아, 선배!” 그 날 대학로의 겨울은 시끌벅적했...
지나고 보면 가장 아름다웠지만 겪는 당사자들의 눈엔 당최 그 찬란함이 보이지 않는 것. “여주씨, 뭐 믿고 이러나?” 급하게 이루려다 보면 체하고 포기하자니 미련이 생기고 타협하자니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아니 여주씨, 요즘 통 회의에 집중을 못 하잖아. 뭐 어디 정신 다른데 둔 사람처럼. 아니야? 내 말 틀려?” “…아닙니다. 시정하고 더 노력하...
“이제는 너랑 비싼 거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더 좋은 곳 데려가고, 차도 사고, 다리 아프게 걸어다니지 않아도 되고, 또… 내가 이렇게 무시당하는 애인이 아니라, 너한테 더 당당하고 근사한, 어느 드라마 이름을 말하면… 거기 나오는 배역 이름 세 글자만 말해도 그 사람이 내 남자친구다 네가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애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
“여주야 나 오늘 연습 저녁 여섯시면 끝날 거 같아. 저녁 같이 먹자.” “좋아. 왠지 오늘은 곱창이 생각나는 날이야. 황배우는 어때.” “나도 어제 꿈에 곱창 꿈 꿨잖아.” “또 또 오바한다.” “오바라니. 이런 걸 연인간의 텔레파시라고 하는 거지.” “갖다 붙이는데 하여간 신이야.” “이제 파스타 가게 아르바이트 가지?” “엉. 열심히 돈 벌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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