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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 넷, 문득 즐거운 일만 생각하기엔 너무 현실을 사는 게 아닌가 싶었다.
있지, 난 가끔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까만 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금세 칠흑 같은 웅덩이가 생겼다. 정국은 창틀에 기대 앉아 퍽 우울한 목소리를 내는 태형을 바라보았다. 텁텁한 적막이 공간을 맴돌았다. 차에 치여서 비명 하나 지르지 못하고 죽었으면 좋겠고, 건물에서 떨어져서 그 죽는 순간만큼은 아, 살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 칼에 찔려서...
결국 정국은 홀로 떠났다. 가기 전까지 아주 시끄러웠다. 형, 진짜 안 가요? 지금이 마지막 기회? 정말 안가죠, 정말……. 예전에 스토커처럼 카페에 찾아올 때도 그랬지만, 집요한 데가 있다. 부담스럽게 굴길래 지민이 팍 성질을 냈다. 내가 삼십 먹고 남의 집 찾아가는 거, 네가 술처먹고 친구네 집에 가서 자는 거랑 무게감이 다르다, 생각을 좀 하고 살라고...
* 본 내용에 자극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읽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다시 찾아온 정적. 정국이 말했던 것처럼 이 정적을 좋아하는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어제와는 달리 정국이 가져다준 노란 튤립이 방안을 조금은 밝게 만들어줘서 그런지 혼자 있는 느낌은 조금 덜 한 듯하였다. “진짜 좋은 애인 것 같아.” 지민은 어느새 피식 웃고 ...
5. “너 어디 가냐?” 이희소는 아이와 함께 일어나는 지민을 보며 물었다. 팔짱을 끼고,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게, 딱히 궁금해서 묻는 건 아닌 듯 했다. “잠깐 다녀올게요.” 무슨 말이 나올까 싶은지, 지민이 서둘러 대답했다. 그리곤 아이의 어깨를 끌어안고, 황급히 연꽃을 나섰다. 이희소는 여전히 못마땅한 눈초리였지만, 더 말을 꺼내진 ...
4. 20여년 전, 처음 게이트가 생긴 곳은 인천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생긴 테두리가 파랗게 일렁이는 시커먼 색의 홀. 이것을 처음 목격한 이는 30대의 남자였는데, 보자마자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이런 걸 본 적 있냐고, 이게 대체 뭐냐고. SNS로 퍼지기 시작한 홀의 사진을 보고, 누군가가 그린 그래피티가 아니냐고들 했다. 관종이 이목...
환복을 한 두 사람이 같이 촬영장에 등장하자 일부 스태프들에게서 감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국은 검은 의상을 지민은 화이트 의상을 입었는데 두 의상은 디자인은 같고 디테일만 다른 의상이었다. 정국은 가느다란 체인 하네스를 착용했고 지민은 소매에 하늘하늘한 긴 끈이 달린 의상이었다. 헤어도 정국은 흑발이었고 지민은 금발로 서로 대조되게 세팅되어 있었다. 비...
어느 날 치명적인 병으로 임산부들이 사망하기 시작했다.
“으아, 힘들었다.” 지민은 기지개를 피면서 허리를 뒤로 젖혔다. 목을 좌우로 뒤틀 때마다 우드득 뼈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카페 영업은 점심 무렵이 피크다. 몰려오는 주문을 해치우고 나니 해방감이 들었다. “고생했어요. 형, 나 커피 한 잔만 마시고, 잠깐 운동하러 다녀올게요. 손님 없을 때.” “커피 내가 내려줄게. 앉아있어.” 지민이 자리에서 ...
"다른 팀은 세명이던데... " 조별과제는 하늘이 정한다고 했지 아마? 인기 강의라 북적북적 하더만. 단 둘이서 한팀이 된 정국과 지민은 서로의 첫인상이 꽝이었다. 첫인상이 끝까지 가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타입이 있는데, 말해 뭐해. 정국과 지민은 당연하게도 후자였다. 키키 초여름 캠게는 재미져요🌿
픽시님 연재중이신 '굶고 싶지만 케이크는 먹고 싶어' 읽고 그린 그림들 올립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께 꼭꼭 추천합니다💗 너무 재밌어요 후후😆
너와 나의 장르는 전형적으로 학원물 w. 런치 - 고등학교 3학년의 새 학기는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기대나 걱정보다는 엄한 추위를 먼저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반 배정이 된 지 이제 막 이틀째, 교문 앞엔 날씨보다 곱절은 엄한 학주의 얼굴이 있었다. 첫날이니 만큼 아이들의 정신 상태를 고쳐 잡겠단 그 사나운 결의가 오죽하면 교문 바깥까지 줄줄 새 나오...
3. “꼬맹이 왔냐.” 마침 가게 앞에서 호스로 물을 뿌리던 남자가 지민을 반겼다. 중식당 연꽃의 사장, 이희소였다. 그는 청소중이었는지, 팔을 걷어붙이고 있었는데, 오른쪽 팔뚝 끝에는 호랑이 앞발이 드러나 있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과는 다르게 힘줄이 튀어나온 구릿빛의 팔뚝은 우람하기도 했다. “네, 같이 해요. 아저씨.” 지민은 재빨...
1. [은행 강도, 3인, 3억 ★★★] 지민의 일과는 대부분 같다. 8시쯤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바운티 헌터넷을 훑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제도 그랬고, 어제도 그랬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3억?!” 지민은 쉽게 볼 수 없는 숫자에, 한껏 늘어져있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누가 채가기라도 할까봐, 서둘러 제목을 클릭했다. 의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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