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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혹 그것을 아느냐. 붉은 실이 인연을 이어준다는 말."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 붉은 실이니 인연이니. 내게는 어려운 말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개울가에 돌을 던지고 놀기만 하였다. "할아버지!" 저 멀리서 해맑게 뛰어오는 제 또래 아이를 보고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뛰기 시작하였다. 냅다 뛰어와 할아버지에게 매달린 아이. 얼굴에는...
"저기선 최대한 불안한 표정 지으라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이. 세상을 다 잃은 사람처럼. 맞아요?" "장 감독님은 제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는 분이에요. 알고 지낸 지가 꽤 돼서. 그러니까 전배우님, 감독님 말씀 잘 들어요." 한동안 진지한 얘기가 오고갔다. 정국이 흘깃대며 태형에게 자주 시선을 꽂았다. 제가 쓴 작품이라 줄거리며 대사, 디테...
이 글이 당신에게 닿을 수 있을까요. 6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말씀 하셨기에, 어떤 확신도 할 수 없으나 마음만은 확신을 담아 씁니다. 우선 어떤 이야기부터 해드려야 할까요. 그대가 안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모든 것을 지키라 명하신 것에 대한 답을 먼저 하겠습니다. 녹록지 않았습니다. 뜻이 없던 제가 갑작스레 오른 자리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생각...
태형은 접시로 빨려 들어갈 듯 집중을 하는 중이었다. 재활 치료를 받았음에도 한동안 깁스를 해둔 덕에 사용하지 못했던 손이었다. 아직은 그 손으로 힘을 쓰는 것이 익숙지 못했다. 하필 손까지 다칠 게 뭐야. 미간까지 접어가며 태형은 스테이크를 똑바로 썰어내려 애썼다.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손이 애처롭게 부들거렸다. 결국 태형은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고 떨...
정국의 이야기 "제국의 운명이 달린 일 아니겠소? 오직 제국을 위하는 것, 그것이 곧 하늘이 내린 뜻이라 믿소." "...그 말은..." "그녀에게 공작 부인의 칭호를 내리겠다는 뜻이오." 가녀린 선의 고개가 파르르 떨리며 떨구어졌다. 모든 것이 그녀 자신의 죄인 것만 같아 그저 한없이 맑고 굵은 눈물 방울만 아래로 뚝뚝 떨구었다. 말을 건넨 황제는 무심한...
"...내 남자친구한테." 남자친구라는 말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전에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자는 이야기를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싫어요." 대체 누나가 만난 남자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질투심이 조금 더 치솟았던 모양이다. 멍해진 머리가 정신을 추스르고 제대로 된 생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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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막 넘어오려던 그 시기즈음, 나는 처음으로 일반적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게 되었으니까.중학교 때만 하더라도 나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조금 더 가위를 눌리는 경험을 많이 할 뿐이었다."또 잠 많이 못잤나, 얼굴이 말이 아니네 아들." 엄마는 여기저기 물어...
“정재현님-” “…….” “정재현님?” 재현은 문득 자신을 부르는 상냥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아, 네.” “들어가실게요.” 수면장애클리닉의 간판을 내건 신경정신과 대기실의 회분홍색 헝겊 의자는 앉아있으면 신기하게도 졸음이 밀려온다. 일부러 잠을 부르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것인지, 진료시간 내내 대기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느리고 부드러운 클래식 ...
엘리베이터의 도착을 기다리는 석진은 가만히 있지 못했다. 마음은 급해 죽겠는데 세월아, 네월아 내려오는 걸 보고 있으려니 속이 터졌다. 이렇게까지 조급해져 본 건 이 나이 먹고 기필코 처음이었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던 시간도 길어지게 느껴지는 건 모두 태형 탓이었다. 그런 깜찍한 짓을 해 두었다니. 묵직한 종이백을 든 석진의 입꼬리가 올라가서는 ...
나는 목소리를 가졌으되, 묻지 못하는 자. 당신의 신탁을 대변하되, 변호 받지 못하는 자.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전능하신 당신께 올리는 나의 오래된 기도. 신이시여, 나의 타락을 방조하소서. 신을 위한 레퀴엠 아마데우스 외전 "형. 진호 형." 진호는 소파에서 눈을 떴다. 천장이 푸르게 일렁였다. 흰 깃털이 소리 없이 허공을 부유했다. 하프시코드 ...
다른 세상인 것 같은 느낌. 눈을 떠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빈 강의실이다. 하지만 싸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아 태형은 문을 바라보았다. 무거운 문고리가 움직이자 석진이 보였다. 석진아!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석진은 그런 태형을 이상한 눈초리로 흘깃 보더니 무시했다. 왜 그래? 석진을 향해 태형이 움직이자 뒤이어 들어온 애들이 수근거...
- 캐붕 있을 수도 - 앞으로 외전 한편 남았어요. 이제 곧 끝납니다. * 따사로운 , 햇볕이 내리쬐는 날, 오늘은 호그와트 졸업생들의 졸업식 날이다. 그리고 이번 졸업반 학생들은 유난히도 이 호그와트 생활을 하면서, 많은일을 지나쳐온 세대였다. 그런, 그들이 이제는 졸업을 하여 사회로나아가게 되었다. 정이 들었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왔던, 학교를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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