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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지훈의 시간을 따라가지 않았다. 금새 되어버린 겨울. 그리고 특별하고 중요한 11월 3째주의 목요일. 가을이 막 가고 겨울이 올 때 즈음 정한이 선물이라고 메어준 목도리를 메고 왔다. 특별한 날, 특별한 선물. 정한은 배웅이 될지 모르겠다며 자신 없는 목소리를 내더니 결국 와주지 못했다. 서운했지만 서운할 수 없는 자리였다. 지훈에게 유독 더 추운 ...
"그래서. 요즘도 꽃을 뱉어?" 잘 다듬어진 손톱마다 조그만 큐빅이 올라앉았다. 매일 네일샵까지 걸음하는 일은 번거롭다고, 애교섞인 투정을 속삭인 그녀를 위해 애인이 직접 골라왔다. 심드렁한 물음을 던진 지원은 탑코트를 다시 덧바르기 시작했다. 오른쪽 새끼손가락까지 꼼꼼히 바르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주노는 멀거니 창밖만 응시하고 있었다. 도심의 야경이 ...
한동안 무슨 정신으로 지냈는지 모르겠다. 그냥 종일 멍해서…순간 정신 차려도 그 뿐이고 조금만 집중력을 날리면 생각이 아예 사라져 버린다. 더 이상 상처 받을 게 없다고 생각 했는데, 그냥 착각이었나 보다. 설마 할머니가 날 버릴 줄이야. 마른 세수를 하며 복도에 멍하니 서 있다가 종이 친 것을 깨닫고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어서 아르바이트 가야지…하며 ...
빛이 꺼져가는 어느 오두막에서 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그 소녀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고, 소녀의 어머니는 아버지 없이 일을 하러 나가시고,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셨습니다. 어느 순간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가 되면서 어머니는 바닥에 누우셨고, 그 이후로 못일어났습니다. 소녀가 가지고 있던건 겨우 빛나는 동전 한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살수있는건 빵 하나...
책상에 올려진 가방에는 라이언 인형이 덩그러니 매달려 있었다. 이거, 화해 기념으로 받은 거겠지. 윤기는 아무말 없이, 남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남준의 가방에는 무지가 매달려 있었다. 무지는 김석진이 좋아하는 거고, 라이언은 김남준이 좋아하는 거. 티내지 못해서 안달이네. 윤기는 턱을 괴고, 석진과 남준을 번갈아 보다가, 책상에 엎드렸다. 요즘 윤기는 자...
3일 째가 가장 고비였다. 몸도 마음도 우울한 와중에 배까지 고프니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았다. 다른 어떤 사람이 날 붙들고 그냥 껍데기만 날 조종하고 있는 건 아닐까.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을 정도였다. 그 날 저녁, 먼저 흰 깃발을 펄럭인 사람은 박중혁이었다. 3일 동안 잠잠 했던 내 방문을 두드린 박중혁은 김이 올라오는 호박죽과 사과 한 조각...
"'21세기의 가장 위험한 연구주제 랭킹'이라고. 혹시 들어봤어요?" 남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2위를 차지한 게 인공지능이었고, 1
걍 재미삼아...(..) 예전에 해둔게 아깝기두 하구요 후후 이런식으로....슬픔을 잠재운다....
시나리오 카드는 조린티(@jorintea_com) 님의 커미션입니다. ● 본 문서는 크툴루의 부름 룰을 차용한 비공식 2차 저작물이며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 노룰북 키퍼링을 금합니다. 키퍼링 커미션은 불허하나 세션카드 커미션은 자유롭게 신청해주세요. ● 원문을 못 알아볼 정도만 아니라면 진상을 포함한 모든 개변을 허용합니다. 개...
--- 花 : 하아... 하나마키가 깊게 한숨을 쉬었다. 及 : 어라? 왠일로 피부가 그렇게 칙칙하담?花 : 뭐 언제는 밝았냐.. 근심거리가 있는지 하나마키는 연신 한숨질이었다. 큰일났다.. 돈이 모자라..자신의 가벼운 통장잔고를 두 눈으로 확인한 하나마키가 책상으로 고개를 툭 떨구었다. 及 : 무슨일있어? 앞자리에 앉은 오이카와가 아예 자세를 뒤로 돌아 ...
이름을 지워내는 행위란 무엇인가 고민해본 적이 있었다. 존재의 마지막 발자취.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듯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 하였던가. 그렇다면 그 남겨낸 이름마저 지워내는 내가 하는 행위는 무엇이 되는가. 손끝이 떨려온다. 별 것 아니라 여기기에는 이 손끝이 지워내는 것의 무게가 너무도 무겁고 버거워 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몇 줄 되지도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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