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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쳤어?” 아빠가 미쳤다. 드디어 단단히 미친 것 같다. 엄마가 쓰러졌던 현관에 선 아빠와 세 여자를 보니 어이가 없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지났다고, 새로운
“하하. 너 말하는 게 꼭 노인같다.” 파안하는 엘레는 햇살 그 자체였다. 예쁘다라는 실없는 소리가 입밖으로 튀어나온 것은, 불가항력이었다. 헤라는 얼굴을 붉혔다. 뜨거워진 얼굴을 감추려고 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귀까지 빨개진 탓에 도무지 감출 수 없었다. “다행히 나에게 화난 건 아닌가보네.” 엘레는 여전히 웃으며 발로 땅을 툭툭 찼다. “그때, 네가 그...
삿된 것으로부터 도망쳤다. 그런 것이다. 헤라는 그것을, 아니 그녀를 향한 마음을 사사로운 것으로 정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를 볼 때 일어나는 묘한 불안감을, 알 수 없는 질투를, 들끓는 호기심을, 이런 아름답지 않은 제 마음을 무어라 표현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그런 불필요한 감정들로부터 헤라는 도망을 선택했다. *** 동굴에서 엘레는 금발을 찰랑...
“뭐라고? 감히 어머니에게 그런 행동을 해?” 아르테미스가 젖은 몸을 물에서 갑작스레 일으켜세웠다. 허리 아래로 쭉 머리카락에서 굵은 물방울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떨어졌다. 그녀의 기백에 님프들은 파들파들 떨었다. 헤라는 그녀로부터 상당히 먼 곳에 떨어져 앉아 있었기에 그녀의 표정을 제대로 읽을 수는 없었지만, 온 몸에서 분노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고 있...
제우스는 유리잔을 가볍게 흔들어 안에 담긴 포도주를 마지막 한 모금까지 들이켰다. 헤라가 잠시 머물다 떠난 이 방에는 여전히 헤라의 체취가 남아 있었다. 석류처럼 달콤하고 매혹적인 향. 제우스는 향을 입에 머금어 오래도록 음미했다. 바보같은 여자. 처음부터 그녀가 매정하게 대한 것은 아니었다. 제우스와의 혼담이 오가기 전까지 적어도 그들은 사이 좋은 가족이...
햇살이 따스하게 집안을 비춰주는 때였다. 맛있는 향기와 듣기 좋은 요리하는 소리가 부엌에서 나고 있었다. “으응...이현아 뭐하고 있어...?” “자기 친구 온다고 해서 요리하고 있었죠~ 더 자도 괜찮은데, 깼어?” “원래 자려던 것도 아니거든...” “그래그래~ 요 며칠 거의 안 잤으면 졸릴만 하지.” 소파에서 일어나 비척비척 걸어온 소현은 이현의 허...
BGM – Nakamura Yuriko ‘Whispering Eyes’ 창밖은 이미 어두워진 지 오래였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 한 통을 다 비운 우리는 초저녁까지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서 저녁은 그냥 건너뛸까 하다가 뒤늦게 9시쯤 출출함을 느끼고 피자를 시켜 먹었다. “난 더는 못 먹겠다.” 먹던 피자 조각을 겨우 마무리한 내가 ...
안녕하세요😘 설을 맞아 월오연화로 연성을 했었는데 그 뒷이야기까지 그려서 한꺼번에 올리려는 욕심에 설맞이 인사가 늦었습니다🥹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쉬시는 동안 맛있는 것도
거친 물보라가 일었다. 냇물이 바닥을 드러냈다. 바닥이 떠올랐다. 거친 파도가 수호자들을 덮쳤다. “피해!” 자갈이 뒤섞인 수류가 미처 피하지 못한 이를 덮쳤다. 구체가 되어 그를 가두었다. 망토가 새하얀 빛을 뿜으며 점멸하여도 소용없었다. 새카맣게 불탔다. 구체 안쪽에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붉게 물들었다. “이 사악한 마녀가!” 수호자들이 손을 덜덜 ...
by 무영 아침 방송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 눈이 퉁퉁 부은 나에게 한주 형이 말했다. "야. 울었냐?" 아, 놔. 왜 하필 현진 형 꿈을 꿔서... 한동안 잊고 있던 형이었다. 지웠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한주 형과 함께 잔다고 생각하니 예전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울었던 것 같다. 그 뒤로 엄마 아빠는 몇 년을 자책했다. 하지...
아저씨는 내가 준 검은색 마카롱을 한 번에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들이켰다. "오, 초콜릿이랑 커피의 조합도 나쁘지 않은데." "그걸 우리는 카페 모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그러고 보니 그런 음료도 있었지." '그러고 보니'라니... 레몬 아이스크림과 커피의 조합보다는 훨씬 대중적이라고. "그래도, 역시 레몬 맛이 좋아." "하하....
BGM – Nakamura Yuriko ‘Pastoral’ 내 이마를 톡톡 두드리는 부드러운 손길에 흠칫 놀라 앞을 바라봤다. ‘인상 펴야지’ 한재언이 맞은편에서 입 모양으로 속삭이며 아마도 내 표정을 따라 하는 듯 미간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무리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할 때 나는 미...
BGM – Kiyoshi Yoshida ‘Daylife’ 애매한 시간이라 밥 생각이 별로 없었던 우리는 그냥 지하철역 근처의 카페를 찾아 들어왔다. 북적거리는 건 질색이라 최대한 조용한 카페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이 시간 강남역 카페들은 어딜 가든지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서 그냥 포기하고 가까운 곳 아무 데나 들어왔다. 주문한 자몽에이드와 아이스 아메리카...
산소 부족과 호흡 곤란은 나만 느끼는 건 아니었나 보다. 그가 내게서 입술을 떼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촉촉하게 젖어든 입술은 붉었고, 들썩이는 가슴은 커다랗게 물결쳤다. 김선호, 그는 너무 섹시했다. 나는 어울리지 않는 부끄러움으로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그가 내 턱을 잡아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하아- 강한 척, 여린 척, 센 척, 약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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