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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가 잘 맞지 않는 꿈을 꾸었다. 형-! 하고 해맑게 웃던 진이 타닥거리는 모닥불에 휩싸여 사라지더니 혜성과 어깨동무를 하고 깔깔대는 에나가 나타났다. 그러나 그들도 음침한 밤하늘에 녹아들듯 사라져 버리고, 멍하니 텅 빈 밤하늘을 응시하다 보니 그것이 악몽을 꾼 자신에게 설탕을 준 청년의 까만 눈동자임을 깨달았다. '기운이 날 거예요.' 그때처럼 맑게 ...
긴 밤 끝에 드럼통의 불이 사그라들자 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일행의 잠자리에 스며들어 왔다. 그 바람에 민우는 예정보다 일찍 잠을 깼다. 거진 사흘만에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한 셈이었지만 여전히 눈꺼풀이 무거웠다. 그래도 그는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 방금 전까지 누워 있던 흔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찬 공기 덕분에 졸음은 금방 가셨다. "일찍 일어나셨네,...
*[교우] 소설 입니다. 쪽 쪽쪽 뜨거운 입술이 자꾸만 붙었다가 쪽 소리가 나면서 떨어진다. 더운 숨이 자꾸만 쏟아지는데도, 숨쉬는 것보다, 지금 붉게 달아오른 뜨거운 입술이 더 고파서 자꾸만 입술을 붙이는 사람도, 그걸 받아 들이는 사람도, 이미 완벽하게 밀착된 몸을 더욱 끌어 당기면 쪽쪽 소리나게 입술에 턱에도 볼에도 코에도 눈에도 이마에도. 자꾸만 입...
에나는 직설적이고 터프한 만큼이나 눈치도 빠른 사람이었다. 민우라는 청년의 심상치 않은 표정과, 그런 민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도 아무 말도 건네지 않는 혜성의 모습을 보고 대번에 두 남자간의 역학관계를 파악했다. 그건 그녀가 둘을 보면서 받은 첫인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론이기도 했다. 그녀는 틀림없이 혜성이 집을 뛰쳐나오거나 한 귀하신 분이고, 민우는 ...
백일몽 같았던 짧은 만남과 달콤한 처방 덕분에 악몽의 잔상도 제법 씻겨내려간 듯했다. 온몸의 세포들이 가벼운 전기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활발하게 톡톡 튀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거의 쓸모없어졌던 눈도 여느 때 이상으로 밝고 또렷했다. 가벼운 점검으로 제 몸이 최상의 컨디션임을 확인한 민우의 결단은 빨랐다. "얼마나 잤어?" 목소리를 잔뜩 낮추어 물으며, ...
천성적으로 넉살 좋고 붙임성 있는 진은 원래 만사 태평하고 상황 적응도 빠른 편이었다. 그럼에도 지금 눈 앞에 벌어진 사태는 도저히 제정신으로 감당할 수 없었다. "....저기요.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저런, 진이 바보구나? 지금 뭐 하는 거냐면, 누워 있는 거야."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태연하게 폭언을 던진 에릭이라는 사내는 만족한 듯 눈을 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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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쏘다] 뒷이야기 입니다. 05.(完) 쉽게 잠들지 못하는 필교를 겨우 재워 놓고 살며시 빠져 나왔다. 전화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하지 않을수 없었다. 안색도 파리하고, 불안해 하는 모습이 여실히 보였다. 이런 모습을 전에도 보지 않았던가, 기억이 돌아온....... 그날 아침. [사장님. 저는 더이상 사장님이 ...
"아무튼, 이걸로 대충 이해는 다 했지? 여기 계속 있어봤자 좋을 거 없어. 삼촌 눈에 띄기 전에 빨리 떠나야 해." 진은 결국 포기했다. 연신 쿡쿡 웃기만 하는 민우도, '긴 세월 봉인되어 이용당한 게 합리적인 일이었다'는 악담을 듣고도 눈썹 한 올 까딱하지 않는 나무도 이해의 선을 한참 넘어가 있었다. 대신 한껏 분위기를 잡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
'주술사'라는 단어가 진의 입에서 나온 순간 긴장이 민우의 심장을 옥죄어 왔다. 마음 한구석으로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긴 했다. 그러나 막연한 짐작이 확고한 현실로 변하자 정신을 맑게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찾기 힘들 거라 다잡았던 각오가 일순간에 무용지물이 된 허탈함 속에 희미한 공포가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의 가문이 나무를 오랫동안 ...
*[별을 쏘다] 뒷이야기 입니다. 03. "입맛이 없어?" "아니..." 우리 관계가 변했냐고? 글쎄,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변한게 없고, 필교도 그닥 다른것이 보이지 않는다. 침대 위에선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하잖아. 아니, 그것도 아무 변화가 없어. 전처럼, 그저 나는 필교 옆에서 필교를 보면서 잠이 들 뿐이다. 전에는 잠든 그를 보면서...
*[별을 쏘다]의 뒷이야기 입니다. *혜성, 별, 정필교. 세가지 이름이 모두 등장합니다. 모두 동일 인물이며, 상황에 따라 달리 불려질뿐. 헷갈리시지 않으셔도 되요... ㅠㅠ 01. [어디서 어떻게 살아왔어요?] [그 CLUB 지하에서 눈칫밥 얻어 먹고, 잔 심부름 하고 살았지. 좀 커서는 교육이랍시고 기숙사처럼 애들 모아놓고 그곳에 있었고, 그곳에서 술...
깨어난 어린 소매치기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영환은 조용히 진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나가서 기다리고 있어라." 그래서 진은 소매치기 아지트의 입구로 나와 삼촌을 기다렸다. 사실 은근히 바라던 일이기도 했다. 소매치기 형이 '그 분'과 무사히 도망쳤는지 확인하기에 그보다 더 완벽한 기회도 없을 것이었다. 아무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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