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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바나 님, 직업인 A 님
비클래스, 해적 리퀘로 그린 지킬 앤 하이드
白雪이 자자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반가온 梅花는 어느 곳에 픠엿는고夕陽(석양)에 홀로 셔 이셔 갈곳 몰라 하노라.|李穡, 懷古歌 겨울도 아닌데 서늘한 바람이 세차게 분다. 몇 개의 산봉우리를 오르고 내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조운은 바람이 제멋대로 헤집어둔 머리칼을 시야 밖으로 밀어냈다. 북서풍, 건조한 기운이 옷자락을 휘감는다. 산전수전 온갖 일들을 겪...
#A가_B를_죽인다 조선호텔 후정後庭 에는 커다란 장미정원이 있다. 해가 높이 떠올랐을 적에 널찍하게 펼쳐진 그 장미 덩굴이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모습은 경성 내 유명한 풍광 중 하나였다. 코끝을 맵싸하게 감싸는 장미의 독한 향, 그 향에 심취하여 더욱 아름답다 느끼는 것일지도 몰랐다. 꽃 속에 파묻혀 커피나 한잔 하는 고상한 취미를 가진 이들이 종종 걸음...
류하님(@rw__ha) 썰 / 날님(@twig_mal) 그림 참조했습니다. 등을 감싸는 손은 언제나 차가웠다. 맞잡은 손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난히 체온이 낮았다. 유리 표면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면 그다지 서늘하다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그러니 두 사람이 이리 마주 손을 맞대고 시선을 엮은 순간, 어쩐지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서늘하다 느낀 것은 착각이 ...
#A가_B를_죽인다 / 느와르 AU 외전 가지런히 모은 손가락만 한참을 내려다보았다. 안경 너머로 비추어지는 손끝은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유는 별것 없었다. 손톱 아래에 말라붙는 핏자국이 보기가 싫어서, 자주 씻고 다듬다 보니. 콧잔등으로 미끄러져 내려온 안경을 추켜올렸다. 아직 복도는 적막했다. 아주 좁고, 아무도 모르는 만큼 주변도 고요한 곳이니...
18 더데빌 … 차화 / 슈블 Gloria Patri, et Filio, et Spiritui Sancto,Sicut erat 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et in saecula saeculorum. Amen. | Gloria Patri* 태초에 빛이 있어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어 빛이 있다. 어둠과 빛은 등을 맞댄 존재...
알파카 님, UPGRADE 님
1. 희극의 가장자리에서 서성거리다가 비극의 중심으로 뛰어들며, 사랑한다 무한히 적어내던 원고지를 태웠다. 한 줌의 재로 변한 종이는 누군가의 골분骨粉처럼 바람 속으로 정처 없이 흩어져 버렸다. 재차 적고 또 적었던 편지는 이제 눈을 감고도 쓸 수 있을 정도였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보이는 것은 하염없는 어둠이니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죽어서 누워 있는 제 ...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것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나뭇잎은 흙이 되고나뭇잎에 덮여서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술께나 마신다는 사람들이 모였으니 술자리가 금방 파할 리가 없었다. 더군다가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품에 끌어안고 살았던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 하나요, 제가 평생 동경해 마지않던 이와 술잔을 나...
1945년. 소공동의 좁은 골목을 타고 걷자면 작고 아담한 다방이 하나 등장한다. 문에 달려있는 작은 종이 나름대로 요란하게 몸을 흔들어 손님의 방문을 알렸다. 시원시원한 인상에 중절모를 단정히 눌러 쓴 사내가 성큼 방 안으로 들어섰다. 흐릿한 담배 내음과 섞여 피어오르는 향긋한 커피의 향이 익숙하다. 다방의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그 분위기는 다를지 모르나...
밤, 三越百貨店. 어둑한 밤에 어찌 백화점에 남아있냐 묻는다면, 천재의 입에서 시원스런 답이 나올 리가 없다. 천재의 영업비밀이지, 아니꼬우면 자네도 천재로 태어나던가. 얇살밉게 웃으며 윤은 널찍한 백화점을 가로질렀다. 저는 京城이 태어나고 자라는 것을 내내 지켜보며 산 사람이었다. 해진이 이야기하던 초목의 특수한 내음새, 침대가 되는 포곤한 잔디, 그로부...
낡은 폐가의 문이 여닫히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가끔 길을 잃은 등산객이나 비를 피하려는 산짐승들이 멋모르고 들어오는 경우는 있었지만, 집안의 어둑하고 을씨년스러운 공기를 한숨 마시고 나면 서둘러 뛰쳐나가기 일쑤였다. 삐걱대는 마룻바닥에 찍히는 발자국은 하루가 지나면 다시금 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 흔히들 귀신이 나온다며 근거 없는 ...
K에 대한 硏究* 金 懿 晨** Ⅰ. 서 론 이 연구는 인간의 생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수년 전 난 한 신비한 존재를 만났다. 햇빛에 피부가 타들어가는 희귀한 병을 가진 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홀로 숲속 어느 폐가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아주 오랜 시간을, 빛도 온기도 없는 차가운 어둠 속에 숨어. 사람들은 그런 그를 검은 귀신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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