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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혹은 천사 혹은 빌런?
* 은영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울다 지쳐 잠들었다. 가벼운 분위기를 상상했던 우리로서는 일단 은영이를 가까운 카우치에 눕혀두고서 심각하게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심각한 기억을 떠올린 것 같죠?” 밀리에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나도. “분명히 큰 충격적인 일을 떠올린...
* 빙의하기 전 기억이 끊긴 시점은 아주 흔하디흔한 날들 중 하나. 너무 특별할 것이 없어서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될만한 날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 기억에 없었던 그 이후의 빙의하기 전의 기억들이었다. 분명 종윤이가 내게 말해준 대로 우리는 에디아카라 동물군 화석을 보러 갔었다. 거기에서 밀리에의 전남친이 아닌 진짜 전남친을 봤었었지. 종윤이가 꿈에서 보...
* “원래 서로 다른 사람 앞에서 까고 받아치면서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완전히 간질간질한 연애 느낌이라 적응이 안 돼.” “나한테는 그게 맞단 말이야….” 어쨌거나 종윤이가 또 따라와서 그냥 얼굴을 가린 채로 있을 뿐이었다. “왜 이렇게 부끄럼쟁이야. 전에는 나보고 그렇게 놀리더니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냐고.” 그렇게 말하고 종윤이는 날...
하지만 막 문이 열리는 순간, 나와 리펠은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범준은 에리카와 펜넬이 수상해 보였지만, 지금 이 정체불명한 곳에서 의지할만한 곳은 이 두 사람밖에 없는 것 같았다. "네.. 혹시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에리카는 고개를 끄덕였고, 펜넬은 못마땅한 듯 후드 너머로 범준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 사실을 모르는 범준은 마차를 구경하며 짐칸에 올라탔다. '이 산에 마차가 다니는 길이 있었다는 건 못 들었는데...
선생 대 제자에서, 상사 대 후임이 될 때까지. 10년 간의 짝사랑이 오늘 끝났다.
*본 작품은 취미로 쓰는 활동입니다. 필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노우칸 소후작이 잔뜩 엄포를 놓은 뒤 자리에 앉자, 회의장은 잠시 적막에 휩싸였다. 다들 조금 전에 있었던 작은 소란을 신경 쓰는 듯했다. 황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조되었던 분위기가 잠잠해지길 기다리듯이. 잠시 후, 알리사의 목소리가 적막...
“…뭐?” 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해서를 바라봤다. “내 타임머신. 어디 있냐고.” 해서의 말이 뭉개져 나왔다. 해서가 손등으로 엉망인 뺨을 스쳐 눈물을 닦아냈다. “몰라?” “…그…그게 무슨…” 나는… 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해서가 말하는 건 분명히 다른 것일 것이다. 대체… 어떻게…. 그런 나를 비웃듯 해서는 자신의 청바지 뒷주...
누구보다도 환하게 빛나는 학창 시절의 난, 누구보다 빛나기 위해 노력했다. 불안감을 숨겼고, 슬픔을 삼켰으며, 환하게 웃으려 노력했다. 두려웠다. 내 두려움이 날 깎아 내릴까 봐, 현실이 무너질까 봐. " 꼭 이런 날, 달이 밝네. " 난 오늘 세상을 버린다. 세상이 먼저 날 버리기 전에, 더 상처받기 전에, 내가 먼저 세상을 버린다. " 하나, 둘, 셋 ...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해서는 없었다. 창 밖에서는 이미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방은 텅 비어 쌀쌀하고, 또 쓸쓸했다. 협탁 위에 먼저 갈게, 너무 곤히 자서 못깨웠어. 라고 쓰인 포스트잇이 보였다. 어제 언제 잠들었을까. 잠이 들려고 할 때 쯤 해서의 어깨가 들썩이는걸 느꼈다. 아마도 울고 있었던 것 같은데, 달래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잠에 빠져버렸...
*본 작품은 취미로 쓰는 활동입니다. 필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대다수의 귀족들이 자리에 앉은 상태였다. 알리사는 내게 눈웃음을 한 번 짓고는 곧바로 황제가 앉아있을 단상 옆으로 이동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론님 대신에 알리사가 보좌를 맡는다고 했었지 아마. 나는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며 구미호족의 이...
<3부. 신은 무얼 하는가> 신은 세계를 창조했다. 신은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 분명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그렇게 말한다. 신은 내게 주인공 공포증을 주었다. 신은 날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내 생각은 전부 주인공으로 이루어져 있다. 난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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