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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은 넋이 나간 얼굴로 길을 걷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사숙." "누... 아, 아니다." 몇 번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기도 했지만, 영혼 없는 사과만 대충 주고받은 뒤 터덜터덜 걸었다. 부딪힌 이들 역시, 그러려니 하며 적당히 비켜설 뿐이었다. 정마대전이 끝났다. 마교는 결국 패퇴하여 사라졌고, 남은 이들은 다시 평화 속에서 생을 이어 나갔다. 중...
여기는 눈의 나라랍니다. 국경의 숙소에 발을 들인 첫날이었다. 크림 스튜를 잘 끓이는 상냥한 주인과, 독한 술을 달고 다녀 얼굴이 벌겋던 수다쟁이 손님이 있던 작은 나무집. 전나무로 지어진 그 집에서는 진한 원목의 향기가 났다. 주인은 말없이 들어온 쟈밀의 옷 위에 쌓인 눈을 조심스럽게 털어주며 그렇게 말했다. 여기는 눈의 나라라고. 사시사철 눈이 오지 않...
절절한 고백 이후로 그들의 사랑이 결실을 이루었냐, 그건 아니었다. 그날 밤 서로 누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전히 수빈은 사랑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또 의심했다. 혹시나 자신이 '또' 상처 받을까 봐. 그런데도 연준에게 다른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했다. 수빈은 자신의 배경을 두려워했으며, 제 불행의 시작이라 말했다. 연준은 그런 수빈을 꽉 끌어안으며...
아이고 늙고 노쇄한 몸으로 연성하려니 고됩니다 그러나 아임 햅삐 오타쿠 분골쇄신 더욱 힘내야만퇴사하고 싶네요 덕질할 시간이 없어서... 로또가 얼른 당첨되야 햐는데... 한 3번 정도...
아키토는 아침에 눈을 떠 처음 그녀를 마주하자마자 알아챘다. 시오의 얼굴에 다소 울적한 표정이 어렸다는 사실을. 전날의 일과를 몇 번이나 복기했지만 별 문제가 없었기에 더 심각한 일이었다. 하루의 시작부터 시오가 침울해하다니. 심지어 저와 함께 있는데도―물론 이런 생각은 잠시뿐, 곧 걱정 뒤로 미뤄졌다―대화에 평소처럼 웃고 키스 또한 기꺼이 받아주었으나,...
<하라다 시점> 마츠다씨에게 들은 얘기는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거짓말" "미안해요" "그..그럼 마츠다씨도 저희를.." "...정말 정말 미안해요" "아니..아... 미안해요.. 제가 말해달라고 했으면서..." "아니예요. 이해해요.." "마츠다씨.. 저..저 이제 어떡해야되요..?" "....." "전... 저는... 모르겠어요..." 울...
※ 주의 고어한 묘사, 불합리한 상황,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묘사(유충) [한마음연주회장 행동수칙] 안내문을 읽기에 앞서 이 시간부로 눈에 띄는 행동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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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쟁쟁한 그리핀도르와 후플푸프의 경기! 후플푸프가 완전히 칼을 갈고 나온 것 같네요! 하지만 승자는 어차피 그리핀도르로 정해져 있…” “조던!” “아, 죄송합니다! 어쨌든 지금 점수는 20 대 20!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동점입니다!” 리 조던의 목소리가 거대한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쾌청한 날이었다. 구름 하나 없이 푸른 하늘을 가르는 건 붉...
요즘 후루야 레이는 새로운 고민을 앓고 있었다. 그건 공인 동료들에게 아주 큰 일이었다. 후루야가 책상에 앉아 무거운 한숨을 내쉬면, 사무실의 모두가 움찔했다. 일본이 완전히 내려앉을 만한 큰 문제가 아닌 이상 ‘고민하는’ 후루야를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후루야 레이라는 남자는 공안의 모든 문제를 말없이, 그리고 빈틈없이 처리하기로 유명했다. 가장 ...
해가 진 거리는 인공적인 불빛으로 가득했다. 이어지는 길목마다 화려한 간판과 왁자지껄한 인파의 소란이 정신을 흐트러지게 하는 밤. 남학생 무리가 번쩍이는 오락실의 펀치 기계를 힘껏 가격하며 낄낄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는 10월의 싸늘한 밤바람에 겉옷을 여미며 바쁘게 걸었지만, 거리에는 추위에 지지 않는 청춘들의 향락이 물결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밤이 ...
시골길을 천천히 나아가는 낡은 버스에선 털털거리는 소리가 났다. 길 양쪽으로 펼쳐진 논과 밭, 그리고 멀리 드문 보이는 집들. 적막한 시골 마을에는 정오의 볕만이 가혹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었다. 간혹 밭에서 허리 굽혀 일하는 노인을 지나친 듯해 다시 보면 낡은 허수아비였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정도 살인적인 무더위에 일...
안녕하십니까 12,160명의 구독자님들 (23.11.2 기준..사라지지마요......) 한 달에 한 번 글 올릴까 말까 하는 불성실 연재자로 살았던 윤슬슬 저는 최근 몇 달간 심각한 트위터 중독자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 혹시나 제 근황+유사과몰입러의 주절주절을 보고 싶으시다면 놀러 오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별 거는 없지만 아뭇튼요! 트위터 아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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