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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잠깐 곤한 잠을 잔 것 뿐인데 천장의 색이 바뀌어 있었다. 그 때 팔 안으로 퍼지는 서늘한 느낌. 깜짝 놀라 고개 돌린 곳에 연한 하늘색 간호복을 입은 간호사. 그녀가 지민의 팔에 연결된 링거 병에 진노랑색의 약물을 주입하고 있었다. 지민이 깨어난 것을 본 그녀가 이름이 뭐냐, 여기가 어딘지 알겠냐는 간단한 질문을 하더니 곧 입...
마지막 음은 어둡지만은 않게. 하지만 무거운 울림은 그대로 진하게 남겨두도록. 건반에서 손가락을 떼며, 지금 것은 나쁘지 않았다고 지수는 자평했다. 열 번 중 한 번에서 열 번 중 네, 다섯 번, 이제 그 이상이라 자평할 정도로는 나아졌다. 겨우, 마음에 드는 음율이 나오고 있었다. 방금 전 것은 드디어 녀석이 목소리와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녀석의 ...
28. Jump 3 다시 멈춰서 숨을 몰아쉬는 지민의 앞으로, 이마와 턱을 타고 채 흐르지 못한 땀이 후두둑 바닥으로 쏟아진다. “지민아, 밥 먹자니까.” “먼저 올라가. 이것만 맞춰보고.” 바닥에 그려진 흰 선을 쏘아보며,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하는 지민의 대답에 결국 태석이 먼저 항복했다. 개인 연습실 ‘드래곤 윙즈’의 문을 열던 태석은, 잊고 있었던 ...
“형! 겸이 형!” 그 때 구르듯이, 한 녀석이 슈이의 곁으로 뛰어온다. 양 손에 들린 커다란 보따리가 슈이를 부딪칠 듯 스치는 바람에 꾸뻑 인사까지 하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뛰어가 윤겸의 곁에 선다. 바로 이어지는 미성의 목소리. “제가 대신 엄청! 엄청 잘 뛸거라니까요! 진짜예요, 저 안 무서워요!” 재규어가 들고 있던 커다란 검정 봉지 두 ...
- 이건 엄연히 도둑질이야! 도둑이라고! 아니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을 해! 설명을 해, 변명을 하라고! 일어섬과 동시에 둘 사이에 있던 테이블을 발로 차내버린다. 그 바람에 밀려난 테이블에 무방비 상태의 배와 옆구리가 격하게 부딪친다. 그 바람에 갈비뼈에 실금이 갔었다. - 내가 내 것이라고 했으면 내꺼지,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원곡? 원작자? 그...
- 이번엔 유민 때와 달라. 도와줄거지? - 아니. 상임이 진지한 표정으로 지수 앞에서 몸을 숙였다. 올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 잊지마라, 박지수. 아니, 강빈. 너는 이제 강인성의 손자고 처음부터 강상임의 쌍둥이 동생이야. 그러니까 도와주는 게 아니야. 내 일이야. 네 법무팀이고. 해야 할 일을 하는거지. - ....그러면, 뺏어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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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Jump 2 지하 특유의 퀘퀘한 먼지 냄새. 남연이 먼저 미르 지하의 가장 안 쪽에 위치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다 멈칫한다. 윤겸을 눈에 가시처럼 여기던 밴드-이름이 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의 리더이자 키보디스트가 안에 있었다. “안녕하세요, 형. 오랜만입니다.” 그가 대답없이, 평소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남연 뒤를 따라 들어서는 윤겸을 본...
"아니, 이게 제가 그런 게 아니라요, 제 후배가," "그쪽 후배가 그랬던 뭘했던, 그쪽이 차주인이잖아요. 물어내요, 수리비." 남자에게 잡힌 손목을 빼내어보려 애써봐도 속수무책이었다. 최대한 선처를 바라는 눈빛으로 애처롭게 남자의 눈을 쳐다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아니, 오세훈 이 새끼는 남의 차를 빌려가놓고 말도 없이 사고를 쳐? 오세훈, 넌 오늘로 죽었다...
윙- 늦은 시간 울려오는 핸드폰에 재환은 욕을 해대며 전화기 모양의 버튼을 누른다. 씨발, 뭐야- “... 여보세요” ‘혹시 정택운 사장님 보호자 되시나요? 지금 사장님 쓰러져서 응급실에 왔는데... 보호자 불러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연락 드려요’ “... 감사합니다. 문자로 위치 불러주세요” 이 개새끼가, 왜 아직도 비상연락망이... 재환은 얼굴을 한...
다음 콘서트 때, 하 교수님이 오케스트라 협연을 하자는 거야. 나 꼭 오케스트라랑 협연 하고 싶었던 곡이 있었거든. 그래서... 인하야, 유인하. 듣고 있어? 눈 앞 휘휘 젓는 손길에 뻑뻑히 굳은 눈꺼풀 깜빡인 인하가 어, 어어... 하며 퍽 수상쩍은 답 내놓는다. 피곤한가봐. 부드러이 웃으며 말하는 다정한 목소리 귓전을 때릴 때 유인하의 눈이 다시끔 유지...
조온나 힘들어-오늘은 학교 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현진의 학교는 특이하게 2년에 한번씩 축제를 여는 케이슨데 왜 2년에 한번 씩 여는지 지금 뼈져리게 온 몸으로 느끼는 현진이다. 교장이 발이 넓어서인지 그냥 노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매번 크게 축제를 열어 동네 사람은 물론 옆 동네 애들까지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축제 때문에 인문계 왔건만 이럴 줄 알았음 ...
학창시절부터 꽁냥꽁냥 사귀던 국민. 지민이는 맨날 같이 놀면서도 아예 공부에서 손 놓은 듯 보이는 정국이의 미래를 걱정했음... 나중에 같이 살아야 하는데 쟤 취직도 못하고 안방에서 빈둥대고 있으면 어떠카지...-8- 정국이네 부모님 창조주보다 더하다는 건물주라서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정년까지 할 직업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막 오지랖 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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