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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치명적인 병으로 임산부들이 사망하기 시작했다.
신도우가 도우야를 향해 머뭇거리던 입을 열었다. "음, 그러니까... 나 요즘 고민이 생겼거든. 그런데 이런 상담을 들어줄 사람은 너 밖에 없는 것 같아서 말이야. 내 주변 친구들은 다 철부지에..." "미안하지만, 연애 상담이라면 난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어서 도움이 안 될 거야. 그럼."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들어가려고 하자 신도우는 다급히 그의 팔을 잡...
“다시는 아무 것도 쓸 수 없다해도..” 겨우 눈을 떴을 때, 내 앞에 있던 그 아이는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며 펜을 쥔 채 망설이고 있었다. 그 뒤에 일어날 일은 굳이 예상하려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했다. 나를 위해서도, 그녀를 위해서도 나는 그 아이를 막아야 했다. “그만해라, 세훈아.” “.....선생님..?”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던 상...
그날 밤 해진은 편지를 썼다. 光 前, 꽃이며 녹음이 흐드러지는 늦봄이지요. 히카루상께서는 봄을 만끽하고 계실는지요? 오늘 저는 난생 처음으로 강생이를 제대로 만져 보았습니다. 부끄러웁게도 아주 어릴 때 줄에 묶이어 이를 드러내며 거칠게 짖는 개를 보고 며칠간 아주 앓으며 악몽을 옴팡 꾼 이후로는 짐생을 만지는 일은 아주 처음입니다. 뽀얗고 흰 터럭이 햇빛...
해방 직후인 1946년 어느 날이었다. 나는 여느때와 다름 없이 아침 일찍 편집실로 출근해서 오늘 올 동료들을 맞이하기 위해 편집실 곳곳을 청소하고 있었다.선생님들은 해방 뒤 편하게 글을 쓰며 살고싶다고 대부분 시골로 내려가셔서 경성에 나 홀로 남은 지도 벌써 일주일 째. 칠인회는 7인이어야하니 원하면 새 일원을 모아 함께해도 좋다는 선생님들의 말에 주변 ...
창조주들의 변덕에 좌우되는 피조물들
태어나자마자 시한 폭탄을 선물 받은 로봇 반. 박사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폭발하고 만다.
히카루에게. 안녕, 히카루. 오랜만이야.어쩌면 우리가 글로써 만나는건 지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네. 나의 빛, 나의 악몽, 나의 구원자, 나의 소망이었던 나의 히카루.너무 미안했고 사랑했다. 나는 너였지만, 너 또한 나라는 걸 잊고 살았어. 네가 내 옷 소매를 조심스레 붙잡았을 때, 느껴졌던 네 손끝에서 전해지는 미세한 그 떨림이 내 마음 속에 잠들어있던 작...
※모브 약 트리거 요소 (스토킹) 있음 신중을 기하느라 기원 안에서 가장 늦은 대국을 마치고 퇴근을 위해 기원을 나오던 신도우의 표정은 당황스러웠다. 아침까지만 해도 화창했던 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뒤덮인 것도 모자라 장대비를 쏟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산을 가져오지 못한 신도우가 허망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주변으로 가까워진 인기척과 ...
* 무언가 써 내려가고픈 마음에 펼쳐 든 공책이었지만, 쉽사리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글을 속일 순 없다. 글자에 담고 싶은 마음은 실로 정직했다. 그러니까 지금 쓰고 싶은 이 글은 꼭 그 사람을 향해야만 했다. 시나 소설, 어떤 방식으로든 어설프게 형식을 바꾸어보려는 시도는 얼마 가지 못했다. 솔직해질까. 만약에, 이 손을 떠난다고 해도⋯⋯. 닿길 바라...
몸도 마음도 천천히 병들어갔으나 글을 쓰는 것을 멈출 수 없었소. 글을 쓰는 것 이외의 행동에 대해서 더 이상 상상이 불가해져버렸고, 본인은 우울하고 칙칙한 검은 방 안에 틀어박혀서 원고지 위에다가 검은 자국을 남기는 것을 이어갔소. 온통 어두컴컴한 이곳에서는 따뜻한 봄바람도 없었고 삶의 향취도 없었다- 그저 서늘한 공기 속에서 하늘에 별이 있나 없나 생각...
고요한 어둠 속에서, 히카루는 눈을 떴다. 어둡고 고요한 세상. 아무것도 볼 수 없었으나 공포스러운 어둠은 아니었다. 히카루는 가만히 누운 채 자신의 존재를 천천히 인식했다. 아주 익숙한 장소이거나, 언젠가 오게 될 것을 알고 있었던 장소인 듯했다. 눈을 깜빡이자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던 몸에 서서히 힘이 돌아왔다. 등에 푹신한 감촉이 느껴져 침상에 몸이 뉘...
날조주의! 소설이라기엔 사내카루 왈츠가 보고싶다는 마음에 휩싸여 휘갈긴 낙서같은... (*0.75배속으로 재생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사내는 담배를 입에 물고 축음기의 손잡이를 돌린다. 손잡이를 놓으면 원판이 돌아가고, 바늘을 원판 위에 내려놓으면 곧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사내는 그 음악의 박자에 맞추어 탁자에 손가락을 두드린다. 소녀는 규칙적으로 톡,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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