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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쳤어?” 아빠가 미쳤다. 드디어 단단히 미친 것 같다. 엄마가 쓰러졌던 현관에 선 아빠와 세 여자를 보니 어이가 없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지났다고, 새로운
"서원 언니." "...으음," "일어나요. 다 왔어." 술을 거의 안 마신 재연은 굳이 대리를 부르지 않고 직접 운전했다. 취한 서원은 너무 곤히 잠들어 일어날 생각을 않았는데, 그게 재연에겐 꽤나 자극적이었다. 창백한 얼굴에 마른 몸으로 웅크리고 돌아누워 자는 모습이라니.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에 시선이 갔다. 문서원은 사연 많은 사람들이 으레 가진 처...
어머니의 지시대로, 정현은 새 약혼녀와 함께 파티에서 입을 옷을 맞추러 왔다. 채영은 특별히 신나지도 위축되지도 않은 기색으로 걸려 있는 옷들을 쭉 훑다가 고운 하얀색 원피스를 집었다. “이거 어때요?” 소파에 앉아 있던 정현은 무념무상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중한 무성의에 물은이의 미간에 주름이 졌다. "영혼이 없는데?" "왜 잘 있는 내 영혼...
"아버지." "어, 태인이 왔구나." 명두가 활짝 웃으며 딸을 반겼다. 그는 항상 태인을 보면 저렇게 웃었다. 다정한 미소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따뜻해져 태인도 걸음을 서둘렀다. 그러나 그가 대화를 나누던 상대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곧바로 멈춰 버렸다. "...허." 백정현이었다. "..." "..." 반태인과 백정현은 침묵으로 대치했다. 서로의 눈빛에서 많은...
7. 자발적 나쁜 짓 서원은 오늘따라 괜히 입은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백화점에 가서 재연이 옷을 고르는 안목을 지켜봐서 그런 건지, 그냥 평소 입던 스타일대로 입었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재연의 추천으로 샀던 자켓으로 바꿔 입었다. 가슴께에 꽤 큰 브로치가 고정되어 있었는데, 과한가 싶다가도 누가 내 옷에 그렇게 신경을 쓸까 싶어서 거울 보며 애써 웃었...
"너무 일찍 나와버렸네." 네 시 약속인데도 세 시 반에 집앞에 나온 재연은 쨍한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며 눈으로 가림막을 쳤다. 예쁘게 보이겠다고 골라입은 흰 원피스와 하늘색 가디건 안에 조금씩 땀이 차기 시작했다. 화장 녹을 게 걱정된 재연은 미니선풍기를 챙기지 않은 걸 후회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서원은 사십 분에 도착했다. "와, 일찍 오셨네요?" "...
라면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식사를 한 서원은 도망치듯 재연의 집을 나왔다. 아무래도 다시는 저 집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았다. 재연의 티 없는 순수함이 볼 장 다 본 서원에게는 독이 됐다. 좀 어지럽고 얼굴이 화끈거리긴 했지만 술은 한 방울도 안 마셨기에 귀갓길에 동네 마트를 들렀다. 계란이 없다고 했었지. 장바구니에 ...
<이 세계에 온 것 같다> 1화는 무료이지만 소장을 원하시는 분들 용으로 결제상자를 만들었습니다. 결제상자 아래에는 다운로드가 가능한 다음 화 스포일러 컷이 있습니다.
비가 줄기차게 내렸다. 하늘은 아침부터 깜깜했다. 태인은 창문을 슬쩍 열고 손을 뻗어 보더니 순식간에 손을 온통 적시는 빗물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칠월 초부터 이런 궂은 날씨라니, 섬은 섬이라며 창문을 닫았다. "아침부터 작업이라니... 잠꾸러기가 웬일이야." 은재는 새벽같이 깨더니 곧바로 작업하러 방에 들어가 나오질 않았다. 태인은 방해하지 않으려 애쓰...
6. 회색 거짓말 "재연아, 인사해. 은재 언니야." 이제 그때의 기억은 안개 같다. 목소리 정도만 기억나는, 사실은 기억보다는 잔상에 가까운 것.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놓을 수가 없었다. "안녕! 헤헤."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존댓말을 써야 한다니깐." 아저씨 뒤에 반쯤 숨어서 조심스럽게 나를 바라보던 여덟 살의 언니. "언니 키 짱 크다. 몇살이에여?...
[다원고 학생회 생활 일지] - 4 * 등장인물, 학교명 모두 가상입니다. "태민아 얼른 일어나자" "아함,, 아ㄹ,,게써,," 태민이 부스스 눈을 비비며 꾸역꾸역 일어나고 민혁은 "아이고 착하다 얼른 세수하고 일지부터 쓰자 우리" 하며 마치 초딩 동생 대하듯 어르고 달랜다 사실 민혁은 외동이라 형 동생 할 사람도 없었지만 늘 귀여운 동생 하나만 있었으면 ...
저녁 비행기로 서울에 올라온 서원은 진한 피곤을 느끼며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당일치기로 무작정 간 거라 짐도 없었다. 마치 약속을 나갔다 온 것처럼 귀가하는데 동으로 들어가는 길에 샬럿을 마주쳤다. 어라, 오늘은 왜 왔지? 안 불렀는데. 서원이 알은체를 하며 다가가자 샬럿이 눈썹을 들썩이며 멈춰섰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아.. 모르셨어요? 오늘 ...
"오랜만에 가족이 다 모였구나." 홍성록 없는 홍성록 집안. 대한민국 예술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네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미순, 화가 고은재, 아트 바이어 겸 미술 평론가 홍재진, 첼리스트 홍재연. 네 사람은 재연이 사온 커피를 마시며 티타임을 가졌다. 미소를 띈 미순은 커피를 한모금 마신 후 은재에게 따끔하게 말했다. "말...
어둠을 헤메다 의식이 수면 위로 끌어올려졌다. 눈을 뜨자 낯선 재진이네 집 천장이 보였고, 벨소리가 머리를 울렸다. 내가 자기 전에 알람을 맞췄던가? 학교 다닐 때 말곤 거의 안 맞추고 살았는데. 손을 더듬어 협탁에 놓인 핸드폰을 찾았다. 화면을 보니 알람이 아니라 전화였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에요..." 어머, 세상에. 나 목소리 왜 이래? 급하게 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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