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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 가장 중요해요.'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석남항 수색시 주의사항', '아무도 믿지 말고, 아무도 의심하지 마.&
제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사랑스러운 장미꽃을 드립니다. 일상의 균형이 투명하게 무너지는 일만은 내게 폭력과도 같다고, 그렇지만 그건 손쓸 수도 감당할 수도 없어 그저 웅크린 채 모든 게 끝나기만을 기다린다고, 나는 늘 그런 식으로 선고를 받아왔다고 고백한다면 그것은 결국 무엇을 바라고 하는 말일까. 일평생 마음이 교묘하며 그 장벽이 견고하기를 바라왔다. 그렇...
앉아 있는 주변이 소란했다. 윙윙 찍혀 나오는 개인적인 소음들이 날벌레마냥 성가셨다. 나는 교실 책상에 멍하니 붙어 있었다. 생리통의 이름을 대고 수학 보충 수업을 빼먹은 후였다. 진정으로 아프긴 아팠으나 그것이 열외에 대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이 정도의 도망은 이미 내게 익숙했으므로 나는 특별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했다. 각종 책들과 유인물로 너...
어떠한 극이 그의 머리 너머로 지나간다. [1 : 내가 뭘 더 해줘야 해. 난 할만큼 했다고.] [2 : 아니, 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1 : 널 위해 장미꽃도 준비했다고. 널 위해 레스토랑도 예약했어. 제발 날 봐줘.] [2 :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필요없어. 안녕, 우리는 여기까지.] [1 : 미, 미안해. 난...
느릿느릿 걸어 피정소로 돌아왔을 때에도 아직 완전히 해가 뜨지 않아 하늘이 반쯤은 어둑했다. 노을빛처럼 한 풀 꺾인 햇빛 사이로 성당꼭대기에 매달린 십자가가 위풍당당하게 고개를 처들고 서 있었다. 반항하는 심정으로 바닥에 침을 뱉는다. 입 안이 제대로 터진 모양인지 아직도 피가 섞여나왔다. 김해일은 자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문 앞에 무릎을 꿇은 ...
다음 날 김해일은 아침미사를 빼먹었다. 세 달이 가깝게 머무는 동안 처음 있었던 일이었다. 나는 밤새도록 김해일의 머리맡에 앉아 얼기설기 만들어놓은 장식물을 손에 들고 있었다. 매듭 하나당 꿈 하나라고 했으니까, 김해일은 넉넉잡아 오십번 정도의 밤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새빨간 거짓말인 게 틀림없었다. 김해일은 그 날 밤에도 어김없...
[말할 수가 없어. 그런 너에게 내 진실을 담은 노래를 선물할게. "그러니, 제발 포기하겠다는 말은 내 앞에서만이라도 하지 마." 너의 포기는 내 삶의 끝이기도 하니.] "존나 느끼하네. 옛날 소설이냐?" "아마? 우리 엄마가 추천한 거." "존나 유익하군. 영혼을 담은 거 같아." "태세 변환 급이 다르다 친구 새끼야." 선율의 제목. 제목만 들어서는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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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년 무도회, 유리 크리스마스 이벤트, 모형정원의 열쇠 루트의 일부 내용을 조합 및 암시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 이 외 정식 루트의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안화가 오전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앉았을 때였다. 불쑥 사무실에 찾아온 지휘사가 저자세로 무언가를 내밀었다. 아직은 얼굴을 보일 시간이 아닌데. 전날 야근을 했으니 서류를 확인하는 것은 오후부터...
민윤기는 박지민을 존나게 아꼈다. 어느 정도냐면, 늘 무기력한 얼굴로 어, 뭐, 어쩌라고를 일삼으며 울 때 웃을 때 화날 때 즐거울 때 행복할 때 귀찮을 때 의욕 있을 때 얼굴이 표정 하나로 통한다던 민윤기가, 박지민만 보면 입동굴 열고 6번 치열까지 활짝 오픈할 정도였다. 아침잠 많아서 1교시는 죄다 공강 때려 박은 주제에, 박지민이 1교시 강의가 있을 ...
공미포 5560자 오귄님 리퀘 [마츠니노 신혼이야기] "아 그건 이쪽에다 놔주세요." "아아!!! 그건 제가 옮길게요. 네 이리 주세요." 우당탕탕 소음이 집을 가득 채웠다. 자신은 햇빛이 들어오는 집이 좋다며 고르고 고른 남향의 아늑한 집안으로 사람들이 바삐 오갔다. 진하게 생겨 머리마저 포마드로 올려붙인 남자는 검은 색 반소매 티에 청바지를 입은 채 바...
언제나 하늘은 맑지 않다. 당연한 일이다. 세상은 어둠에 휩싸일 때도 구슬픈 비가 내릴 때도 새하얀 눈이 세상을 덮거나 구름에 잠겨 흐릿할 때도 있으니까. 그녀의 직업 또한 그러했다. 앙겔라 치글러. 이 십대 후반에, 그녀가 개발한 나노 의학 기술은 그녀를 단숨에 최고의 자리까지 올려주었다. 그 기술이 도입되면서 그녀는 수 많은 생명을 살리라는 사명을 가졌...
그가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짐덩어리를 내려놓았을 때, 나는 그만 아. 하는 작은 탄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그건 아침 산책을 간다고 집을 나섰던 그가 가지고 온 것이 왠만한 성인남자 혼자서는 들춰메기 버거워 보일정도로 커다란 사슴이었다는 사실에서가 아니었다. 내려놓자마자 눈이 쌓인 바닥을 삽시간에 적시어 웅덩이를 만들어버린 피의 비릿한 향취 때문도 아니었다....
요선은 몸을 뒤척이다 이내 눈을 떴다. 옆에 있어야 할 항연이 없었기에. “갔나...” 실로 간만의 그와의 관계에, 요선은 온 몸이 바스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기운은 넘쳤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그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 위에 가벼운 가운을 걸쳐 밖으로 나왔다. “형!” “형님!” “...? 명아, 금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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