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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어?] 오전 8시 5분. 쏘니가 침대에서 나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채팅을 보낸 것이었다. 아침 인사는 주로 훈련장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쏘니가 해리에게 이처럼 아침 인사 메세지를 보내는 건 드문 일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쏘니가 이른 시간 아침 인사를 보낸 것은 그동안 멀게 만 느껴졌던 어느 끝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
"말하지 않는 슬픔보다 더 가슴 아픈 슬픔은 없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해리가 혐오범죄로 생을 마감한 뒤 홀로 남겨진 흥민의 이야기입니다. 죽음이 간접적으로 언급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Dear. H 사랑의 흔적이 너무나 많아. 모든 것이 버거워. 나는 더 이상 이 클럽에서 뛸 수 없어. 이곳의 공기를 채웠던 너의 땀과 눈물과 숨결이 해일처럼 나를...
"지금 출근한거야?" "아니. 미팅 있어." 서류 가방을 챙기는 동안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니 익숙한 얼굴이 불쑥 들어왔다. 커다란 몸에 어색하게 걸쳐진 셔츠의 넥타이가 마구잡이로 헤집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는데 자연스럽게 그 주위로 또 다른 얼굴이 떠올랐다. 해맑게 웃으며 포스터는 푸근해서 좋아. 하고 웃던 그런 얼굴이. 저 덩치 큰 사자가 대...
"한국의 날씨도 알 수 없을 때가 많지만, 맹세코 런던의 날씨만큼은 아닐거야." 쏘니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해가 쨍쨍하길래 외출 준비를 하고 가벼운 코트만 입고 나왔더니 천둥 번개가 치고 있었다. 우산을 챙겨 차에 오르고, 회사에 도착하자 또 기가 막히게 햇빛이 나기 시작했다. 평생을 런던에서 살았어도 적응하기 힘든 날씨였다. 그냥 ...
"헤이치!" "쏘니." 케인은 오랜만에 꿈이란 걸 꿨다. 꿈 속에선 쏘니가 자신을 헤이치라고 부르며 달려왔다. 쏘니, 라고 부르면 환하게 웃으며 너른 품에 안겨왔다. 그래, 그런 순간도 있었다. 쏘니가 자기 옆에서도 밝게 빛나던 순간이. * "하아, 해리, 흐응..." "응, 쏘니."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마음 놓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너른 ...
*약간의 켄쏜 어떤 베이시스트를 만나기 전까지 크리스티안의 삶은 오로지 드럼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대체로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인 그는 전날 있었던 일도 종종 까먹곤 한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 집에 놀러 온 숙부가 두고 갔던 낡은 드럼 스틱에 대한 기억만은 선명했다. 그걸 꼭 쥐고서 적당한 부피의 물건이면 죄다 두드리고 다녔다. 스틱으로 내려치면 각자 다...
타고난 운이 너무 좋아 삶이 재미 없는 스미레 앞에 정반대의 인생을 사는 토우코가 나타났다!
쏘니 , 우리 사이는 뭐야? 헤이치가 생각하고 있는 그 사이. 그 애를 만난 건 2015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였다. 케인! 새로운 동료랑 인사하고 가! 평소보다 30분 먼저와서 락커룸으로 들어가려던 나는 코칭 스탭들의 부름에 그쪽으로 달려갔다. 밝은 미소를 짓는 그 애의 말간 얼굴을 보는 순간 난 영화 속에서 보던 것처럼 시간이 멈춘 듯 했다. 해리? 안...
* 흰 바탕으로 먼저 보신 후 검은 바탕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헤이치. 흥민이 중얼거렸다. 케인이 흥민을 더욱 세게 안았다. 아직 안 잤어? 다정한 말투였다. 흥민이 살풋 웃으며 케인의 가슴팍에 머리를 부볐다. 자신보다 한 뼘은 더 큰 손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손길을 온전히 받아내던 흥민이 고개를 들어 케인의 턱에 입을 맞췄다. 케인이 허...
Unstable 11 '저에게서 무슨 향이 나나요?' 쏘니가 조엘을 만나 가장 처음 물어본 질문이었다.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둥지를 틀 영국으로 막 건너왔던 무렵의 쏘니는 얼굴 가득 채운 미소에 비해선 단단히 긴장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당시 쏘니는 영어가 서툴렀다. 영국행이 확정되고 독일에서 건너오기 전까지 열심히 공부했다지만 실전에서 사용...
그것은 모두 벤 데이비스의 말로 시작되었다. 사랑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해리는 옛날을 떠올린다. 팔월의 어느날이었다. 옆집에 이사 왔다는 남자애는 분명 자신과 동갑이라고 했으나 얼핏 봐도 세 살은 더 어려 보였다. 고등학생 맞아? 초등학생 아니고? 축구를 하러 가던 참에 마주친 새 이웃은 박스가 어지러이 쌓인 현관 계단에 앉아서 해리를 보며 손을 흔들...
브금을 꼭 들어주세요. 그냥 노래가 다 하는 글이라서...ㅠㅠㅠ 네가 나랑 아니면, *** 승점 1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양팀에게 다 공평하게 아쉬운 무승부였다. 그러나 경기 종료 휘슬은 이미 울린 후다. 자고로 프로 선수로서 가장 빠르게 익혀야 할 것 중 하나가 지나간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법이다. 끝내 그것에 익숙해지지 못한다면, 결국 재능을 맘껏 뽐...
한국의 여름은 말 그대로 재앙이다. 덥고, 뜨겁고, 습했다. 오랫동안 엎드려있으면 온몸의 근육이 뻣뻣하게 굳는 것 같다. 폼페이처럼 지금 이 순간 화산이 폭발해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린다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모습으로 죽은 사람이 될지도 몰라. 하도 잠을 자서 이제는 졸리지도 않았다. “어… 너 거기서 뭐 해?” “....” “어디 아파?” 그런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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