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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선이 너무 불편해. 너의 눈을 보고 있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아도 열이 나는 것 같아.
싸늘하다. 소저의 억눌린 울음이 들리는데, 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흐느낌의 방향도 가늠이 안 된다. 그저 머릿속을 맴도는 것만 같다. 내버려둬선 안 된다. 감각을 곤두세워 봤으나 피비린내만 확 끼친다. 어느새 손까지 흥건해졌다. 온기도 채 가시지 않은 액체가 불길하다. 그러다 돌연, 흐느낌이 뚝 멎었다. 조마조마하다. 잘못되기라도 하면…. {살려 보니...
연은 정전(正殿)에서 남평 백조부를 맞았다. 백조부가 용상(龍牀)을 올려다보게 함으로써 왕을 알현하는 자리임을 깨닫게 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백조부는 공(公)으로 책봉된 종친(宗親)이 입궐(入闕)할 때 갖추어야 하는 자색 단령(團領)과 연각(軟角) 복두(幞頭)가 아니라, 옅은 옥색 도포에 큰 갓 차림이었다. 여기 온 걸 입궐은커녕 공무(公務)로도 여기지 ...
신회영을 비롯한 적장은 물론 도성에 남아 있던 그들의 가솔까지 뭇 백성이 보는 앞에서 처형한 지 일주일, 그 사이 교전은 없었다. 아군의 승전 덕분인지 숙부는 공산성으로 회군했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도성으로 남하 중이라던 관군도 북단강에서 진군을 멈추었단다. 여세를 몰아 숙부 추격이든 각개격파든 하고 싶었으나, 한쪽을 추격했다가 다른 쪽의 역습을 당하면 큰...
새 지저귀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겉이 좀 빳빳해도 두툼하고 푸근한 이불에 감싸인 게 느껴졌다. 이불에 밴 햇볕 냄새가 훈훈했다. 가만, 새 소리? 그러고 보니 천장도 동온돌(東溫突)의 오색 무늬 반자가 아니라 서까래에 볏짚을 얹은 초가지붕이다. 고모나 의원이나 내관이 머리맡을 지키고 있지도 않다. 연은 주위를 살폈다. 시렁의 단출한 식기며 바닥에 놓인 ...
한 치 앞도 안 보이게 흐린 밤, 이따금 바람 소리만 두드러지니 홀로 도성에 남은 기분이다. 마부가 바로 앞에서 어가(御駕)의 고삐를 잡고 있고, 그 좌우에 서향과 그 사람이 있고, 어가 밖에도 적군이 오기만 기다리며 숨죽인 장졸이 수백이니 그럴 리 없지만. 게다가 좀 전엔 정찰병(偵察兵)이 고모에게 보고도 했다, 적군이 도성에 진입하긴 했으나 둑(纛)이나...
한동안 얼이 나가 있었다. 서향이 변복을 그만두자며 소저를 데려가는데도 한마디도 못 했다. 충격이었다. 소저가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주변의 압력이나 누가 다칠까 염려하는 마음 때문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복수라니, 저편을 거리낌 없이 죽이겠다는 것 아닌가. 어쩌려고 저러는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늘. 그들이 군에 합류하러 가는 지금은 더 암담하다. ...
혐관 맛집 고시원, 날라리 X 모범생
살아남으라는 청에 그가 뭐라고 답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정신이 들었을 땐 세간이 단출한 방에 뉘어진 뒤였고, 다시 얘기해 보려 해도 그는 쉬라고 권할 뿐이었다. 서향이 지켜보고 있어서일까, 대화를 원치 않아서일까? 조마조마했지만 얌전히 따랐다. 살겠다고 했으니까. 그러려고 노력하면 그가 살아 달라는 말을 떠올려 줄지도 모르니까. 그러고 며칠이나 지났을까...
물수건 적시는 소리, 간간이 새어나오는 신음, 맥을 짚는 기척, 그 하나하나에 아진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살아남으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소저가 혼절했을 때 얼마나 암담했던가. 급한 대로 가까운 처소에 눕혔으나, 그 직후 서향이 가로막았다. 사내보다는 아낙이 조치하는 게 낫다며. 그런 걸 가릴 때냐고 따지고 싶었으나 참고 물러앉았다, 실랑이할 시간에 손을 쓰는...
연은 그와 함께 서향을 뒤따랐다. 함께라지만 가면서도 실감은 안 났다. 그가 사급(司給)의 복장인 황갈색 저고리에 유록색 바지를 입고, 쪽머리 가발로 여장까지 해서이다. 초록색 가발은 여성 사급이 쓰는, 놋쇠 물고기 비녀와 놋쇠 개구리첩지로 장식되었다. 그러고 얼굴은 인피면구(人皮面具)로 가렸으니 봐도 봐도 딴 사람 같다. 외양이 낯선 건 그만이 아니다. ...
얼떨떨했다. 적이 이곳을 범하지 못할 거라니, 그걸 어떻게 장담하지? 그러면서도 근거는 대지 않았다. 설마, 뭔가 할 작정일까? 혼자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신음이 나왔다. 가슴과 등허리가 찢기는 듯했다. “전하! 전하!” 서향이 어깨를 잡고 눌렀다. 메스껍다. 비릿하고 뜨거운 것이 넘어와 사레가 들렸다. 칠규(七竅)가 터질 것 같다. 그래도 나가야 했다...
물러나면서도 발이 안 떨어졌다. 그저 문 너머의 소리나 문풍지로 전해져 오는 진동에만 신경이 쏠렸다. 소저가 기진해 늘어진 것이 못내 불안했다. 주위에서 동요하는 기척은 없으나, 줄곧 사경을 헤맸던 터라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아진이 단죄받아야 했던 날의 자상(刺傷)도 완전히 아물지는 못한 와중에 또 부상을 입었다. 갑옷 덕에 심장을 관통당하는 것은 면했으...
아프다. 가슴은 타드는 듯하고 사지는 무지근하다. 온몸이 홧홧하여 뱉는 숨도 뜨겁다. 그 열기에 입술을 달싹할 찰나 바싹 마른 입안이 따끔거렸다. 부은 목에서 비릿한 내가 올라왔다. “전하! …정ㅅ… 드ㅅ옵…니ㄲ?” 누구? 가물가물한 정신을 가다듬는데 차고 축축한 헝겊이 입에 닿았다. 마른입을 적시는 물기에 숨이 트이는 듯했다. 반대로 흐리터분하던 가슴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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